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인이 닦는 길

알기 쉬운 불교

2007-10-26     관리자


⑴ 법의 상속자
출가는 오로지 도를 구하기 위하여 집에서 나와 수행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여래의 상속자로써 법의 상속자이다. 재물의 상속자가 되어서는 아니 된다.
설사 여래의 옷을 붙들고 여래의 뒤를 따르며 여래의 발자욱을 밟으며 걸어가더라도 명예나 이익에 마으미 끄달린다면 여래와는 먼 자이다. 왜냐하면 설사 겉모양은 출가라 하더라도 그는 법을 보지 못하고 법을 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여래를 보지 못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사 여래와 백천 리를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마음이 바르고 고요하면 욕심의 생각을 여의었다면 그는 여래의 곁에 있는 자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법을 보았고 법을 보므로 여래를 보기 때문이다. 법의(法衣)를 입고 있다 하여 출가인이 아니며, 손에 발우를 들고 있다 하여 출가인도 아니며 또한 경을 외운다고 하여 출가인이 아니다. 형상은 다만 형상일 뿐 다만 그것 뿐인 것이다.
마음을 바르게 통일하고 지혜를 밝게 하여 번뇌를 끊어 한결 같이 깨달음의 기로 나아가는 출가인 다운 길을 걷는 자가 아니면 참된 출가인이라고 할 수 없다.
설사 피가 마르고 뼈가 부서지더라도 노력에 노력을 더하여 마땅히 열반에 이르고자 결심하여 정진을 쉬지 않는다면 그는 마침내 출가의 목적을 이루어 청정한 행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⑵ 지혜를 행하는 자
출가인이 가야할 길은 또한 법을 전하는 일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들에게 법을 설하여 잠들어 있는 사람을 깨우치고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의 마음을 바로 잡으며 목숨을 아끼지 말고 널리 법을 펴야 한다.
그러나 법을 설한다고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법을 설하고자 하면 모두 여래의 옷을 입고 여래의 자리에 앉으며 여래의 방에 들어가서 설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 여기서 여래의 옷을 입는다 하는 것은 무슨 뜻인가 하면 마음이 부드럽고 화(和)하여 잘 참는 마음을 뜻하는 것이고 여래의 자리에 앉는다 하는 것은 모든 사물이 공(空)인 것을 알고 집착을 갖지 않는 것이다. 또 여래의 바에 들어간다 하는 것은 모든 사람에 대하여 큰 자비심을 갖는 것이다. 이 대자비의 방에 들어가 법이 공한 자리에 앉아 부드럽고 화한 옷을 입고서 법을 설하여야 하는 것이다.

⑶ 법을 전하는 자
법을 설하고자 하는 자는 다음 네가지에 주의하여야 한다. 첫째는 그의 행동에 관한 것이고, 둘째는 그가 친히 하는 마음과 말에 관한 것이고 셋째는 그의 원에 관한 것이고 넷째는 대자비에 관해서이다.
첫째 법을 설하는 사람은 인욕의 대지(大地)에 살고 유화하여 거칠은 데가 없으며 모든 것은 『공』으로서 선악의 분별을 일으킬 것이 아니며, 또한 집착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거기에 마음을 안정시켜 몸의 행동을 부드럽게 하여야 한다.
둘째로 그가 생각하는 것을 삼가하여 권세 있는 자이거나 삿된 생활을 하는 자에게 가까이 하지 아니하고 또한 여인과 친하지 않는다. 고요한 마음이 되어 마음을 닦으며 모든 인연에따라 일어 나는 도리를 생각하여 거기에 마음을 안정시키고 남을 업신여기지 않고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아야 한다.
세째로는 자기 마음을 평화하게 갖고 부처님을 향하여 자비하신 아버지로 생각하며 도를 닦는 사람에 대하여는 스승님과 같이 생각하고 모든 사람에 대하여는 대비심을 일으켜 평등하게 법을 설하여야 한다.
네째는 도를 구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특별히 자비한 마음을 일으켜 반드시 법을 들을 수 있도록 원하고 인도하며 그 원하는 바에 따라 도를 행하게 하여야 한다.

⑷ 네 가지 종류의 사람
이 세상에는 네 종류의 말이 있듯이 승단에도 네 종류의 말이 있다. 네 종류의 말이라 하는 것은, 첫째 회초리의 그림자가 흔들리는 것을 보기만 하고도 곧 달려 말탄 사람의 뜻대로 달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둘째는 회초리가 궁둥이 털에 닿자 마자 곧 움직여 달리는 것이고 셋째의 망은 회초리가 가죽에 부딪히자 마자 곧 움직여 달려가는 것이고, 넷째의 말은 송곳 끝이 몸을 찌렀을 때 비로소 놀라 달려나가는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승단 가운데는 다른 곳의 어느 누구가 늙고 병들어 죽었다는 말을 들었을 뿐으로 곧 두려운 마음이 생겨 바른 생각을 일으키고 심신의 수양에 힘쓰는 것이 첫째의 사람들이다. 다음에는 이웃에 사는 아는 사람이 병들어 죽은 것을 눈앞에 보고 놀라고 두려워하여 바른 수행을 하는 것이 그 둘째의 사람 들이다. 다음에 친족중에서 늙고 병들어 죽은 불쌍한 모습을 보고 놀라고 두려워하는 자가 셋째의 사람들이다. 끝으로 자기 자신의 생노병사라는 엄숙한 사실에 부딪혀서 드디어 두려운 마음이 나 바른 생각을 일으켜 수행의 뜻을 내지 않을 수 없는 이런 사람이 넷째의 사람들이다.
출가인들은 두 가지 극단적인 것을 피하여야 한다. 첫째는 즐거움에 집착하고 빠지는 생활이고 또 하나는 스스로 자기 심신을 괴롭히는 것으로써 이 두가지 극단을 버림으로써 여래는 중도의 지혜에 도달하였다.
맑고 고요한 법을 닦은 출가인들은 모두 스스로의 마음을 바르고 곧게 하며 말 길들이는 사람처럼 그의 심신을 잘 다스리고 생사번뇌의 관두에 섰더라도 의연하여 동하지 아니하며 언제나 눈은 말고 고요하고 몸은 큰 코끼리 같이 물러설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