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불교의 특색

특집Ⅱ/중국불교의 어제와 오늘

2007-10-26     관리자

중국불교의 특색이란, 먼저 인도불교를 비교해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원을 전후해서 중국에 전래된 인도의 불교는 중국 특유의 발전을 가져 왔다. 물론 인도와 중국은 문화적 배경이나 지리적 조건이 서로 다르고 국민의 종교적 성향도 같지 않다.
초기 중국불교에 있어서는 경전의 번역이 많은 불사(佛事)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서 경전의 구득(求得)을 위한 입축구법(入竺求法)이 성행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전의 구극이나 전역(傳譯)의 단계를 넘어 중국인 손에 의한 논소(論疏)가 찬술되어지고 각종의 학파와 종파가 성립되었다.
일부 학파는 인도불교의 영향을 받아들여 깊게 심화시킨데 불과하지만, 수 종의 다른 학파나 종파들은 독특한 교리체계와 사상을 천명하였으며, 실천수행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들이 불교의 깊은 사상성과 철학성을 감탄하는 소이도 그실 중국불교의 공헌임은 재론할 여지 없다. 만일 중국불교의 천태(天台)․화엄(華嚴)사상이나, 선(禪)․정토(淨土) 실천수행이 없었다면, 인도불교만의 단조로움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불교의 가장 큰 특색으로는 종파 및 학파의 성립과 교학체계의 완성이다.
초기 중국불교에 있어서는 비담(毘曇)․성실(誠實)․삼론(三論)․섭론(攝論)․지론(地論)등이 동진(東晋)시대를 이어 남북조(南北朝)시대에 전래되어 중국불교의 특색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율종(律宗)․열반종(涅槃宗)․정토종(淨土宗)․선종(禪宗)․천태종(天台宗)․화엄종(華嚴宗)․진언종(眞言宗)등은 중국에서 발전된 중국불교 특유의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천태종은 법화경을 소의경전으로 하며, 구마라습이 묘법연화경4권(AD406)을 역출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더해졌다. 법화의소(法華義疏)의 찬술과 더불어 무려 60여종의 크고 작은 주석서가 저술되었다. 천태종의 개조(開祖) 천태지자(天台智者)는 법화현의(法華玄義) 10권과 마하지관(摩訶止觀) 25권과 법화문구(法華文句)를 강의하여 소위 천태삼대부(天台三大部)를 완성시켰으며 천재종의 중심사상은 회삼귀일(會三歸一)의 일승사상(一乘思想)과 일심삼관(一心三觀)의 수행법과 일념삼천(一念三千)과 오시팔교(五時八敎)와 원융삼제(圓融三諦)이다.
이러한 천태교리의 심오한 내용을 설명하기에는 지면상 용납될 수 없으나, 인도 불교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중국불교 특유의 사상이 아닐 수 없다. 모든 대립을 조화로, 조리 정연한 교리와 함께 구체적 실천수행의 방안을 제시했다.
화엄종(華嚴宗)은 현수(賢首) 법장(法藏)에 의해서 개종(開宗)되었으나, 초조(初祖)는 두순(杜順) 二조(祖)는 지엄(智儼), 법장은 제三조(祖)로 되어있다. 화엄종의 성립은 당대(唐代)이지만 화엄경의 연구는 동진 각현(覺賢)의 역출(譯出)이후부터 연구되었다. 천태종이 열반경을 법화경과 동일시하여 열반종을 흡수하여 남지(南地)불교의 정화(精華)가 되었다면 화엄종은 지론종(地論宗)을 흡수하여 북지(北地)불교의 정화가 된 것이다.
법장은 화엄경을 직접 번역하기도 하였으며 무려 30여회나 강의하였으며, 그의 저술은 화엄탐현기(華嚴探玄記)․오교장(五敎章)․유심법계기(遊心法界記)등 무려 100여권이나 된다.
화엄종의 교리는 유심연기(唯心緣起)의 법문이며, 성기(性起)사상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십현연기설(十玄緣起說)과 육상원융설(六相圓融說)이 화엄학의 근간이 되며, 오교십종(五敎十宗)의 교판 또한 그의 특색이다.
따라서 화엄종은 차별된 삼라만상을 절대일심(絶對一心)의 실상이라고 주장하여, 망념상의 가상(假相)이라고 보는 유심론(唯心論)과는 그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법계연기는 곧 무진연기(無盡緣起)로서 일체(一切)는 상즉상입(相卽相入)하여 원융무애한 것이며 독립자존(獨立自存)하지 않는다.
육상(六相)이란 총(總)․별(別)․동(同)․이(異)․성(成)․괴(壞)를 말한다. 전체와 부분 전면과 일면은 함께 하는 것으로서, 원융무애한 법계의 모습을 설명한 것이다. 천태의 관심(觀心)에 반하여 화엄은 관법(觀法)을 중히 여겨 한 티끌이 법계를, 법계가 한 티끌 속에 함께하는 사사무애(事事無碍)의 법을 관함을 말했다.
또한 중국불교에 있어서 종교적 생명은 선(禪)과 염불(念佛)이 있다. 염불은 선정과 대립해서 불교의 실제적 신앙으로 발전하게 되었으니, 종교 그 자체의 필연적 요구이며, 정토사상의 염불관이다. 이미 원시경전에서 염불(念佛)․염법(念法)․염승(念僧)을 설했으며, 소승(小乘)의 오정관심(五停觀心) 중에도 염불관이 설해져 있다.
일찍이 인도에 있어서 용수의 십주비바사론(十住毘婆沙論)에 염불이행도(念佛易行道)가 설해져 있고, 세친(世親)은 왕생론(往生論)을 지어 정토사상을 고취하였다. 그러나 중국에 있어서는 안세고(安世高)의 불설무량수경(佛說無量壽經)이 역출되어 정토삼부경으로 신봉되었다.
이 정토 삼대부의 〈무량수경〉에는 아미타불의 인위(因位)의 수행과 원력에서 사십팔원이 이루어 졌고, 그 과덕(果德)으로 아미타불 국토가 건설되고 왕생정토(왕생정토)가 설해졌다.
〈관무량수경〉은 극락왕생의 방법으로 정선(定善)과 산선(散善)을 들어 十六관(觀)법과 도덕적 선행의 실천을 설했으며, 〈아미타〉경은 아미타불 정토의 장엄과 염불왕생을 권했다. 이러한 사상과 수행들은 여산 혜원의 백연사(白蓮社) 결사를 통하여 중국땅에 발전 토착하였다. 당시 청담공론(淸談空論)의 이론 추구의 불교사회에 새로운 실천수행의 방안을 제시하게 되었던 것이다.
선종(禪宗)의 기초가 되는 인도 선법의 선정사상은 나습의 〈좌선삼매경(坐禪三昧經)〉의 역출과 함께 소승선이 들어오고, 이어 불타발타라(佛陀跋陀羅)에 의하여 〈달마다라선경(達摩多羅禪經)〉과 관불삼매경(觀佛三昧經)을 번역하므로 대승선(大乘禪)이 전래되었다. 이러한 선법은 인도불교에 있어서의 선정사상으로, 중국에 와서는 전혀 다른 중국적 선으로 발전하였다.
양대(梁代)의 보리달마(菩提達摩)에 의해서 새로운 선풍이 들어와 혜가(慧可)․승찬(僧贊)․도신(道信)․홍인(弘忍) 등을 내려 오다가 당대(唐代)에 이르러 신수(神秀)․혜능(慧能)이 출세하여 선종은 크게 발전되었다. 소위 조사선(祖師禪)이라고 불리우는 이 선은 불입문자 교외별전(不立文字 敎外別傳)이며,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묘리(妙理)임을 제창하고, 소위 공안(公案)이란 특수한 선수행의 과제(課題)를 설정했다. 이러한 선수행의 방법이나 선의 이론은 일찍이 인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중국 특유의 선사상으로 발전되었다.
이상의 고찰은 주로 중국에 있어서 종파와 학파의 특수한 발전을 중국불교의 특색으로 보았으며 이 외에도 중국불교가 세계불교 발전에 기여한 공헌은 이루 말할 수 없거니와 그 특색도 매우 다양하다. 승단의 조직이나, 구성, 대승계율의 발전, 불교 의식의 정립등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는 중국에서 그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따라서 오늘날 중국불교를 무시한 세계불교란 가히 생각할 수도 없거니와 전적으로 의지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 외에도 중국에 개종(開宗)종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특색이 두드러진 것만을 간단하게 취급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