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노화와 불교 (1)

불교와 21세기

2007-10-05     관리자

부처님께서도 늙어감 즉 노화에 대해 많은 사유를 하시어 중생의 생로병사(生老病死)에 대해 깊은 고뇌를 하셨습니다.
현재 우리들에게도 노인 문제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것은 출산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장수하는 노인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세대별 인구 불균형과 비정상적인 인구 분포에 의해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많은 문제 가운데 길거리에 방황하는 노인들 문제 말고도, 젊은이들의 부양부담 과중, 국가 복지비의 과다 지출로 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아 전체적인 국민의 삶의 질이 저하된다는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노화에 대해 개념 정의를 하자면, 모든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불교의 제행무상(諸行無常)의 관점에서 보면 노화라는 것도 하나의 변화라는 의미에서 보면 명쾌한 개념 정의가 되기 때문에 중언부언할 것도 없습니다.
사전적인 의미에서의 노인이란 ‘늙은이’나 ‘나이 많은 이’로서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개념 정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학자들이 말하는 노인의 개념은 좀 더 복잡해집니다. 일반적으로 연령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와, 사회적·문화적·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는 견해를 가지는 경우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연령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60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는 경우와,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는 경우인데, 지금은 60세보다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는 추세입니다. 뉴가튼(Neugarten) 같은 학자는 노인들을 사회적·경제적·감정적 의존도와 요구, 건강 등을 기준으로 하여 노인 분류를 다시 젊은 노인(young old: 65∼74세), 노인(old: 75∼79세), 늙은 노인(old old: 80세 이상)으로 세분하여 설명을 하기도 합니다. 사회 문화적 배경을 기준으로 하면 더욱 복잡해집니다.
이혜원 씨에 의하면 노인이란 인생의 최종 단계에 돌입하면서 환경 변화에 적절히 적응할 수 있는 자체 조직의 결핍이 있는 사람이며, 자신의 통합능력이 감퇴되어 가는 시기에 있는 사람이며, 생활 자체의 적응 능력이 결손 되어 가고 있는 사람 등으로 사회 문화적 개념 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노인이란 생리적·신체적인 기능의 저하와 함께 심리적 변화가 일어나며, 사회적으로 지위와 역할이 상실되어 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의 추이는 세계가 다 같은 추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UN은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비율에 따라 국가를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4% 미만인 국가를 유년인구국가(young population), 4∼7%인 국가를 성년인구국가(mature population), 그리고 7% 이상인 국가를 노년인구국가(aged population)로 분류하고 있는데, 우리 나라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00년에 7%를 넘어 노인인구국가로 분류됩니다.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라고 하여 지금까지 불거지지 않았던 노인에 대한 문제들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떠올라, 후손들에게나 국가적으로 많은 부담을 주는 현상이 일어나고 14%가 되면 출산과 사망이 균형을 이루는 인구는 안정되나 노인 국가상태가 지속되는 사회를 고령사회라고 하여 북구의 스웨덴과 같은 나라가 됩니다.
우리 나라의 인구 추이로 보면 2020년에는 우리도 고령사회에 도달합니다. 장수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백 년이 넘게 걸려 고령화 사회가 된 데 비해서 우리는 노령화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매우 짧은 기간에 급속하게 도래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고, 국민들이 갖는 전통적 노인관에 대한 틀을 벗어나지 못해 사회적 인식도도 낮아 이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교가 이에 대한 치유를 담당해야 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 불교에서는 노인 문제에 대해 많은 공헌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노인의 복지시설 같은 것을 다른 종교와 수평적 비교를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만 양적인 면에서 보면 상당히 미흡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근래에 와서 우리 불교계에서 노인복지에 대한 관심의 제고로 많은 교구본사에서 불교노인병원의 설립, 불교치매병원 운영, 불교사회복지관 운영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설이 있다고 하여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거기에 합당한 불교적 프로그램의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면 관계상 다음 호에는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자가 연구한 내용을 토대로 노인의 심리적 갈등 현상을 불교적인 시선에서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장으로 꾸며볼까 합니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