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수행은 염불로 부처님 가피를 얻고 난 뒤 해야

2004-10-07     관리자

[주력 수행은 염불로 부처님 가피를 얻고 난 뒤 해야]



불교를 처음 접하거나 수행이 그다지 깊지 못한 분들이 수행법으로 주력(呪力)을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 때마다 저는 주력보다는 염불을 먼저 하도록 권합니다.
주력 수행은 독경이나 염불로 부처님 가피를 얻고 난 뒤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첫째, 주력은 공덕의 성취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마치 한꺼번에 복이 닥치면 감당하기 쉽지 않듯,
공부에 힘이 붙지 않은 상태에서 공덕이 밀려 닥치면
초심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휩쓸려 가기 쉽습니다.


자기 나름대로의 뚜렷한 견처(見處)가 있지 않은 상태라
자칫하면 주력의 힘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어린 아이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격입니다.


둘째, 주력에는 주술적인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대 인도의 주술이 불교에 흡수되면서 많이 정화가 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주력에는 주술적인 면이 다소 남아 있습니다.
그런 주술적 요소가 공부가 바로 서지 못할 경우
은연 중 스며들어 수행자를 그릇되게 하는 것입니다.



주력 공부에는 지계(持戒)가 다른 어떤 수행보다 엄격히 요구되는데, 아마도 이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또 엄밀한 주력 수행에는 일정 기간 동안 목욕 재계를 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어야 하며 부처님 전에 향을 사르는 등의 복잡한 의식이 요구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있으리라 봅니다.


이런 주술적 요소는 흐린 마음, 어두운 마음이 있을 때 더욱 잘 파고듭니다.
병이 들거나 몸이 허약할 때, 또는 지나친 후회, 욕심이 있을 때 남에게 속기 쉽고 빙의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건강하지 못한 몸과 마음에는 주력이 밝아지는 수행이 아니라 대단히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자주 읽는 천수경은 다라니 위주의 원본 천수경에는 없는 발원과 염불이 삽입이 되어 있습니다. 다라니를 외우기 전에 관세음보살의 비원(悲願)을 발하고 여러 부처님의 명호를 같이 불러 불보살의 가피를 발원한 후에 비로소 다라니를 외우게 하는 것입니다.


다라니의 공덕이 엄청남에도 불구하고
왜 굳이 옛 선지식들께서 그렇게 각색을 새로 하셨는지 한 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



또한 밀교 수행이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티벳에서도 수행자가 바로 밀교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먼저 현교를 수십 년 공부하여 충분히 득력을 이룬 뒤에야 비로소 밀교의 가르침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짧은 인생에, 어찌 보면 수십 년의 소중한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않나 의심이 들 정도로 수행 체계를 왜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 놓았는지, 이 역시 한 번 같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주력 수행에서 자신의 근기에 맞는 주력을 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력은 종류가 다양한데 아무 것이나 택해서 할 것은 못 됩니다.
반드시 눈 밝은 스승의 지도 아래 근기에 알맞은 주력을 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수행에 비해 주력 수행자가 그다지 많지 않은 우리나라 현실을 볼 때,
그렇게 눈 밝은 스승을 쉽게 만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어찌 보면 주력은,
소위 팔자(?)가 세거나
(이런 분일 수록 주력 수행이 매력적으로 다가 와 주력에 매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분들은 주력의 주술적인 면,가령 신통 등을 입기 쉬운데 ,
이는 바로 몸과 마음을 망치는 일입니다.
따라서 그야말로 눈밝은 선지식의 지도가 꼭 필요합니다'

팔자가 없거나 밝은 분들은 굳이 주력을 할 필요을 못 느낍니다.
그런 거 없어도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요.
오히려 주력을 하면 다른 수행보다 힘이 더 드는 수도 많습니다)

선근이 깊어
금생에 하루 빨리 힘을 얻어 중생 제도에 나설
대비심 깊은 선지식들에게 합당한 수행법은 아닌가 합니다.

근대의 비증보살이신
수월 스님이나 용성 스님이 모두 다라니로 힘을 얻은 것은 그런 연유일 것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저는,
아직 수행의 힘이 미약한 초보자는 가급적 주력 수행을 피하고
위험도가 적고 불보살의 가피가 넘치는,
간경이나 염불 수행이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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普賢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