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해 던져라!

웰빙/ 여럿이 함께

2007-10-08     관리자

2년간의 지방 생활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와 옛 대학 친구들을 다시 만나면서 나에게 변화가 생겼다. 내가 ‘야수(野手 또는 野獸)’가 된 것이다. 이유인 즉 친구들이 모여 야구팀을 꾸리면서 짓게 된 팀 이름이 ‘충무로 비스트(beast)’였던 것이었다.
우리는 휴일이면 유니폼을 전쟁의 갑옷인 양 입고 글러브를 방패인 양 손에 들고 전장인 운동장으로 모여든다. 던지고 치고 달리고 하는 우리의 모습이 옛날 학창시절의 민첩한 몸놀림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운동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서로에게 격려를 보낸다. 예전보다는 지는 경기가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서로의 얼굴에는 실망감이란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다음 주를 기대하는 행복감이 흐른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요즘처럼 행복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야구를 해서도 그렇겠지만 더 큰 이유는 아마도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것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혼자 몇 년을 지내서인지 함께 한다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요즘 새삼 느낀다.
최근 ‘웰빙’이란 말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행복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하지만 그 말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함께’라는 말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에 이 ‘함께’라는 말이 빠지게 되면 많은 위험성이 따른다. 만일 혼자만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남의 건강이나 생활쯤은 모른 척해도 된다는 말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선수 한 명이 자신의 홈런만을 위해서 큰 스윙을 한다거나 자신의 도루만을 위해서 타석에 있는 타자의 기회를 빼앗아 버린다면 불 보듯 뻔한 결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함께 해야 할 즐거움을 혼자서 망쳐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제는 현대인의 행복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웰빙’이라는 말에 ‘함께’라는 의미를 좀더 강조한다면, 혼자서 잘 먹고 잘 사는 반쪽짜리 행복이 아니라 서로가 나눌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야구를 하면서 우리 팀원들 사이에서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건전한(?) 생활 패턴으로 바뀌었다고 할까. 모임이 있을 때면 왁자지껄 세상 사는 불만을 토로하며 술마시는 것이 전부였던 우리는 공의 스피드를 올리고, 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전하고 노력하면서 일상생활에서도 변화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점점 현실에 주저앉아 안주하려는 경향에서 잃어버렸던 꿈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이제는 겨울이 다가와 올해는 더 이상 야구를 할 수 없지만 내년에 봄이 다시 찾아오면 우리는 서로에게 외칠 것이다. “야수들이여, 꿈을 향해 던져라!”라고. 그 행복한 봄이 기다려진다.

김석훈 님은 경기도 수원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였으며, 현재 서울 영등포에서 학원 강사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