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수행의 리모델링

특집 | 일과 수행

2006-11-12     관리자

우리말 사전에도 아직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 않지만, 그래도 생소하지 않은 외래어가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단어가 리모델링입니다. 리모델링(Remodeling)의 정의를 인터넷 우리말 사전에서의 표현대로 하자면, 낡은 건축물을 그 골조는 그대로 둔 채 배관·설비·마감재 따위를 교체하여 완전히 뜯어 고치는 일이라 표현합니다.

근래에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회자되는 재단장, 재건축(Reconstru-ction)은 차라리 광풍입니다. 국가경제의 운용, 사회적인 모순, 개인 자산관리, 동산, 부동산의 리모델링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과 신행활동 등 모든 곳에서 그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우리 재가불자의 수행에도 리모델링 바람이 서서히 몰려와 변화가 느껴집니다.

인터넷상에서의 활발한 커뮤니티의 활동은 이러한 변화의 한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평균 연령 50~60대 불교계의 현실에서 이제는 젊은 세대들의 많은 참여로 리모델링의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각종 법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수행의 좋은 방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의 경우는 매주 일요법회 합창단 음성공양과 온·오프라인을 적절히 활용하는 폐사지 탐방·순례의 전법활동으로 참여의 폭을 넓혀가는 것을 수행으로 삼고 있습니다. 사실 보살님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법회에서 함께 활동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 불광은 거사들 중심의 대원구법회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남성합창단 법등이 있어 불광마하보디합창단 음성공양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순간이 수행의 시간

광덕 큰스님께서 이르시길 “수행은 모든 시간에 하는 것이며, 자기 생명을 참되게 살아가는 것이 수행일진대 수행은 살아있는 모든 시간이 수행시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일정한 시간에 일과수행의 시간을 정해 정근하는 것은 모든 생활이 수행이 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아울러 정해진 시간의 일과수행뿐만 아니라 생활하는 모든 시간에 항상 밝은 마음과 바른 말과 바른 행을 닦아갈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바쁜 일상사 중에 일정한 시간을 내어 수행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막상 결심은 하지만 여러 가지 사유로 포기하거나 마음을 놓치거나 사정이 있어 부득이 어쩔 수 없었다고 이유를 붙여 방심하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요즈음 사람들은 대체로 단체에 소속되기를 주저하고 자유스럽게 행동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인지 불교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단체에 소속되어 수행하거나 그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활동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 또한 불광을 만나기 전에는(합창단의 음성공양에 참여하기 전에는) 그런 초파일 불자(부처님 오신날이나 특별한 날에만 절에 와서 연등 달고 기도하는 불자를 지칭)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마하보디합창단의 일원으로 매주 일요법회에서 노래를 하면서 적극적인 전법 수행자가 되었습니다.

노래는 감성의 언어입니다. 그래서 말이나 문자와는 달리 새로운 이해와 공감형성이 쉽게 됩니다. 광덕 큰스님께서는 “음성공양은 믿음을 성장시키고 기도를 심화한다. 그리고 가사에 담긴 법문을 깊이 이해하여 공감대를 빨리 형성해주고 기쁨을 준다.”라고 하셨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노래로써 전한다는 것은 좋은 전법 방법이 되고 수행에도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환희심에 주변에 많이 권하고 있지만, 바쁜 일상에 시간 내기가 무척 부담스러운지 안타깝게도 선뜻 응하시지 않으십니다.

더불어 하는 수행모임에 적극적인 참여를

‘일과 수행이 둘이 아니다’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러나 바쁜 일과를 살아가야 하는 재가불자들이 어떻게 자신의 일상을 조화롭게 영위하면서 살아있는 모든 시간을 수행으로 영위해갈 것인가 하는 것은 고민 중의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든 생활이 수행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는 도반들과 나누는 모임 참여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아울러 인터넷 정보매체의 활용은 바쁜 일상생활에서의 일과 수행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분명 불법 수행의 새로운 모델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새로이 개편된 불광사 홈페이지의 신행 커뮤니티 공간인 지대방의 탄생은 법우들간의 긴밀한 연락망이나 신행소식 전달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이제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운영자로 활동하는 지대방이 불교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이하 불사모)입니다. 지난 달에 그 첫번째 공식 행사로 충남 서산 보원사지 탐방과 마애삼존불, 개심사 순례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하여 탐방·순례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좋은 인연으로 만난 ‘불사모’는 잊혀져 가는 불교문화 탐방, 순례로 부처님 법 다시 알고 부처님의 향기를 마음에 담아, 방심하여 마음을 놓치는 형제들에게 마음을 함께 모으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

부처님 법을 배우는 사람은 큰 믿음과 바른 이해의 기초 위에서 끊임없는 수행이 있어야 하겠고 수행에 따라 믿음과 이해도 보다 성숙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힘센 기러기라도 높은 창공을 혼자 날 수는 없다고 합니다. 함께 무리를 지어 날 때 더 높이 더 멀리 날 수 있다고 합니다. 나 홀로 하는 수행보다는 더불어 함께 하는 수행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우리의 불성을 밝히고 법을 전하여 불국토를 성취하는 근본원을 실현해봅시다. 이참에 진실한 수행모임에 적극 동참하는 마음 리모델링을 통해 전법의 수행을 함께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머릿속에 노랫말 음성이 들려옵니다. 입술이 달싹달싹 합니다.

부처님의 법 크고 넓어
듣고 얻기 어려워
그 법 얻을 때까지
지혜공양 올리오리다
부처님의 가르침 한없고
깨우침이 멀다 해도
그 가르침 배울 때까지
정진공양 올리오리다

서암 장병휘|경북 풍기 출생. 제천고를 졸업, 홍익대 환경설계학과 공학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리모델링·인테리어 전문건설업체 ㈜인터건축디엔씨 대표 겸 인터건축사사무소 소장으로 일하면서 불광 마하보디합창단 활동 및 불광 지대방 ‘불사모’ 운영자로 열심히 수행정진해가고 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