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서 나는 쇠고기 콩

건강교실

2007-10-12     관리자


밭에서 나는 쇠고기 콩
중국의 명조시대(1590년)에 이시진(李時珍)이 쓴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콩을 장기간 복용하면 안색이 좋아지고 흰머리가 검게 되고 노쇠하지 않는다. 그리고 피를 맑히고 제독(諸毒)을 해독하니 불로장수의 묘약 중의 하나’라고 하였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콩을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했고 콩가루로 세수를 하면 피부가 고와진다고 했다. 지금도 나이든 여인들은 그 비결을 권장하기도 한다. 오늘날 현대과학은 여러 실험을 통해 ‘콩이 쇠고기보다 더 좋은 식품’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현대인들은 소득증대와 더불어 육식을 선호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그 속에 함유되어 있는 포화지방이 체내에 많이 축적되어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높이게 되었다. 그러나 밭에서 나는 콩은 불포화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필수아미노산을 고루 갖춘 단백질 식품이므로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큰 것이다.
일반적으로 밭에서 나는 곡류나 야채 등의 식물성 식품에 함유된 단백질은 계란이나 우유, 육류, 어류 등의 동물성 식품의 그것에 비하여 영양가가 덜하다 하겠으나 콩은 예외인 것이다. 콩 속에 들어있는 단백질은 쇠고기 이상으로 우수한 영양가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여기 재미있는 실험 한 가지를 소개하기로 한다. 세 마리 쥐에다 육류(쇠고기), 어류, 두부를 각각 먹여 일정기간 사육시킨 뒤 회전(回轉) 벨트 위에서 달리기 실험을 해본 결과 쇠고기 사료로 사육한 쥐는 3556m, 어육으로 사육한 쥐는2277m, 두부로 사육한 쥐는 4446m를 달렸다고 한다.
이처럼 콩으로 사육한 쥐가 가장 왕성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콩은 인체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 8종류와, 미네랄 10여종 그리고 비타민 20여종(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은 것)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는 균형식품인 것이다.
더구나 콩의 가공제품은 다양하며, 조미식품(장류), 음료식품(두유), 그리고 부식(두부) 등은 우리 입맛을 돋우어 주며 소화흡수도 잘 되는 식품인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등지에서 콩으로 동물을 실험한 결과 역시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에 콩이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됨으로써 콩을 많이 먹자는 운동이 세계 각지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콩은 경제적 식품
콩은 다른 식품에 비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기도 하다. 한 조사보고에 의하면 일금 100원으로 단백질을 구입하는 경우 콩은 31.8g이나 되는데 비해 밀가루는 26.65g, 쇠고기는 2.33g, 돼지고기는 5.98g, 닭고기는 10.22g 밖에 되지 않아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식품은 콩인 것이며 다음으로 밀가루, 달걀, 고등어, 보리,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순으로 되어 있다. (1987년도 기준)

콩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앞에서 말한 여러 가지 성분 외에 중요한 것으로는 콩의 사포닌(Saponin)을 들 수 있다.
사포닌이란 이름 그대로 거품이 인다는 뜻을 지니고 있어, 이 성분은 거품이 일고 물이나 기름에도 녹기 쉬운 식물성 성분을 말한다. 콩을 삶으면 거품이 나고 약간 비릿하고 씁씁한 맛을 내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 하겠다.
식물에는 사포닌 성분을 지닌 것이 여러 종류가 있으나 그 중 인삼이 함유하고 있는 사포닌만은 인체에 유익한 것이고 다른 식물에 함유된 사포닌은 용혈작용(溶血: 적혈구 파괴작용)을 한다는 특성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콩 사포닌도 마찬가지로 인체에 해롭다는 것만 알려져 왔을 뿐 별다른 연구가 없었다.
그러던 중 일본의 近畿대학 동양의학 연구소, 愛媛대학 의학부, 大阪대학 약학부, 靜岡 약학대학의 공동연구팀이 스님들의 장생비결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엄한 수업과 계율 속에서 채식을 하면서도 노승의 두뇌가 명석한 점, 통계상으로 뇌질환으로 돌아가신 승려는 극히 드물다는 점에 착안하여 스님들의 식생활 내용을 살펴본 결과 그 중심적 역할은 콩식품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연구팀은 콩의 중요성분으로 알려진 사포닌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되었다.
사포닌을 여러 모로 실험해본 결과 우려했던 독성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콩 사포닌은 근본적으로 신체의 노화를 방지하고 명석한 두뇌와 젊은 신체를 유지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그 외에도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콩 가공제품의 이모저모
미국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콩아이스크림(tofutti)은 지방섭취나 콜레스테롤을 억제해야할 사람들에게 그리고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콩식품이다. 또 최근에는 학교급식 메뉴 중 육류의 30%~50%까지 두부로 대체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학교급식에 콩식품을 20% 이상 되도록 하고 특히 노인들에게는 소화율 95%인 두부 메뉴를 반드시 넣도록 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도 팜이나 코코넛을 원료로 한 식용유는 원래 식물성 기름인데도 동물성 기름처럼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점차로 리놀산 함량이 높은 콩기름으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며, 콩가루에 옥수수가루 분유 등을 섞어 만든 이유식과 국수가 인기식품이다.
대체로 서양에서의 콩 가공식품은 콩요구르트, 콩치즈, 콩소세지, 콩이유식, 콩마가린, 콩비스켓, 콩케익버터, 콩화이트너, 콩샐러드, 콩드레싱, 그리고 콩단백(인조고기) 등이 있다.
일본에서는 콩가루와 김을 섞어 만든 ‘콩맛김’을 개발하였고 최근에는 육루와 우유를 주로 먹고 자라온 전후세대의 성인병 예방을 위하여 야채와 콩식품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일본의 콩 가공식품으로는 유바, 낫토, 오가라, 두유, 두부, 장유 및 얼린 두부 등이 있다. 특히 최근 건강식품으로 붐을 이루고 있는 초대두(酢大豆)를 하루 10알~20알씩 항상 먹으면 성인병 예방 및 치료에 특효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염분이 없는 콩 발표식품으로는 중국의 두시, 일본의 낫토, 태국의 뚜아나오, 네팔의 키네마, 인도네시아의 템폐 등이 있으며 콜롬비아의 콩마카로니, 가이아나의 푸마 등 다양한 콩 가공제품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콩 발효식품인 장류, 된장, 간장 등을 위시하여 콩자반, 콩비지, 콩나물, 두부 등이 있으며 재료에 따라 특미를 내는 담뿍장, 막장, 집장, 청국장, 청태장이 있고 여름엔 시원한 냉콩국으로 더위를 식히고 여름철 영양식으로 애용해왔다. 근년에 개발된 두유 역시 기호식품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콩가루는 떡고물로 이용되며 두부는 2000년이나 우리나라 전통식품으로 애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콩에 들어있는 지방분을 제거하고 단백질 성분만으로 된 고단백 덩어리를 만들어 그것으로 인조고기를 만든다. 이 인조고기는 맛조절에 따라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으로 될 수 있어 만능 인조고기로서 여러 곳에서 애용되고 있다. 현재 이 인조고기는 생산량의 60% 이상을 만두공장에서 만두속으로 소비되며 나머지는 햄버거 사잇고기, 라면 스프, 제과용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우리 가정에서도 이 콩고기를 고추장, 풋고추, 양파, 멸치 등과 함께 볶아 먹거나 다른 요리에 이용해도 고기와 손색없는 맛과 영양가를 발휘한다.
이처럼 지구촌에는 콩소비가 점차 늘고 있는데 콩 원조(元祖) 민족인 우리가 어찌 콩을 멀리해서 되겠는가. 佛光

김정희- 서울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학 석사학위를 수여했으며 서울대 식물학과 강사와 동덕여대 강사를 지냈다. 역서에 ‘로봇에도 불성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