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아니하는 등불(貧者一燈)

가슴 깊이 새겨보는 경전말씀

2007-10-07     관리자

인도 사밧티(舍衛城)에 난다라는 한 가난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나 빈한하여 걸식을 해서 겨우 목숨을 이어갔다. 어느 날 성안이 축제의 분위기로 들뜬 것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그 까닭을 물었다.
“부처님께서 이 성으로 오신답니다. 오늘 밤에는 프라세나짓 왕과 백성들이 수만 개의 등불을 밝혀 연등회를 베풀고 부처님을 맞이한답니다.”
난다도 등불을 켜 부처님께 공양하고 싶었으나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었다. 그녀는 동전 두 닢을 구걸하여 기름집으로 갔다. 기름을 어디에 쓰려 하느냐는 주인의 질문에, “이 세상에 부처님을 만나 뵙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이제 부처님을 뵙게 되니 얼마나 복된 일입니까? 나는 아무 것도 없으니 등불이라도 하나 밝혀 부처님께 공양할까 합니다.”
그녀는 부처님이 지나가실 길목에 등불을 밝히고 정성껏 빌었다.
“부처님, 저는 가난해서 아무 것도 공양할 것이 없습니다. 보잘것없는 등불 하나를 밝히오니, 이 공덕으로 저도 오는 세상에 깨달음을 성취하여지이다.”
그날 밤이 깊어 다른 등불은 다 꺼졌으나 그녀가 밝힌 등불만은 꺼지지 않고 밝게 빛나고 있었다. 등불이 다 꺼지기 전에는 부처님께서 주무시지 않을 것이므로 제자 아난다가 가사 자락과 손으로 끄려 하였으나 꺼지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다야, 부질없이 애쓰지 마라. 그것은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여인의 넓고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켠 등불이니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그 등불의 공덕으로 그 여인은 오는 세상에 부처가 될 것이니라.”
-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