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부처님 모셔주기

제11회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그리기 대회·제21회 연꽃문화제

2007-10-07     관리자

꽃내음 풀내음 향기로운, 산새들 지저귀는 화창한 봄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처님 오신 날…. 이 모든 날들이 함께하는 가정의 달 5월! 우리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을 이 나라의 주인공으로 대접하고 어린이들의 가슴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부처님을 모셔주기 위해 월간 「불광」과 목아불교박물관이 주최한 제11회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그리기 대회가 부산의 천년고찰, 선찰대본산 금정산 범어사 마당에서 불자 새싹들의 합창으로 아름답게 수놓아졌다.
올해는 특히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가 주최하는 제21회 연꽃문화제와 만나 부산의 시원한 바닷바람을 머금고, 금정산 범어사 푸른 숲 속에서 형과 아우처럼 어울려 시와 글을 짓고 마음 속에 그린 부처님을 하얀 도화지 위에 옮겨놓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다.
자, 그럼 이제 제11회 전국어린이부처님 그림그리기 대회와 제21회 연꽃문화제의 한 폭 그림 속으로 빠져 들어가 보자.
5월 5일 어린이날의 이른 아침, 범어사 일주문 앞에서 참가 접수를 준비하고 있는 행사요원들에게는 지난 대회보다 더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그 동안 열심히 준비해온 부산 대회가 오후의 비 소식으로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의 눈빛이리라. 저녁에는 또 부산의 부처님 오신 날 제등행렬이 예정되어 있지 않은가. 다행스럽게도 하늘은 비가 올 듯 말 듯, 어제까지의 따가운 햇볕을 거두고 시원한 바람만으로 참가자와 대회 관계자들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있었다.
범어사의 새벽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찾아온 최지선(연제미술음악학원, 유치부) 어린이가 첫 참가신청을 마쳤고, 이어 개인 단체 참가자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이번 대회에는 부산 금화사 어린이회와 자원봉사자 70여 명, 몰운대복지관 30여 명을 비롯 부산, 경남, 대구, 서울 등 20여 개의 단체에서 500여 명, 개인 참가 어린이 100여 명, 우편접수 180명 등 사부대중 1,100여 명이 참가하였다. 특히 경기도 광주의 불림사 어린이 20여 명과 충남 조치원의 용주사 어린이들 20여 명을 비롯해 서울 등 원근 각지에서 어린이들이 참가해 본 대회에 대한 전국적인 성원을 확인하는 한편 명실공히 전국적인 어린이날 행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
대회 캐릭터가 새겨진 예쁜 티셔츠와 음료수 등을 받아 들고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행사장으로 들어선 참가자들은 나무 그늘과 성보박물관 처마 밑에 자리를 펴고 앉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대회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10시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원철 스님,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 전 회장 덕진 스님, 범어사 포교국장 무관 스님, 대회 행사위원장 지홍 스님(월간 「불광」 발행인), 목아 박찬수 관장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드디어 입재식이 열렸다.
부처님 오신 날 봉축위원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을 대신해 원철 스님은 “오늘 하루 부처님 생각하면서 그림 그리고 글 짓는 것이 놀이공원에서 노는 것보다 마음 속에 더 오래 남는 추억이 될 것”이라며 축하의 말씀을 전해 주었다.
이어 ‘파란 하늘’, ‘소나무’라는 글짓기 시제가 주어지고 유치부부터 초등학교 4학년까지는 크레파스, 물감 등을 이용한 그림, 5·6학년은 판화 부문으로 나눠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었다.
소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골똘히 생각에 잠긴 아이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토끼처럼 생긴 엄마 거북을 그린 강준민(금양초 1년) 어린이는 그 위에 부처님을 그려 놓고는 “우리 식당에 와서 밥 먹으려고 거북이를 타고 오고 있어요.”라며 진지하게 그림을 설명한다. 그 옆의 어머니 박경미 씨가 흐뭇한 모습으로 태우·준민 형제를 지켜보고 있다.
성보박물관 그늘에는 천마재활원 참가자들이 생각에 잠겨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는데, 평소 그림 그리기와 도자기 수업 때문인지 그 자세가 예사롭지 않다. 그래서인지 황소진 부원장 선생님의 미소 속에는 오늘 큰 상을 받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묻어난다.
원고지와 도화지에 그리고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던 아이들이 어느새 하나둘 놀이마당으로 달려간다.
‘탁본을 떠보자’, ‘시원한 물풍선’, ‘개구리 멀리뛰기’ 등 13개의 놀이마당에 참가한 어린들은 저마다 한 손에는 ‘요요’와 필통, 캐릭터 시계 등을 받아들고는 푸짐한 선물에 친구들과 부모님께 한껏 자랑을 한다. 손목에는 또 예쁜 합장주가 반짝이고 있었는데 저마다 그림과 글짓기를 제출하고 선물로 받은 것이다.
지금 이 순간만은 직접 그림을 그리고 놀이마당에 즐겁게 참가해 받는 푸짐한 선물이 어린이들의 마음을 통통 뛰게 만드는 것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어른들의 입가에도 아이들을 따라 웃음이 번진다.
무대 레크리에이션 시간, 무대에 오른 친구들의 뛰어난(?) 춤과 율동에 웃음보따리를 터트린 어린이들, 몰라보게 자란 손주와 아들딸, 제자들의 재롱에 주름살이 환하게 펴진 할머니와 부모님, 선생님들이 까치발로 무대 주위를 에워싼다.
잠시 후 시상식을 알리는 사회자 최미선 선생님의 목소리에 일순간 행사장이 정적에 휩싸인다. 무대로 모아진 시선으로 긴장감이 한창 달아오를 즈음 수상자들의 이름이 한 명 한 명 불려진다. 환호와 짧은 탄성, 박수가 동시에 쏟아지고 드디어 오늘의 우뚝으뜸상(문화관광부장관상)으로 김선영(청룡초등 6년, 24쪽 사진 참조) 어린이가, 으뜸상(봉축위원장상)에 김소영(좌산초등 6년),김성완(용산초등 6년) 어린이 등이 발표되자 환호성과 박수소리가 금정산을 뒤흔든다(시상자 명단은 137쪽 기쁨 나누기와 www.bulkwang.org/grim.html 참조). 부상으로 주어지는 목아 박찬수 선생님의 조각작품인 ‘삼매동자’와 MTB 자전거 등 푸짐한 상품에 다음 대회를 기약하는 다짐과 부러움의 눈길이 메아리가 되어 오래오래 이어진다.
한편 이 날 수상한 작품은 5월 7일부터 15일까지 서울 롯데월드 민속박물관 내에서 전시되어 많은 일반 관객들에게 부처님 그림을 보여줄 수 있어 더욱 뜻깊은 대회였다.
이제는 교계에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행사가 다양해졌다. 서울, 부산, 대구, 제주 등 전국에서 5월 내내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행사가 즐비하다. 본 대회가 처음 시작할 때를 생각하니 풍성해진 어린이날, 5월의 행사가 가슴 뿌듯하다. 이처럼 어린이를 위한 풍성한 행사를 보면서 불교의 미래에 희망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