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

빛의 샘

2007-10-07     관리자

무덥던 여름날을 회상케 하는 산들바람이
들 끝 하늘 끝에서 불어온다.

더위를 이긴 이 환희.
지루한 장마, 하늘이 밑빠졌는가 의심케 하던 폭우,
그리고 사이에 부어댔던 폭염, 폭염...
여기에 이르기까지 어느 시간이
성장과 결실의 길을 멈추었던 시간이었던가.
가뭄 속에서 컸고 폭풍우 속에서 굳어졌으며,
폭염 속에서 성숙하였다.
이 환희의 가을을, 이 승리의 자연을 대하면서
우리는 어느덧 머리가 숙여지는 것을
금할 길 없는 것이다.

우리 인간의 정신적 성숙이
우리 인간의 생명적 성숙이 과연 어떠하였던가.
고난과 장애 앞에 좌절하지 않았던가.
인간적 성장에 정체는 없었던가... .
결실, 이 여름의 결실이 알차기를 빈다.

광덕 스님 '명상언어' 중에서 / 사진 유당 김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