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눈, 함박 웃음 천진불의 잔치

제 10회 전국어린이 부처님 그림그리기 대회

2007-10-06     관리자

“만약어린아이가 장난으로 여래의 형상을 그리거나 만들지라도 미래세에는 부처가 되리라.”
지난 ’95년, 어린이들의 가슴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부처님을 모셔주자는 어린이 포교의 원력으로 시작된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 그리기 대회’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그 동안 1만여 명의 어린이들이 참가했으니 그 작고 귀여운 손으로 직접 그리고 조각한 부처님 또한 1만 불(佛).
지금부터 10년 불사로 이루어진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 그리기 대회’라는 ‘만불전’에 가득한 형형색색 부처님의 자비로운 미소를 만나러 떠나보자.
제 10회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 그리기 대회의 장소는 본 대회가 처음 태어났던 경기도 여주의 목아불교박물관. 이틀 전 내린 비로 더욱 파란 하늘이 펼쳐지고 바람도 한결 싱그러운 5월 5일 어린이날.
이른 아침부터 천진불 어린이들이 부모님과 선생님의 손을 잡고, 또는 친구들과 어울려 해맑은 모습으로 속속 도착, 푸르게 솟아난 잔디밭과 나무 그늘 속에 가벼운 여장을 푼다.
너무 일찍 도착한 참가자들은 개회식에 앞서 잔디밭과 연못의 금붕어를 신기한 듯 구경하고 길놀이를 하고 있는 풍물소리와 함께 박물관 이곳 저곳을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구김 없는 웃음소리를 떨어뜨린다.
드디어 개회식, 어린이 참가자 856명을 포함한 학부모, 선생님 등 사부대중 1,500여 명이 함께 모인 가운데 조금 전의 떠들썩함이 순식간에 잦아들고 ‘삼귀의’ 등 식순에 따라 함께 손을 모은다.
박찬수(목아불교박물관 관장) 공동 행사위원장의 개회선언과 동시에 곳곳에서 커다란 폭죽소리와 환호성이 터지고 본격적인 그림 그리기가 시작되었다.
작은 새처럼 쉴 새 없이 재잘대던 어린이들은 어느새 심각한 표정(?)으로 그림 그리기에 빠져 들고 있었다. 크레파스화(유치부, 초등 1·2학년), 수채화(초등 3·4학년), 고무판화(초등 5·6학년)를 통해 저마다의 가슴 속에 간직한 부처님 형상을 정성스럽게 도화지와 고무판 위로 옮기는 모습은 미래 예술가의 탄생을 알리는 것이었다.
알록달록 채색을 마치거나 조각을 끝마친 아이들은 맛있게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고, 곧장 ‘우리놀이 10마당’으로 줄달음쳐갔다. ‘으랏차차 허리씨름’, ‘두껍아 두껍아’, ‘북청물장수’, ‘왕딱지 대결’, ‘꼬불꼬불 망차기’, ‘한마음 줄넘기’….
10회 대회에 맞추어 열 마당으로 구성한 놀이마당은 우리의 옛 전통놀이를 현대에 맞게 재구성한 것으로 박물관 안팎 열 군데에서 열리고 있었다. 제각기 먼저 참여하고 싶은 마당으로 참가자들이 흩어지자 각 놀이마당에서는 열띤 호응과 순간의 긴장이 묘한 균형을 이룬 가운데 곳곳에서 놀이마당 선물을 손에 들고서 즐거운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었다.
5월의 햇살 아래 2시간여 계속된 놀이마당 열 곳에 숨가쁘게 뛰어다니며 땀을 흘리던 참가자들은 불경(부모은중경, 목련경) 애니메이션 ‘달마의 시간여행’을 감상하며 잠시 땀을 식히기도 하였다.
그 시각 심사장에 도착한 800여 점의 작품은 일일이 양원종 선생님 등 심사위원(전연숙, 박종문, 이정협, 차한별) 선생님들의 꼼꼼하고도 세심한 평가를 거치는 진통의 진통을 거듭하면서 우뚝 으뜸상 등 본상으로 탄생하고 있었다.
이런 어려움과 긴장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대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108호인 목조각장 박찬수 선생님의 목조각 퍼포먼스 앞에 참가자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모여 앉았다. 곧이어 무대 장기자랑에서는 예선을 거친 개인·단체 60여 팀 가운데 엄선된 23개 팀이 무대에서 저마다 준비해온 장기를 자랑하느라 떠들썩한 한판이 펼쳐졌다.
합창과 율동, 댄스와 가요, 시낭독 등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장기자랑은 참가자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무대 아래서 지켜보는 참가자들은 무대 위의 뜨거운 열기에 웃음소리와 탄성이 교차했고 모두들 벌어진 입을 다물 줄을 몰랐다.
뜨거운 경쟁 속에 한마음상(단체 최우수상)은 능인선원 어린이법회에 주어졌으며 우수상은 자양포교원 어린이법회와 조계사 어린이법회에 돌아갔다.
드디어 벌어진 시상식, 수상자들이 한 명 한 명 무대 위로 오를 때마다 두근두근 가슴을 졸이며 지켜보던 참가자들은 아쉬움과 부러움, 기대감으로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수상자들은 뜻밖의 큰 상에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모든 참가자들의 박수와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영예의 우뚝으뜸상(문화관광부 장관상)은 물 위에 떠 있는 부처님을 짜임새 있는 배색으로 그려낸 이천 남초등학교 2학년 김희주 어린이에게 돌아갔다. 어린이들은 시상대의 상장보다도 멋진 자전거와 목아 선생님의 청동 삼매동자 부상이 더 부러운 눈치.
그밖에 으뜸상(봉축위원장상)은 커다란 손바닥 위에 덩실 춤을 추는 듯 팔을 벌리고 선 어린이를 표현한 독특한 상상력의 이천초등학교 6학년 엄지희 어린이에게 주어졌으며 각 학년별 으뜸상과 버금상, 기쁨상, 특별상 등 본상 18작품과 608명의 어린이들에게 보람상(입상)과 푸짐한 부상을 수여하였다(시상작 명단은 135쪽 기쁨 나누기와 www.bulkwang.org/grim.html 참조).
한편 이번 대회는 불기 2548년 ‘부처님 오신 날’ 최고의 마스코트이자 ‘자비의 사절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11명의 조계사 동자승이 참가하여 눈길을 끌었고, 40여 곳에 가까운 어린이 법회와 유치원 등 단체 참가가 늘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지난 해에 이어 바깥 나들이가 쉽지 않았던 어린이 보육시설인 진여원과 대전 자혜원 등에서 1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참석하여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되었다.
매년 장소 선정부터 일정과 프로그램, 상품 선정까지 수차례의 기획회의를 갖고 어떻게 하면 우리 어린이들이 부처님의 품안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해온 전국 어린이부처님 그림 그리기 대회가 10년 동안 횟수를 거듭하며 10주년 대회를 성황리에 회향했다. 돌이켜보니 10년 동한 한번도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없었으니 그야말로 부처님의 가피라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그리기 대회’가 10회를 맞이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2005년 제 11회 대회는 어떤 모습으로 태어날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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