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논단] 한국불교의 당면과제 (完)

불광논단

2007-10-26     김성배

七. 종단 재산 관리 운영의 일원화

전국의 사찰 및 임야와 그 밖의 종단 재산을 합하면 천문학적 숫자에 가까운 막대한 재산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일부는 사장(死藏)․인멸(湮滅)․도난․퇴폐․분실․유실(流失)되어 거위 방임 상태에 놓여 있는 것도 있지 않나 생각된다.
관리자? 운영자? 주인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은 착각을 가끔 가지게 된다. (이것은 한사람만의 느낌은 아니다)
그 유형 무형의 재산을 종합적으로 재조사․검토․분석․평가하고 관리하여 일원화된 운영을 하였다면 오늘의 한국불교계와 같은 재정적 빈곤과 침체된 상황은 벌써 면하였을 것이 아닌가?
기동적으로 또는 유기적으로 대아를 위해 영단을 내려 유용하게 관리 활용함으로써 불교의 중흥을 꾀함은 물론, 국가의 발전과 민족의 번영을 위해 크게 공헌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함이 어떠한지? 가령 각급 사찰이나 종단에서 좋은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자료가 없다, 재원이 없다고만 하지말고 一○○년 계획을 수립하고 정부 당국의 승인 협찬을 얻어 一년에 一○여개 사찰 임야의 개발 사업을 추진시키고, 간벌이나 벌채한 장소에는 즉시 식목 조림사업을 하든지, 또는 다른 각도에서 수익성이 높은 개발 사업(약초․유실․수․전답․목초……등)을 전개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전국 一○○○여 사찰의 임야를 一년에 一여개의 사찰림씩 처리해 나간다해도 一○○년이 걸린다는 계수(計數)가 나오니 식목 조림 사업만을 한 뒤에 一○○년이 지나면 그것이 자라서 큰 산림지대가 될 것이 아닌가? 원래의 재산은 그대로이거나 더욱 늘어 몇곱절의 기본 재산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일거백득(一擧百得)이 된다는 수학적 확률(確率)을 우리는 깊이 통찰해야 된다.
여기에는 종단의 슬기로운 기획과 강력한 행정 기동력이 필요하고, 각 사찰 주지스님을 비롯하여 거기에 따라 있는 스님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한다. (필자의 어두운 눈에는 사찰 주지 스님의 개인 재산인지? 도무지 분간못할 정도의 행정 관리를 하고 있다)
종단 산하의 모든 스님들은 一○○년 후 한국불교가 서야할 위치를 냉정히 판가름하여 흔연히 이러한 장기적 사업에 동참 추진해야 된다고 본다.

八. 생산성(生産性)있는 자립 생활
승려의 내적면의 정신 또는, 영혼의 생활이나 외적면의 활동 상황을 자세히 모르는 일반 민중의 눈에 비취는 것은 승려들의 생산성 있는 육체적 활동없이 고된 수도 생활에만 의존하여 생활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그리고 물질적 수입은 일반 신도나 사람들의 공양희사․보시․국가나 사회단체의 후원․보조․원조와 사찰 자체내에서 생산되는 자료 등이 있어 승려들은 비생산적이고 신도나 민중에게 주는 것이 없이 살아간다고 한다. 승려들이 수도 생활을 통하여 유형 무형으로 우리 정신계에 주는 영향은 불소(不少)하지만 물질적으로는 자기는 주지 않고 남의 것만을 바라고 산다는 말들을 많이 하고 있으나 이건 정말로 깊이 반성해야 될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물론 출가 불자로서 법시(法施)가 최상시(最上施)임으로 모르는 바 아니지만 과거에서 현재까지 승려들은 민중에게 무엇을 얼마나 도와 주었나? 한번쯤은 반성해볼 만한 과제이기도 하다).
전국의 사찰을 순례하노라면 사찰 어구에서 경내에 이르는 길이 엉망인데가 있다. 사찰 주위나 경내의 담과 벽이 무너지고 구멍이 뚫리고 금이 가있어 처음에 손을 쓰면 될 것을 그대로 방치하여 수리비가 없고 보조금이 없어 그렇다고 변명을 하는 예도 있다. 꼭 수리비나 보조금을 얻어 인부를 사서 하라는 법은 없다. 스스로의 창의성을 발휘하고 노력을 통하여 얼마든지 경내외의 미화 정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근일 놀랍도록 사찰면모가 새로워 진 것이 눈에 띄인다. 그러나 일부에는 아직도 미흡한 점이 눈에 띄이니 딱한 일이다.
저 유명한 백장선사가 부르짖은
『一日不作 一日不食(하루 일하지 않고 짓지 아니하면 하루 먹지 않는다)』의 가르침을 되새겨 생산성을 높이고 자작 자급 자활의 새롭고, 획기적인 운동을 전개하여 국민의 빈축을 일축해 주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九. 종단의 기강 확립과 대동 단결
조국 광복 三十주년을 맞이하였다. 불교 종단도 차츰 기강이 확립되고 불교계도 많이 정화되어 감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눈에는 아직 석연치 않은 구름과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아직 부조리 상태가 계속되고 이것이 사회적 사건으로 비화하여 우리를 놀라게 하고 큰 실망을 던져주고 있다.
종단 자체내의 사사로운 감정․갈등․불신, 불화․알력․불평, 불교계 전체의 파벌 의식․종파 싸움․재산 관리와 운영권 다툼․지방 색채의 노출․신도들의 불신 상황․부조리 사태등 많은 시정점과 문제점이 침식 잠복하고 있다.
그로 인하여 한국불교는 더욱 진흥되지 못하고 모든 사업은 답보 침체상태에 빠져 새롭고 창의적인 밝은 빛이 잘 보이지도 않으려니와 추진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불교의 진흥이나 사업의 계획 실천도 그 기본적인 힘은 오로지 불교계의 단결에 있고 신뢰 존경받는 종단의 위신과 기강확립에 있으며 명령계통의 일원화, 강력한 행정 기능의 발동에 있는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과거의 종단 본부의 힘이 부족하였고, 냉혹하게 평하여 우야무야의 종단이었다는 안타까운 평을 들으니 가슴 아픈 일이다.
우리는 과거를 냉철하게 반성 평가하고, 현실을 바르게 판단하는 동시에 미래를 긴 안목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모든 욕심, 모든 사심을 버리고 무(無)와 공(空)의 진리를 거울삼아 불교 본래의 원점(原點)으로 돌아가라는 말이다. 그리고 국가와 사회와 민족이 바라보는 또 그를 위하는 새로운 자세로 대동 단결 기강을 확립하여 강력한 행정력을 가진 종단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동시에 전국 사찰의 모든 스님이나 신도들은 일사불란 종단의 지시 명령과 지침에 절대 복종 순응하여 종단의 권위와 명예를 수호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밝고, 맑고, 깨끗한 한국불교를 확립 진흥시켜 한국불교의 세계화까지 적극 추진해 주기를 한 신도는 가슴을 조이고 옷깃을 여미어 간절히 외치는 바이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