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건강교실수면

2007-10-06     관리자

잠을 잔다는 것은 심신의 휴식을 위한 본능적인 활동이다. 이러한 본능은 먹는 것만큼 중요한 활동이다.
모든 동물들은 굶었을 때보다 잠을 못 잤을 때 더 많은 고통과 생리적 이상을 초래하며, 만약 완전하게 잠을 못 자게 한다면 굶기는 것보다 빨리 죽는다. 이처럼 수면은 생명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심신의 수행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면은 일반인들이 그 중요성을 모르고 있는 것 중의 하나이다.

1) 조금 잔다
첫째 심신의 건강을 위해서든 또는 정신적 수행을 위해서든 조금 자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 점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심신의 휴식인 잠을 조금 자야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식도 많이 먹으면 해롭듯이, 잠도 많이 자면 해롭다. 그 이유는 필요 이상의 잠은 그 동안에 내장이나 근육 등의 인체 기관의 활동이 부족하게 되어 순환 장애나 산소 결핍 등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일요일 같은 때 종일 잠을 자고 나면 일할 때보다 훨씬 피곤하다는 것을 대부분 경험했을 것이다. 그래서 동양의학에서는 많이 자거나 오래 누워 있으면 폐가 상하고 기가 소실된다고 하여 금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잠을 조금 자면 심신의 건강에 좋고, 인생의 1/3 이상을 잠으로 채우는 사람보다는 가치 있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잠을 쉽게 줄이기가 불가능한 것은 그것이 본능적인 욕망으로서 뿌리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오욕(五欲: 재물, 성적 향락, 음식, 명예, 잠)이나 욕망의 세계에서 삼욕(欲界三欲) 중의 하나로 수면의 욕망을 든다.
왜냐하면 잠은 잘수록 더 자고 싶은 욕망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탐욕으로 작용하며, 때로는 자신의 고뇌를 부딪혀 해결하기보다는 잠으로 도피하려거나 어리석은 이들은 쾌락의 일부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잠을 어리석음(無明)의 근원으로 보기도 한다. 건강이나 지혜롭기 위해서는 잠을 적게 자야 하나, 욕망 중 제일 끝에 배열한 것처럼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계율이 잠이다.
그러면 잠은 얼마나 자야 하는가? 에디슨이나 나폴레옹처럼 3~4시간을 자도 건강에 전혀 지장이 없고 장수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이렇게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각 개인의 체질이나 욕망 등의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노력에 의해서 조금씩 줄일 수 있을 뿐이다.
요가 수행을 하면 잠을 적게 자게 되고, 또한 ‘요가의 수면’이라는 자기 최면과 같은 수면법이 있어서 조금 자고도 충분한 심신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2)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수면에 관한 두 번째 주의사항은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이 점은 누구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그 중요성을 망각하곤 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는 말은 동서고금의 공통 경구이다. 그럼에도 이것은 바르게 실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찍 일어나는 것은 앞에서 말한 잠을 적게 자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수행이고, 또한 잠을 적게 자는 것의 실효성은 이것이 실천될 때 가능하다.
일찍 일어나는 것의 중요성은 동서양의 오랜 경험철학 속에서 나온 보편적인 가치이다. 그런데 동양의학에서는 이것을 기(氣)철학으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따르면 인간이 기를 받아들이는 데는 새벽이 제일 좋은 시간이다.
특히 기를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로 나눌 때 천기는 새벽 인시(寅時, 3~5시)에 가장 많이 발동한다. 새벽에 닭이 울거나 새들이 지저귀는 것처럼 대부분의 자연상태에 있는 동물들은 이 때 잠에서 깨어나서 기를 받아들이는 본능적인 활동을 한다.
또한 기에는 바른 활동상태(正氣)와 그렇지 못한 상태(邪氣)가 있는데, 정기는 오전 중에 특히 새벽에 활발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육체 건강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좋다.
이것은 누구나 경험하는 것처럼, 새벽에 일어나서는 누구를 원망하거나 사악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대개의 번뇌망상이나 범죄는 오후나 밤에 일어난다.
범죄 발생빈도에 관한 조사에 의하면 새벽 4시부터 정오까지 범죄가 가장 적게 일어난다고 한다. 이처럼 새벽에는 바르고 희망적인 사고를 하기 때문에 늦게 일어나면 그날 하루는 가치없는 하루가 되기 쉽다.
일찍 일어나는 것은 이러한 일상적인 가치에서뿐만이 아니라 종교적인 수행에도 대단히 중요하다.
부처님을 비롯한 대부분의 성현들은 새벽에 종교적인 영감을 얻었다. 또한 정통적인 세계의 모든 종교들도 명상이나 기도 또는 종교의례 등은 모두 새벽에 행한다.
어떤 사람은 저녁에 종교의례를 행하는 종교는 잡귀를 상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이비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의 진위여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새벽에 수행하는 명상이나 기도가 더욱 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오랜 종교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3) 옆으로 누워서 잔다
인간과 같은 모든 포유동물은 내장이 척추에 수직으로 매달려 있다. 똑바로 눕거나 엎드리면 내장이 압박되므로 당연히 기능이 떨어진다.
그래서 공자는 시체처럼 똑바로 누워서 자지 말라고 했다. 소크라테스는 오른쪽으로 누워자면 형이상학적 사고를 하고, 왼쪽으로 누워 자면 형이하학적 사고를 한다고 했다. 인간답게 살려면 오른쪽으로 누워 자야 한다는 뜻이다.
부처님도 오른쪽으로 누워서 자라고 했으며 그 자세로 열반에 드셨다. 그래서 모든 와불상은 모두가 오른쪽으로 누워 있는 모습이다.
인도 의학에서 보면 심신의 안정과 생명력을 보존하는 기능은 왼쪽 코로 숨을 쉴 때 활동이 왕성하다. 왼쪽 코가 활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오른쪽으로 누워야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불 또는 자동차 엔진 같은 왼쪽의 심장을 쉬게 하고, 물 또는 창고와 같은 오른쪽 신장 즉 명문(命門)에 정(精)을 모으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