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마을 솟틀부락

보현행자의 목소리

2007-09-28     관리자

경기도 가평군 외서면 하천리 420번지에 있는 이곳 솟틀부락은 먼 옛날부터 절터골로 불리워진 명당자리로 가마솥처럼 생겼다고 해서 솟틀부락이라고 불리워졌습니다. 옴팍하게 패어진 골짜기 끝까지 하루종일 햇볕이 따스하게 비추는 이곳에는 현재 15세대의 불자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습니다.
만여 평의 골짜기에 한 집 두 집 불자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것은 13년 전 현우 스님이 이곳에 들어오시면서부터입니다. 솟틀부락 녹야원의 주지이시기도 한 현우 스님은 출가하시기 전부터 평소 ‘기도하고 생활하면서 사는 불자마을’을 꿈꾸어오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이곳 솟틀부락이 인연이 되어 들어오셨고 스님과 인연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들어와 살다 보니 어느새 불자마을이 된 것입니다.
골짜기 초입에는 부처님을 조성하는 ‘혜성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부처님의 모습을 꼭 닮으신 불모(佛母) 김용섭, 김문섭 두 형제가 주물로 수많은 부처님을 탄생시키고 계십니다. 그리고 멀찍이 한눈에 보이는 골짜기의 맨 위 중앙에는 녹야원이 자리잡고 있고, 그 앞 야외법당 아미타 부처님은 언제나 저희들을 굽어보고 계십니다.
그리고 녹야원 건너편 양지 바른 곳 ‘불광미술원’의 박갑용 원장님은 수많은 부처님(탱화)을 쉼없이 그려내시면서, 미술원 뜰 한모퉁이에는 아들 룸빈과 딸 선나의 예쁜 꽃밭도 만드셨습니다.
맑은 전원 속에 22평의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예쁜 꽃들을 가꾸며 두 자매가 함께 살고 있는 구경안 보살님댁, 현대조각을 하는 젊은 조각가의 작업실, 사이버 공간의 네티즌을 위한 포교를 하겠다며 열심히 홈페이지를 만들고 계신 30대의 젊은 거사님도 이곳 솟틀부락의 가족이십니다.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 딸 지선과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지영이는 모두 이곳에서 태어나 눈오고 꽃피는 들길을 걸으며 한여름에는 매미와 새들의 울음소리에 콧노래를 부르고, 가을에는 구르는 낙엽을 밟으며 학교를 오가고 있습니다.
아내 홍련화 보살과 저는 얼마 전 이곳에 재래식의 불한증막(전화 031-585-6255)을 지었습니다. 익산 황등석 2000개를 인도의 산치대탑 형식으로 쌓고 우리의 빨간 황토를 발라 만들어진 불한증막은 불자님들의 수행터로 심신건강을 돌보며 철야정진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휴게실겸 식당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먹는 구수한 된장찌개 맛은 잊을 수가 없다고들 하십니다. 녹야원에는 따로 요사채와 식당이 없습니다. 법회가 있는 날에는 불한증막과 식당이 요사채요, 식당인 셈이지요. 그리고 법회가 없는 여느 날에는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어 개인은 물론이려니와 주로 불교단체나 불자가족들이 철야정진을 하고 심신의 피로를 풀며 밤새 법담을 꽃피우는 곳이기도 합니다. 불한증막 옆에 지어진 ‘솟틀찻집’ 유리창으로는 울창한 잣나무며 밤나무들이 온갖 시름을 내려놓게 합니다.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는 이곳 솟틀부락은 10분~30분 거리에 명승지인 강촌, 설악, 대성리, 삼악산 등선폭포, 호반의 도시 춘천과 현리의 맑은 골짜기가 있어 쉬어가기에 좋은 곳으로 근기와 인연에 따라 생활불교 도량으로 봉사, 창업, 휴양, 수행을 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불자공동체 마을이기도 합니다.
춘천국도를 달리다가 혹 마음이 닿으시면 방문하시어 불자마을 솟틀부락의 잣나무향기와 함께 부처님의 향음을 마음껏 누려보시기 바랍니다.
불자마을 솟틀부락에서 원각 송민철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