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좋아요!”

2001년 어린이날·불기 2545년 부처님 오신 날 기념 제7회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 그리기 대회/어린이들을 위한 축제의 장

2007-09-28     관리자

어린이 마음에 불심을 키우고 가슴가슴마다 부처님을 모시기 위한 어린이 포교의 원력으로 시작된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 그리기 대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어린이날을 맞아 월간 불광과 목아불교박물관, 법주사 주최로, 1,450여 년의 역사가 숨쉬고 있는 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속리산 법주사에서 1,500여 명의 어린이, 학부모, 선생님 등 사부대중이 함께한 가운데 흥겹게 펼쳐졌다.
서울, 경기 지역에서만 열렸던 지난 6회 대회까지와는 달리, 이번 제7회 대회는 전국의 지방 어린이들에게도 폭넓은 참여의 기회를 주기 위해 중부권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속리산 법주사까지 발걸음을 내디딘 뜻깊은 나들이였다. 또한 이번 대회부터는 우편을 통한 그림 접수를 실시해, 멀리 부산, 광주, 제주도의 150여 명 가까운 어린이들이 손쉽게 참여하여 전국의 어린이들과 함께 그림 솜씨를 겨루었다.
오전 9시가 넘으면서 고요한 산사의 적막을 깨고 아이들의 투명한 웃음소리에 법주사 경내가 조금씩 들썩이기 시작하였다. 제일 먼저 법주사 인근의 보은 삼산, 동광, 수정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입장하였고, 청주와 대전을 비롯해 천안, 조치원, 아산 등지의 천진불 동자들이 부모님과 선생님의 손을 잡고 해맑은 모습으로 도착하여, 법주사를 둘러보며 자리를 잡고 그림 그리기 준비를 하였다.
개회식에서 법주사 주지이신 석지명 스님은 “부처님을 그리는 공덕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최상의 선업(善業)을 쌓는 일입니다. 우리 어린 불자들이 건강하고 훌륭하게 성장하여 불국토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며 축사를 하였고, 심사위원장 범주 스님(달마선원)은 “잘 그리려는 욕심보다는 신나는 대로,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세요. 천진한 마음으로 그리는 그림이 가장 좋은 그림입니다.”라며 심사기준을 들려주었다. 이어서 박찬수(목아불교박물관 관장) 공동 행사위원장의 개회선언과 동시에 무대 앞에서 축포가 터지자, 어린이들의 환호성과 함께 제7회 전국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가 시작되었다.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어린이들은 곧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고, 정성을 다해 가슴 속에 간직한 저마다의 부처님 형상을 도화지 위로 옮겼다. 지난 해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된 목판화 부분은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쉽게 조각할 수 있는 고무판화 부문으로, 3·4학년은 수채화 부문, 1·2학년과 유치부는 크레파스화 부문으로 각각 나뉘어져 저마다의 부처님을 그려내기 시작하였다.
어느새 알록달록 채색을 마치거나 조각을 끝마친 아이들은 맛있게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고, 놀이마당 ‘출발 보리팀’ 6개 종목이 펼쳐지는 장소로 달려갔다.
놀이마당은 ‘뿅망치 서바이벌’, ‘윌리엄텔 따라잡기’, ‘꼬마자전거 경주’, ‘릴레이 3점슛’ 등 다양한 놀이로 펼쳐져, 다시 한 번 전국의 어린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음껏 뛰놀며 건강한 땀을 흘렸다.
특히 도장 숫자가 적힌 과녁을 향해 활을 쏘는 ‘윌리엄텔 따라잡기’에는 길게 줄을 서며, 한 발 한 발 활을 쏠 때마다 기쁨과 아쉬움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각 종목마다 우수한 성적을 올린 어린이들은 캐릭터 도장 숫자에 따라 푸짐한 선물(질경이 우리옷, 생활한복 짱아, 바랑, 영어 비디오 테잎, 롯데월드 민속박물관 초대권, 동자승 인형, 축구공, 농구공 등 총 4,000여 개)을 한아름 받아들고는 엄마, 아빠, 친구들에게 자랑하느라 상기된 표정으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한편 무대에서는 방인숙(경기민요 57호 전수자) 선생님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평택 부용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이끌고 흥겨운 민요공연과 사물놀이를 선보였다. 원반을 막대로 돌리며 허공에 던져 다시 받는 재롱까지 곁들여 대회 참가자들은 물론 관광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무르익은 분위기와는 달리 범주 스님을 비롯한 이성도(한국교원대학교), 이정오(대전시 무형문화재 11호 단청장) 선생님 등 7명의 심사위원들이 전체적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작품 수준 때문에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한편 무대에서는 평상시에 갈고 닦아온 재주를 뽐내는 장기자랑이 열렸다. 찬불가와 동요를 귀여운 율동에 맞춰 깜찍하게 부르는 아이도 있었고, 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조성모 같은 가수들을 똑같이 흉내내 폭소를 자아내기도 하였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기쁨상 7작품이 추가되어 본상 22작품과 한마음상 단체 3곳을 선정했고, 613명의 아이들에게 보람상(입상)을 수여하였다. 영예의 우뚝 으뜸상(문화관광부 장관상)으로는 아산에서 온 동덕초등학교 3학년 김동훈(쌍용선원) 군이 수상하였다.
김동훈 군의 작품은 법당 안에 모셔진 부처님을 그린 것으로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법당 건물의 지붕과 처마, 문짝 등이 섬세하게 표현되었고, 무엇보다도 엄숙하고 자비로운 부처님이 아니라 자신의 눈높이로 바라본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는 부처님을 그렸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얻었다. 부상으로는 21단 MTB자전거와 중요무형문화재 108호 목조각장인 박찬수 선생님의 목조각품이 수여되어, 함께한 친구들로부터 커다란 부러움을 샀다.
올해 대회는 서울, 경기 이외의 지역에서 열리는 첫 지방 대회로서, 비록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고속도로 정체 등으로 참가 인원이 지난 대회에 비해 다소 적었지만, 불교계의 큰 행사를 접해보지 않은 지방 어린이들에게 불교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고, 부처님 그림 그리기 대회가 전국의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로 자리잡는 출발점이 되었다는 데 많은 분들이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불광사, 봉은사, 능인선원 등 서울에서 출발한 수백 명의 어린이들이 고속도로가 막히는 바람에 5∼6시간이나 걸려 법주사에 도착하는 등 어린이날에 뜻하지 않은 고생을 하게 되어 행사 관계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그림을 그린 후, 놀이마당에 참석하여 부처님 품 안에서 즐겁게 뛰어놀며 어린이들만의 천진스러움을 터뜨리는 모습이어서 안타까운 마음을 오히려 다독여주는 듯했다.
전국어린이 부처님 그림 그리기 대회가 일곱 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은 분들께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내년 제8회 대회는 이번 대회의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좀더 알찬 어린이들만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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