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Ⅱ] 일본불교의 현황

특집Ⅱ: 일본불교의 어제와 오늘

2007-10-26     관리자


󰊱 수많은 불교의 종파
근래에 와서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종파가 있고 계속 그 수가 늘어가고 있는 현상이 보인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일본의 영향이 큰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불교하면 이직도 통합(統合)적인 것을 머리에 떠오르게 한다.
우리나라 불교에는 다양한 승려생활이 있고, 대표적인 승려의 형(型)이 있으며, 또한 수행하는 승려로서의 면모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불교는 종파에 따라서 형상․수도방법․생활양식․종교의식도 아주 다르다. 일본불교는 승려가 완전 직업화되어서 수도승으로서의 승려라기보다는 생활인으로서의 직업승려로 변모한 것이 다른 나라 불교와는 다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신도들도 생활 속에서 불교를 배우고 익히고 있으며 생활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불교를 신봉(信奉)하고 있다. 생활 속의 불교라고 한다면 우리는 태국과 같이 완전 국교로서의 승려와 신도와의 관계를 얼핏 상상하게 되는 것이나, 실제에 있어서는 그 내용이 태국과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일본불교의 종파를 본다면 삼론종(三論宗)․천태종(天台宗)․법상종(法相宗)․율종(律宗)․화엄종(華嚴宗)․정토종(淨土宗)․진동(眞宗)․시종(時宗)․일련종(日蓮宗)․임제종(臨濟宗)․조동종(曹洞宗)․황벽종(黃檗宗) 등이 있고, 돌풍같은 신흥종교(新興宗敎)의 붐으로 말미암아 창가학회(創價學會)․영우회(靈友會)․입정교성회(立正佼成會)․묘지회(妙智會)․일본산묘법사대승가(日本山妙法寺大僧伽)․염법진교(念法眞敎)․효도교(孝道敎)․해탈회(解脫會)․진여원(眞如苑) 등이 등장하여 활기를 띄우고 있다.

󰊲 생활 속에서의 불교
일본에서는 승려라 함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사원(寺院)내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또 다른 직업을 갖기도한다. 승려와 또 다른 직업을 갖음으로써 사원경제와 분리하며 가족의 가장(家長)으로서의 경제능력을 확보하고, 사원의 경제는 사원경영만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도 한다.
승려란 직업을 일생직업으로 삼고 사원경영 속에서 가족과 함께 영리(營利)적 경영에 힘을 기울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종파의 차별없이 교육사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종파의 재단으로 대학․중․고등학교의 경영은 수 많은 것이지만, 아무리 적은 사원에서도 유치원․보육원을 경영하고 있다. 이것이 영리를 위한 사업이기도 하지만 또한 아주 어린시절부터불교를 생활 속에서 가르치며 사회지식과 불교를 밀접히 생활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사원의 경영에는 흔히 볼 수 있는 관광지화(觀光地化)한 사원의 경영이 있다. 이런 예로는 나라(奈良)의 대불(大佛)․가마쿠라(鎌倉)의 대불․교오토(京都)의 수많은 사원 등을 들 수 있다. 즉 사원의 경영을 사원경제에서 완전히 운영해가는 편이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어떤 큰 불사도 신도의 도움을 거의 요청하지 않는 직업 승려의 생활이 또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 선령(先靈)을 위한 신도
일본불교사원에서 특이(特異)한 양식이 있다면 사원내에 많은 묘지가 있는 것이다. 신도는 반드시 자기가 다니는 사원에 그 집 선조(先祖) 대대(代代)의 묘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신도는 자기들의 묘지를 갖기 위하여 자금을 모으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원과 신도들과의 가장 큰 연중 행사로서는 오봉(御盆)이라 하여 우리나라의 백중과 같은 것이 있다. 칠월 십오일부터 팔월 십오일까지 선령(先靈)의 천도식을 거행하며 또 승려가 신도집을 방문하여 제사〔法事라고 함〕를 지내준다. 그래서 승려들의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하지만 이 행사가 끝나면 다른 연중행사는 없다. 물론 종파에 따라서는 다른 행사가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아니다. 또한 신도의 집안제사(祭司)는 절에서 지내거나 집에서 지낸다. 어떤 방식에서라도 반드시 승려의 염불예식(禮式) 절차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일본 고유신(神)의 신봉사상이 사원에도 미쳐, 사원과 신도와의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교육계의 불교
일본불교에는 실사회(實社會) 속에서 이루어진 생활불교와 순수학리연구의 불교가 있다. 사원에서는 매주․매월․매년의 설법(設法)회가 있지만 대부분이 다 강의(講義)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 유치원에서 청소년․청년․중년․노인들의 팀이 구성되어 있어 학교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사원에 들려서 저녁예불을 마치고 가는 신앙의 방법도 행하여지고 있다. 종립학교(宗立學校)에서는 물론이지만 일반학교에서도 역사 속에서 많은 불교를 배우고 있다. 승려들도 교육직업을 택하는 사람이 많다.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많은 수가 있으며 승려라 하여 불교만을 배워 교단에 서는 것은 아니다. 각분야를 연구하여 어떤 분야(分野)라 하더라도 주지인 대학교수가 있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또 카톨릭․그리스도교 신학 등의 어떤 종교에서 경영하는 대학이라하더라도 불교를 강의하며 또 주지인 대학교수가 있고 일반국립대학은 인도철학(印度哲學)과가 있어 범어․티벳트․서장어․파리어의 연구 속에서 불교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사립대학내의 동양학에서는 말할 나위도 없다. 특히 비구니들은 사원내 유치원에서 승복차림을 하고 피아노를 치면서 유치원생들에게 춤과 노래를 가르치고 있는 모습은 매우 자연스럽다.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헬파〔병자의 간호를 하면서 도우는 일〕를 하면서 노동의 대가인 영리와 함께 부처님의 자비를 가르치고 극락세계의 이념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즉 일본불교는 교육속에서 이루어진다.

󰊵 수행의 종교
요즈음 일본불교는 생활 속에서 수도(修道)하는 모습이 보인다. 물론, 선종(禪宗)의 사원에서는 강의와 함께 좌선(坐禪)을 하고 있다. 매주 좌선법회가 있어서 수백명의 신도가 좌선을 하며 등을 때리는 죽비소리는 적막을 깨트리곤 한다. 불교의 참선은 유도․태권도․씨름 등의 모든 스포츠의 도장(道場)에서 필수과정과 같이 행하여지고 있고 심지어는 수험생들이 모여서 책과 씨름하고 있는 학원(學院)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일본인들의 정신생활 속의 필수적 수행인 것이다. 불교종단에서 경영하는 병원에서는 병고 속에도 극락세계로 향하는 수행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신체장애자․정신박약자 모두가 자기자신들을 굳건히하고 생활에 기둥이 될 수 있는 불교를 배우며, 양로원, 고아원은 미래를 위한 생활불교를 배우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입정교성회(立正佼成會)에서는 승려가 사원을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신도가 자신들의 수행의 도장으로써 삼고 있다. 어떤 큰 법회가 있다 하더라도 식사․청소․작무(作務) 등을 모두 스스로 할 뿐만 아니라 사원전체․심지어는 변소에까지도 텔레비젼(TV)를 설치해 두어 작업을 하면서도 설법을 들을 수가 있고 또 볼 수가 있다. 승려의 도움을 받지않고 서로 도우며 깨우쳐 주는 수행도장으로서의 사원 건립에 힘쓰고 있다.
지금도 선종 대사찰에서는 부처님 당시와 같은 고행 속에서 용맹정진의 좌선이 날로 계속되고 있다. 식사도 영양학적인 계산 속에서 하며 침구도 없이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맨발로 산문을 결코 나서지 않는 고행을 한다.
팔십 고령의 청정 비구도 비구니도 오로지 불세계만을 이루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사원은 어떤 세계가 문전(門前)에 다가선다 하더라도 사원의 문은 열줄 모르는 별세계라 할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