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불교 문화의 현주소 세계 최대 청동 좌불상을 뵙고 와서

보현행자의 목소리

2007-09-28     관리자

서울 에서 경부선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거리에 인접한 세계 최대 규모의 청동좌불상과 국내 최대 규모의 대웅전을 자랑하는 각원사는 천안시의 동북쪽 안서동 태조산(300m) 중턱에 위치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이름난 명승지이다.
진입로를 따라 우측 산자락 밑에는 작은 연못과 나무그늘이 있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무량공덕 계단의 의미(108번뇌 소멸, 아미타불 부처님의 48원, 관음보살 32응신, 12연기법, 불법승의 3보)를 생각하며 총 203개 계단이 끝날 때쯤, 태조산이 위풍당당하게 천하를 호령하듯 동서남북으로 병풍처럼 어깨를 나란히 우뚝 서 있고, 등성마루에는 대자대비의 온화한 미소로 세상을 말없이 굽어보고 있는 좌불상 청동대불이 죄악과 번뇌를 일깨우게 하는 듯했다.
장엄하고 엄숙한 위용에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낮추어 합장을 한다. 좌불상의 뒷모습에서는 가사장삼을 걸친 고행하는 노스님의 서릿발 같은 지조와 고뇌가 느껴지는 듯하다. 대웅전의 삼존불이 인자한 어머니 같다면 청동대불은 높고 원대한 호연지기를 꿈꾸는 장부의 기상을 보는 것 같다.
청동대불은 전국 불자들의 성금으로 남북 통일의 염원을 담아 대원(大圓) 큰스님께서 77년 5월에 봉안하였다고 한다. 77개의 연꽃봉우리 안에 앉아있는 청동대불의 무게는 60톤, 높이 14m, 둘레 30m, 무릎과 무릎의 거리가 10m, 귀 길이가 1m가 넘고 손톱이 30~40㎝이다. 세계 최대 규모로 아미타 부처님, 곧 극락세계 부처님을 의미한다.
청동대불의 우측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 건물로 만들어진 대웅전은 10년이 넘는 대불사 끝에 96년 10월에 완성되었고 총면적이 200평이다. 아름답고 섬세한 문양, 손끝의 감각으로 빚어 놓은 듯 형형색색의 정교한 색채가 마음을 휘어잡는다. 대웅전에 봉안된 삼존불은 인자한 불자의 고뇌를 시원스럽게 씻어주는 듯하다.
대웅전 앞뜰에는 2층 누각으로 만들어진 태양의 성종루, 무게 20t, 높이 4m가 넘는 대범종의 은은하고 청아한 종소리에 무겁던 마음이 평온해진다.
끝없이 광활하게 펼쳐진 잔솔밭에는 잣나무, 소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산매화 등 짙게 우거진 녹음이 시골 뒷동산처럼 자연 그대로의 신선함이 잘 보존되어 있다. 솔 향기에 취해 시원한 소나무 그늘 아래서 약수 한 사발을 마시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여기가 말로만 듣던 명당터가 아닌가 싶다.
탁트인 시야 사이로 천안 시내가 손에 잡힐 듯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까치가 둥지를 틀고 번식을 하는가 하면 다람쥐와 예쁜 청설모들의 재롱도 구경할 수 있다. 야생동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어 숲 속이 생동감을 느끼게 했고 도심에 찌든 눈과 머리, 마음을 맑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점심 공양으로 산채 비빔밥 한 그릇을 대접받고 보니 식욕이 솟는 것 같다. 소년교도소와 제방교도소에 법회와 보시를 자주 하시는 큰스님의 법력 때문인지 많은 불자와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각원사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청동 좌불상의 넉넉한 자비와 대원(大圓) 큰스님의 후덕한 인정 때문이 아닌가 싶다. 청동대불 부처님을 뵙고 하산하는 발걸음은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가볍고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것 같다.
우리 불교문화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명승지 각원사로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