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2005-04-25     관리자

[불교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불교를 좀 아신다는 분이나 깊이 공부하시는 분들을 만날 때 저는 안타까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것은 재가자뿐 아니라 출가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교 공부를 하는 목적이 대부분 깨달아 부처 이루겠다든다 아니면 한 마음 밝혀 일체 고통에서 벗어나겠다는 말씀입니다. 신행 수기를 보아도 크게 이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불교를 믿고 불법을 공부하는 것은 그런 데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불교를 공부하는 것은 마음 밝히면 윤회 생사에서 벗어난다든가 경전 해석을 이렇게 해야한다 이런데 있지 않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밝히신 모든 삶의 근본 자리, 그리고 삶의 본래 모습을 알아 그 밝은 빛으로 세상 구석구석의 어둠을 없애고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고통에서 벗어나고 모두를 해탈의 세계로 이끌기 위한 것입니다.
(이를 원효스님은 歸一心源, 饒益衆生 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비할 수 없이 밝디 밝습니다. 또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일체 존재의 기장 근본자리에서 모두를 바라 보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같은 가르침입니다. 부처님의 자리에서 세상을 바라볼 때,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없고 사라지지 않는 어둠이 없습니다. 그렇게 참으로 귀하고 완벽한 가르침을 그저 경전 자구 해석의 차원이나 내가 해탈하는 차원에 머무르게 한다면 부처님의 참뜻을 왜곡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 무량 겁을 수많은 부처님이 출몰하시는 것도, 생사 윤회를 싫어하지 않고 수많은 보살들이 사바 세계에 오시는 것도, 모두 일체 중생을 안락하고 일체 중생의 어둠을 없애어 모두를 영원한 행복의 세계로 이끌어 주시기 위함입니다. 단지 수행으로 나만 근원 자리로 돌아가고 옛 조사들의 뜻이 어떻다는 것을 알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뜻이나 알려주려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하루 하루를 어둠 속에서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하는 저 우리의 님들. 그 안타깝고 서러운 님들의 어리석음과 어둠을 완전무결한 부처님의 만병통치약으로 밝혀, 어째서 그런 삶이 왔으며 어떻게 그런 삶을 벗어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고통과 어리석음, 어둠에서 벗어나 밝은 삶, 해탈의 길로 갈 수 있는지를 알려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문제는 단지 사춘기적인 인생 고민만 아니라 자식의 문제일 수도 있고 부부 간, 친척 간의 갈등일 수도 있으며 신체적 병이나 고통, 금전적인 아픔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처님 가르침은 이런 일체를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쓰지 못하고 단지 막연한 성불이나 해탈의 곳에만 쓴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치 호랑이 잡을 칼을 요리에나 쓰고 있는 셈입니다.


이웃의 고통, 고민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각오 아래 어떻게 하든 그들의 아픔을 해결해 주겠다는 뜨거운 자비와 애정으로 이웃들을 향해 나갈 때, 비로소 부처님 가르침은 죽은 화석이 아니라 용솟음치는 생명으로 우리들에게 회향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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普賢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