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구경

2005-08-27     관리자

[시장 구경]


저는 마음이 울적하거나 무언가 그리울 때는 시장 구경을 곧잘 나갑니다.
시장은 언제나 북적이는 활력에 차 있습니다.
사람 사는 냄새도 가득 하며,
우리가 잃어 버렸던 아득한 옛날의 모습이 아직도 그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릴 때 어머님 손을 잡고 시장을 가노라면 저의 눈길을 가장 끄는 것은
이제 막 김이 무럭무럭 피어 나는 찐빵찌는 가게였습니다.



무럭무럭 피어나는 김 위로 몇 겹으로 쌓아 놓은 찐빵은
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경이롭고 배가 부른 일이었지요...


거기다 지나 가는 길목 곳곳에 얼마 안되는 나물이며
여러 잡화를 놓고 우리를 부르는 주름살 깊은 할머니 얼굴은
제게는 기억도 없는 돌아 가신 외할머니의 모습을 떠 올리게 했지요.


저는 네 발 달린 고기를 파는 정육간은 쳐다 보기도 싫어 하지만,
대야에 담긴 채 노닥거리는 미꾸라지며 문어며
이제 막 잡힌듯한 생선은 웬지 눈길이 자주 갑니다.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참 신기하고 귀여워서 그럽니다.



바다에서 사는 이런 생물은 그 모습이 다들 다르지 않습니까?
조개며 해삼이며 새우며 가재며 생선은 모두 하나도 같은 것이 없고 경이마저도 불러 일으킵니다.
또한 가끔씩 풍기는 바다 냄새는 잊어 버렸던 고향을 떠 올리게도 하고
(제가 자라던 부산에서는 바람만 불면 늘 실려 오던 그런 것이었으니까요!),
고향과 함께 잊어 버렸던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도 같이 떠 올려 줍니다.


각양색색의 모습으로 좌판에 진열된 생선이며 바다 식구들을 보면 이렇듯 신기해 하다가도,
이제 사람의 입으로 들어 가기만 기다리는 저들의 모습에 거의 언제나 저는 연민을 느낍니다.


저 녀석들도 다 형제 부모가 있을 것이고,
이렇게 잡혀 오기 전까지는 갯벌이 좁다 하고 바다가 내 집이다 하고 돌아 다니며 놀았을텐데,
어찌다 너희들은 이렇게 잡혀 와 이제는 생을 마감하게 되었는가?
정녕 중생은 슬픈 존재일까요?




마지막 숨을 몰아 쉬며 좁은 그릇에 몸을 누이는 문어의 모습은
또다른 우리의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그럴 때마다 저는 마음 속으로 늘 발원을 드리는 것으로 이별을 고합니다.



문어야!
부디 복있는 분의 좋은 먹이가 되어 그 분의 배고픔을 채워
그 분이 부처님 법 잘 닦는데 도움 되거라!
그 복으로 너도 다음 생엔 꼭 우리같은 사람이 되어,
부처님 정법 만나 부디 이 슬픈 생사윤회를 벗어나기 바란다!
잘 가거라, 문어야...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내 말을 알아 듣는지 모르는지 모르지만,
내 염불 소리 듣는지 안 듣는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좌판의 생선은 눈만 둥그러니 뜨고 있고,
어떤 생선은 이미 칼 솜씨 좋은 주인 아저씨 손에 갈기갈기 토막이 나 사라지고,
횟집의 생선은 놀기만 잘도 합니다...


이렇듯 시끌벅적하고 사람 소리 활기 찬 시장거리이지만,
시장을 돌아 다니다 보면 사실은 온 세상이 다 외로운 분들뿐입니다.


겉으로는 웃고 떠들고, 하나라도 더 팔려고
오가는 분들의 소매도 이끌고 온갖 목소리로 자랑을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모두가 외롭고 가엾은 분들뿐인 것입니다.



장사가 잘 되어 큰 돈 만졌다고 싱글벙글하며 돈을 세는 저 아저씨나,
날은 깜깜해지는데 아직도 좌판엔 못다 판 나물을 수북히 쌓아 놓고 한숨 짓는 저 할머니나,
내일 다시 해가 뜨면 고달픈 하루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
가엾고 외로운 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입니다.


지친 하루가 지나고 가족들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 따뜻한 방 안에 몸을 녹이는 것도 잠시,
다시 내일은 오고 우리는 또 일터로 나가야 하는 것.
윤회의 삶은 이다지도 고달픈 것입니다...



그래도 제가 아직도 끈질기게 시장을 자주 가는 까닭은,
이런 저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그 곳에는 아직도 희망이 넘치고 희망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희망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비록 보잘 것 없고 남루한 좌판에서일지라도,
나도 잘 살 수 있다!
나도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
는 희망의 소리를 저는 시장에 갈 때마다 늘 듣습니다.


밤이 깊도록 생선 도마질 하는 저 중년의 아저씨 얼굴에도,
밥도 먹지 못하고 반죽으로 빵을 찌는 저 아주머니 얼굴에도,
내일을 기다리고 오늘을 열심히 사시는 분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삶의 밝은 희망'이 깃들여 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고 싶어 사실은 시간 날 때마다 시장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2의 IMF가 온다는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에, 저는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왜 그리도 힘들어 하시는 분은 많으며,
그런데도 왜 그리도 철없는 분들 또한 많은지, 아픔은 아픔을 물고 이어집니다.



정녕 정토는 멀고 중생 성숙은 아득하기만 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지혜롭고 행복한 날은 없는 것인지,
오늘은 그저 부처님만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퇴근 후, 저는 시장에 갈 생각입니다.
그 곳에 가서 생선에게 축원도 다시 드리고, 아는 분들에게 인사도 하고,
시간이 나면 제가 잘 가는 주막집(?)에서 얼큰히 술이라도 한 잔 하며,
마음씨 좋은 주인 내외 분과 세상사 돌아가는 이야기도 실컷 나누고 올 생각입니다.



왜냐구요?
중생계가 아무리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삶은 끝없고 우리의 희망도 끝이 없는 때문이지요...


普賢 合掌


*이 글은 2000 년 12 월 말에 쓴 글입니다.
저희 카페(http://cafe.daum.net/bohhyun)에서
사찰 순례 및 시골 5 일장 구경
[기차 번개 여행]을 내일 떠나게 되었길래
다시 한번 가져와 봤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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