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밝히는 책들

2007-10-06     관리자

기의 구조와 위락의 발견
하규용 지음


이 책을 읽으면 인체도 인드라망(제석천의 궁전을 장엄하는 그물망, 만물이 모두 씨줄과 날줄처럼 서로 상관관계를 갖고 연결돼 있다는 연기적 세계관)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는 연상을 하게 된다.
한의원에서 침을 맞을 때 보았던 벌거숭이 인형의 세로줄, ‘낡은’ 경락에 대한 설명은 오래 전부터 설명되어온 것이기에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거기에 더하여 횡으로도 기의 선이 줄과 띠 같을 것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위락의 발견’이라는 대목에서는 새로운 주장이기에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지만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리고 위락의 발견을 통해 저자는 조심스럽게 어떠한 중병도 치료가 아닌 ‘치유’될 수 있음을 설명한다. 인간의 육체는 불완전하며 모두 경락과 위락에 결함이 있으므로 분명 육체 어디엔가는 문제가 있고 병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완전무결한 완치란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 전제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치유의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위락의 급소 생성을 찾아 통증을 유발하는 방법, 누르거나 자극을 주는 방법 즉 기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방법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안마, 스포츠마사지, 물리치료, 침, 뜸, 목욕 등이 그 한 예이고 인체의 파동을 이용하거나 전기와 열을 이용하는 방법 등을 통해 악화된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한다. 새로운 주장을 읽는 것은 흥미롭다. 경락 대신 위락을 찾아 사용하게 될 거라는 저자의 주장을 귀 기울여 들어보자.

밥상에 도(道)가 있다
정세채 지음


우리는 보통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를 간식을 먹는다. 그런데 왜 부처님은 ‘세상의 일체의 법(法)이 식(食)으로 인하여 존재하고, 식(食)이 아니면 존재 하지 않는다(증일아함경)’고 하셨던 것일까. 하기야 쌀 한 톨이 밥상 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농부님네의 피땀 어린 정성과 어머니의 정성스런 손길이 있어야 하니 음식을 먹는 것이 그렇게 가볍고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 받습니다.” 음식을 먹기 전 외우는 불교의 이 오관게 역시 음식의 중요함을 매 끼니마다 알려주고 있는 것이리라.
『밥상에 도(道)가 있다』는 이 음식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책이자 현대인들이 쉽게 노출되어 있는 각종 질환에 대한 음식처방까지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는 보기 드문 책이다.
불교TV에서 화제를 모은 ‘정세채 교수의 선식건강법’이라는 방송 내용을 책으로 묶은 것인데 유명 큰스님들의 식습관과 선식에 관한 다양한 응용법, 다이어트를 위한 기능식 등 여러 가지 읽을 거리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장 ‘선식 건강법 아홉 가지 계명’은 그 소제목만으로도 훌륭한 식생활 지침서가 되어 그대로 옮겨본다.
거칠고 소박한 밥상을 양약으로 삼으라. 마음을 편안히 하고 식사를 하라. 골고루 먹고 오래오래 씹어라.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식사하라. 소식하는 습관을 만들라. 장을 비우고 마음을 비우라. 덜 짜게, 더 싱겁게 먹어라. 잠을 잘 자라. ‘안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