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와 아리수
2005-09-17 관리자
[나훈아와 아리수]
광복 60 주년 기념으로 MBC에서 [나훈아와 아리수]란 특집 쇼가 있었습니다.
그 쇼를 보며 저는 다시 한번 가수 나훈아의 매력에 한껏 빠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 사실은 나 훈아씨를 대단히 싫어했습니다.
데뷔곡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란 노래뿐 아니라
그 후 나온 대다수의 노래가 슬프고 탄식하는, 소위 '뽕짝' 류였기 때문입니다.
또 그 분의 사랑 행각도 실망을 주는 이유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선입관이 세월이 지나며 바뀌어, 이제는 팬이 되어 버렸습니다.
오늘도 나훈아씨의 공연을 보며, 역시 대단하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었는데,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듯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첫째, 노래 자체가 밝습니다.
나훈아씨의 노래를 보면, 데뷔 전반기에 부른 노래는 탄식조의 단조(短調) 노래가 많았지만,
후반기에 올수록 즐겁고 밝은 장조(長調) 노래가 많습니다.
이 날 부른 신곡 세 곡도 모두 장조입니다.
노래 가사도 보면 모두 긍정적입니다.
둘째, 슬픈 노래도 밝게 부릅니다.
근래엔 거의 슬픈 노래가 없어 그렇기도 하지만, 데뷔 초기의 탄식조 노래를 부를 때도
예전과 달리 얼굴이 찌그러지거나 슬픔에 젖은 모습이 없습니다.
단지 슬픈 마음을 슬프게 노래로 표현할 뿐, 슬픔에 물드는 일은 없습니다.
슬픈 노래도 즐겁고 흥겹게 불러, 부르는 이나 보는 이 모두 즐겁게 슬픔을 노래합니다.
이는 대단히 놀라운 능력인데, 이런 모습은 장 사익 선생의 노래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셋째, 개인적 잘난 마음이 없습니다.
그 대신 어떻게 하든 관객을 즐겁게 하려는 마음(불교적 표현으로는 '공양하는 마음'이지요),
그리고 트롯에 대한 자부심, 긍정적 마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잘난 마음이 없으니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노래를 들으려 하는 분들을 위해, 어떤 모습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오직 내 노래를 정성껏 바치려는 마음,
그래서 관객들에게 기쁨과 꿈을 주려는 마음만 가득합니다.
그러니 외국 악단도 동원하고, 오토바이도 동원하고,
심지어 거대한 성(城)과 말(馬)을 타는 장관까지 멈추지 않습니다.
또한 노래를 부를 때 당신의 노래에 대한 비굴감이 없습니다.
저질 뽕작을 부른다는 자괴감은 적어도 나훈하의 모습에선 볼 수 없습니다.
'트로트'라는 명칭이 일본식 발음이라 단호히 거부하고,
자신은 트롯 가요를 '아리랑'이라 부르기로 했다는 나훈아.
남들이 무어라 하든 흔들리지 않은 자신만의 당당한 신념과 논리가 있습니다.
저는 공연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늘 밝고 건강하게 노래 부르는,
그리고 언제나 저희에게 밝음을 주려는 마음을 잊지 않는 나훈아씨에게
감사와 찬탄을 보냅니다...
普賢合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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