[연꽃마을 동화] 하늘나라에 태어나는 법

연꽃마을 동화

2007-10-26     관리자

󰊱 왕후의 소원

옛날에 『카아시』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나라 임금님은 『브라후마』라고 하였는데 아주 착하고 지혜가 많으셔서 세상은 평화롭고 백성들의 존경과 칭송을 받고 있었습니다.

임금님에게는 『마힌사』라는 큰 왕자와 『찬다』라는 둘째 왕자가 있었는데 왕자의 어마마마는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 임금님은 두 번째 왕후를 맞이하였는데 또 한 왕자를 낳았습니다. 셋째 왕자의 이름은『스리야』라고 하였습니다. 임금님은 첫째 왕비가 돌아가시어 슬프기는 하였지만 둘째 왕비가 다시 왕자를 낳았고 세 왕자들은 또한 착하고 우의가 좋아서 마음에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한 번은 임금님이 왕비마마에게 말하였습니다. 『이렇게 내 마음이 평화하고 나라가 안정한 것은 왕후의 공이 적지 않소. 내가 왕후에게 선물을 하고 싶은데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 보시오.』

왕후마마가 말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왕마마. 장차 저의 소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은 말씀드리지 않겠읍니다.』

그 후 해가 가고 또 가니 스리야 왕자도 많이 자랐습니다. 그 무렵 어느 날 왕후는 대왕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대왕마마, 언젠가 저에게 소원을 물으신 적이 있으시지요. 선물을 주신다고요.』

임금님이 대답하였읍니다. 『그랬었지요.』

『이제 저에게 선물을 주십시오. 다른 것은 그만 두고 스리야에게 임금님 자리를 물려 주십시오.』

『그것은 곤란하오. 나에게는 스리야 말고도 두 왕자가 있지 않소.』

󰊲 三왕자 집을 나가다

대왕님은 왕후마마의 청을 몇 번이고 거절하였지만 왕후가 자꾸 청하므로 마음 속에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러다가는 큰일나겠는데. 우리 마힌사와 찬다가 해를 입을지도 모르겠는걸……』하고 생각한 나머지 두 왕자를 불러서 말하였습니다.

『왕후가 스리야에게 임금자리를 물려주자고 하는구나. 이러다가는 너희들이 해를 입을까 걱정이 된다. 그러니 너희들은 오늘부터 깊은 숲속에 들어가서 도를 닦으며 지내거라. 그러다가 내가 죽거든 돌아와서 마힌사가 임금자리에 오르도록 하라.』이렇게 말하는 임금님 목소리는 떨렸었고 두 눈에는 이슬이 방울방울 맺혔습니다.

두 왕자는 아버님의 뜻을 받들어 울면서 하직인사를 드렸습니다. 임금님도 두 왕자가 떠나는 뒷모습을 오래오래 바라 보았습니다. 두 왕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뜨거운 눈물만이 임금님 볼을 흘러내렸습니다.

두 왕자가 성문을 나오려 할 때, 마침 셋째 왕자 스리야를 만났습니다. 『형님들, 어디를 가십니까?』두 왕자는 스리야에게 사실대로 말해 주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스리야는 마침내 두 형을 따라 함께 히말라야산 깊숙이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삼형제는 숲속에서 서로 도와가며 정답게 지냈습니다. 유난히도 햇볕이 뜨겁던 어느 날 하루는 큰 왕자가 셋째 왕자에게 말하였습니다.

『스리야야, 이 아래로 조금가면 연못이 있느니라. 거기가서 목욕을 하고 올 때는 시원한 물을 좀 갖다 다오.』

󰊳 연못의 동자 신

스리야 왕자가 찾아간 연못은 맑은 물이 잔잔히 고여있었고 물속까지 맑게 비쳐 보였습니다. 원래 이 연못은 높은 신이 하늘에서 어린 신을 내려보내면서 연못에서 즐겁게 지내도록 축복해준 못입니다. 그때 높은 신이 어린 신에게 말하기를 『너는 여기서 즐겁게 잘 지내거라. 그리고 이 연못을 침범하는 사람이 있거든 하늘의 법이 무엇인가를 물어보아라. 물어서 대답 못하거든 그사람에게 벌을 주어도 좋다.』하였습니다.

이런 줄도 모르는 스리야 왕자는 맑은 물을 보고 기뻐서 첨벙 뛰어들어 한참 즐겁게 놀고 있는데 뜻밖에 연못가에 예쁜 동자가 서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동자는 스리야 왕자에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이 연못의 주인이요. 당신이 내 연못을 흐려 놓았으니 내가 묻는 말에 대답을 해야 합니다. 대답을 못하면 여기서 내보내지 않겠습니다.』

『무엇인가 말해보시오.』

『어떤 것이 하늘나라에서 소중한 법이요?』

『하늘의 법이란 해와 달이요.』이 말을 들은 연못의 신은 대답이 틀렸다고 하면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 세워놓았습니다. 스리야 왕자가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된 찬다 왕자가 호수에 찾아오니 역시 어린 신이 물었습니다.

『어떤 것이 하늘 나라에서 제일 소중한 법이요?』

『그것은 동서남북 사방이요.』

둘째 왕자도 대답이 틀려서 또 붙들렸습니다.

󰊴 하늘에 첫째 가는 법

두 아우가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된 큰 왕자가 조심조심 연못을 찾아 갔습니다. 두 아우의 발자욱이 연못가까지 나 있는 것을 보고 『이 연못에는 분명히 신이 있을 것이다.』생각하고, 물가에 가지 않고 언덕 위에 서있었습니다. 그때 난데없이 연못신이 나타났습니다.

『우리 아우들을 잡아간 것은 당신이지요!』

『그렇소.』

『왜 잡아갔오?』

『이 연못을 침범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의 법을 아는 사람을 빼놓고는 나는 모두 잡아놓을 수 있오.』

이 말을 들은 마힌사 왕자는 곧 자리에 앉아 잠시 깊은 마음에 들었다가 엄숙하게 말하였습니다.

『부끄러운 줄을 알며, 청정한 행을 지키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사람이며 그 법이 하늘에서 으뜸가는 법이니라.』

이 말을 들은 동자 신은 크게 기뻐하였습니다. 그리고 극진히 공경하는 마음을 내었습니다.

『나는 당신의 말씀을 믿습니다. 참으로 훌륭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다음에 동자 신은 또 말하였습니다.

『당신은 하늘의 법을 알고는 있지만 그것을 실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왕자는 연못신에게 자기들이 그 숲에 오게 된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고 나서 『여보시오. 당신 말과 같이 내가 아직 하늘의 법을 충분히 닦지는 못하였어도 이제부터 닦을 것이고 집에 돌아가서도 힘써 닦을 것이요. 내가 만약 나의 아우를 잃어버리고 집에 돌아가 설사 착한 법을 닦더라도 누가 나를 믿어 주겠오. 내 아우를 돌려주지 않으면 나는 집에 돌아갈 수 없는 사람이요.』

이 말을 들은 동자 신은 크게 놀랐습니다. 왕자가 착한 법을 지키겠다는 진실한 뜻과 형제의 우애가 히말라야산 보다도 무겁고 높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서 왕자들을 데려왔습니다.

󰊵 연못신이 착해지다.

왕자는 동자신에게 진리의 말씀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신이라 하더라도 참되고 큰 진리를 깨달아야 하는 것과 또한 생명을 존중하고 아끼며, 항상 이웃에게 베풀어 주고 진실한 말을 하며, 깨끗한 행을 가져야 한다고 자세하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동자신은 이말을 듣고 왕자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왕자들이 숲에서 지내는 동안 같이 있으면서 함께 공부하고 왕자를 지켜주었습니다.

세월은 흘러 부라후마 임금님은 돌아가셨고 그 소문을 왕자들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산에서 내려와 본국에 돌아오니 왕후마마는 말할 것도 없고 온나라 백성들이 환호성을 올리며 기뻐하였습니다. 사람사람 마다 『새 임금님이 오셨다!』소리쳤습니다.

큰 왕자인 마힌사 왕자가 임금님이 되었고 찬다 왕자는 둘째 임금이 되었으며 스리야 왕자는 대장군 자리에 올랐습니다.

동자신에게는 좋은 자리에 훌륭한 집을 지어주었고 거거서 수행하면서 새 임금님과 『카아시』나라를 오래오래 지켜 주었습니다.

『카아시』나라는 항상 평화로웠고 해마다 풍년이 들었으며 아름다운 구름이 온 나라를 감싸았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