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세계, 보이지 않는 세계

2005-03-05     관리자

[보이는 세계, 보이지 않는 세계]



이 세상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단절되거나 본질의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세상은 보이지 않는 세계로부터 보이는 세계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보인다, 보이지 않는다는 물질의 크기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령 바이러스는 육안으로는 볼 수 없지만
고도로 해상력이 뛰어난 현미경으로는 볼 수 있습니다.
또 원자나 원자를 구성하는 양자, 그리고 그 원자를 구성하는 미립자는
보이지는 않지만 근본적으로는 물질이기 때문에 19 세기에는 몰라도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현대에서는 측정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세계는 문명의 발달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측정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본질적으로 볼 수도 측정할 수도 없는 세계를 말합니다.
그런 세계에서 보이는 세계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완전히 비유가 같을는지 모르지만, 우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주는 가시적인 별들 외에 이 별을 탄생시키는 성간 물질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우주를 구성하는 주 물질은 놀랍게도 이런 것들이 아니라
'암흑물질(dark matter)'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지구로부터 5000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이 암흑물질이 최초로 실지로 발견되었다는 신문 보도가 있었지요).


암흑 물질이 우주의 70 % 이상을 구성한다는 것입니다.
암흑물질이 우주 같은, 보이는 세계의 주요 구성물이라면,
보이지 않는 세계를 구성하는 주류는 '마음(혹은 정신)'입니다.


크게 보아 보이는 세계를 연구하는 것이 과학이라면,
보이지 않는 세계를 연구하는 것은 종교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보이는 세계가 나오기에
과학과 종교는 근본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같을 수밖에 없고,
그들이 발견한 진리 역시 같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종교적 관점 없이 과학만을 연구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보이는 세상과 보이지 않는 세상의 관계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종교가, 과학자들이 그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인류에 오히려 해를 끼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것은,
모두 이 둘을 따로 보거나 다른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돈만 아는 과학자, 연구를 위해서는
인간 마저 실험 도구로 사용해도 된다는 사고 방식은 모두 이런 데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와 반대로, 과학을 모르고 종교만을 지향하는 것도 대단히 위험합니다.


마취 기술이 처음 소개되었을 때 신학자, 종교가들이
마취란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고통의 은총을 배반하는 위험한 신성 모독 행위라 하여
마취 없이 수술할 것을 강요하였다거나,
1650 년 아르마의 대주교 어셔가 구약성경에 의거하여
세상의 창조는 기원전 4004 년에 창조되었다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주장은,
(심지어 '라이트푸르트라'는 분은 한술 더 떠
우주의 창조는 10 월 23 일 오전 9 시라고 시간까지 정확히 계산했다지요)
모두 종교의 과학성을 망각하는 데서 나오는 행동입니다.



보이는 세계를 연구하는데는 관찰과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관심이 나 아닌 외부, 밖으로 향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세계는 그런 방법으로 알 수 없습니다.
그 대신 느낌, 또는 직관(直觀)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관심이 나, 또는 나의 내부로 향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마치 눈 먼 검객이 검술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정상적인 검객은 상대를 관찰하고 어떤 행동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분석, 예측하여 자신의 검술을 펼칩니다.


그러나 눈이 보이지 않는 검객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오직 귀에 들려오는 상대의 발자국 소리, 호흡,
그리고 마음에 느껴오는 상대의 살기에 의해 자신의 몸 돌릴 곳을 찾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는 것은 보이는 세계를 볼 때와 그 방법이 다른 것입니다.
외부 지향적인 사고 방식은 보이는 세계를 관찰하는 데는 뛰어날지 모르나
보이지 않는 세계는 볼 수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려면
사고(思考)나 생활 방식이 나의 내면을 향해야 합니다(대표적인 방법이 '명상'입니다).


또 일정 기간 어느 정도 외부와의 단절도 필요합니다.
TV 가 오늘 날 주요 오락 수단이긴 하지만 비판을 받는 것은,
TV는 우리를 끊임없이 밖으로 향하게 하기에 그렇습니다.


우주가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에서 탄생하듯,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보이는 세계가 나오기에 우리의 마음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마음이 어떤 에너지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현상계의 전개가 달라집니다.



불교에서 대단히 중요하게 설해지는
'마음이 이 세상을 만든다(一切唯心造)'.
'마음이 모든 일의 근본이 된다(心爲法本)'
'그 마음이 깨끗하면 온 국토가 청정해진다'
(若菩薩 慾得淨土, 當淨其心. 隨其心淨 則 佛國土淨) 는 말들은
모두 이러한 이유에서 나온 가르침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시아본사아미타불


普賢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