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후기

2007-10-08     관리자
 
가을비를 맞으며 후두둑 떨어지는 낙엽들, 벌써부터 나목이 된 늙은 느티나무를 보니 애잔해집니다. 아마도 며칠 전 산사에서 있었던 일 때문인 듯합니다.
“할아버지 절에 가서 절하면 안 돼요.” 하며 화를 내는 손녀딸, 홀로 묵묵히 법당으로 향하는 할아버지의 굽은 등이 참으로 쓸쓸해보였습니다. 따님 집에서 산다는 그 할아버지는 부처님을 믿고 있으나 가정의 화목을 위해서 개종하였답니다. 하지만 부처님이 좋고, 독실한 불자였던 당신의 어머니를 만나는 것같이 편안해서 자주 절에 들린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며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전법하라.”고 부촉하신 부처님, “집집마다 마을마다 전파하여 동포들의 행복을 이끌어내고 이 땅 위에 평화와 번영의 바라밀 국토를 성취하라”시던 광덕 큰스님(본지 창간 발행인)의 말씀이 사무치게 생각났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밖에 안 되는 어린 꼬마에게 배타적인 마음을 갖게 한 이들을 나무라기에 앞서 스스로를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울러 더욱 열심히 문서포교에 임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1974년 11월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78쪽짜리 4.6판의 월간 불광이 창간된 지 어언 31주년, 여러 분들의 원력에 힘입어 한 호도 거름 없이 발행된 월간 불광, 지난 5월호부터는 변형신국판(160쪽)으로 새롭게 변모하여 대중에게 쉽고 편안하게 다가서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94년(문화관광부)에 이어 올해 8월(한국잡지협회)에도 우수잡지로 선정된 월간 불광, 이 땅을 밝고 향기로운 불국토로 일구는 데 굳건한 주춧돌이 되고자 합니다. 한 분 한 분 마음을 모아 정성껏 주춧돌을 놓아주신다면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아름답고 행복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