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묘법연화경

빛의 샘 - 나를 변화시킨 책

2007-09-27     관리자

나는 금강경 다음으로 법정 스님이 번역한 화엄경을 즐겨 보곤 하다가 우연히 대구 북성로에 있는 대성사에서 실시하는 법화경 산림법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그 때 열흘간 설법하는 중에 회향하는 날이 내가 송광사 수련대회에 가는 날이라 참석할 수가 없었는데, 회향날에 우리가 같이 보던 법화경을 나누어 준다고 하길래 아쉬웠지만 수련대회 다녀와서 한 권 받을 생각이었다. 그 법화경이 내가 본 다른 책들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었다.
그런데 수련대회를 다녀오니 그 법화경이 한 권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대구 반월당 일대의 불교서점을 샅샅이 뒤져서 마음에 드는 그 법화경을 찾았지만 구하지 못하고 끝으로 삼영불교서점에 들렀다. 그 책은 없었지만 마음에 드는 세 종류를 앞에 놓고 망설이다가 결정할 수가 없어서, 그 곳 주인한테 한 권을 선택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제일 가격이 싼 책을 골라주었다.
내가 서점주인이면 당연히 비싼 걸로 골라주지 싶은데 왜 제일 싼 걸로 권하냐고 물었더니, 정성이 아주 많이 깃든 책이라고 했다.
그 책의 번역자인 석묘찬 스님은 책이 출간되기 전에 열반하셨지만 스님이 그 책을 번역할 때 경남 진양군에 위치한 해룡사에 머물렀었는데, 정말 옆에서 봐도 신심이 절로 우러나올 정도로 지극히 공을 들여 그 책을 번역했다고 한다.
필자는 그 책으로 그 후 몇 년 동안 아침저녁으로 얼마나 많이 독송했는지 모른다. 한글본과 한문본이 합본으로 되어 있는데, 나는 한문본으로 사경(寫經)을 한 번 하고 독송을 할 때는 한글본으로 했다.
분량도 많고 어려운 단어도 많았지만 사경을 하면서 지극히 마음이 안정되어 갔다. 독송을 할 때는 자고 일어나서 약 한시간, 잠들기 전에 약 30분에서 한 시간 가량 했다. 횟수를 헤아리지 않고 독송했으며, 나중에는 거의 외다시피 했다. 그 외의 시간은 늘 ‘나무묘법연화경’ 염송을 했다.
오랫동안 독송과 염송을 하며 느낀 점은 관세음보살과 나무묘법연화경과 옴마니반메훔은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옴마니반메훔은 온 우주에 충만하시고 진리·이치·빛 그 자체이신 법신불(法身佛 ; 비로자나불)의 본심진언(本心眞言)이자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님과 뭇 중생들의 본심진언(本心眞言)이며, 관세음보살은 이 법신불의 과보로 오신 보신불(報身佛)이자 모든 중생들의 자애로우시고 생명의 고향이신 어머니이시며, 『묘법연화경(법화경)』은 법신불이 인간으로 나투셔서 우리들에게 이러한 진리를 전하신 화신불(化身佛 ; 應身佛, 應化佛)인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하기 전 몇 년 동안 설법하신 최상승의 경전이다. 관세음보살의 어머니가 바로 묘법연화경이고 관세음보살의 본심(本心)이 바로 옴마니반메훔이다.
그렇게 『나무묘법연화경』을 인연하여 정진하는 가운데에 부처님의 전당에서 녹을 먹으며 살아나가는 길이 열렸다. 지금 부처님의 법을 학생들에게 전하며 보람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나무묘법연화경』의 정진 공덕이 아닌가 생각한다.
필자가 서울에 근무할 때 살펴보니 북한산의 영산법화사에서도 ‘나무묘법연화경’ 염송을 하고 있었고, 조계사 근처에서도 하고 있었다. 법장(法藏) 큰스님이 매달 첫째 토요일에는 충남 부여군 세도면에 있는 본불사(本佛寺)에서 ‘나무묘법연화경’ 염송 철야정진을 지도하며, 조계사 근처에서도 가끔씩 법화경 강설을 했는데 필자도 참석했다.
본불사에 가려면 충남 강경에서 세도면까지 버스로 가서 택시로 본불사까지 가면 된다. 3만 2천여 평의 조용한 산 속의 대지에 가건물 몇 동이 들어섰는데, 앞으로 대가람이 들어설 터임에 분명해 보였다.
그 곳에서는 불상(佛像)을 모시지 않고 글자로만 삼존불(三尊佛)을 모셔 놓고,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소의경전(所依經典)으로 하며 ‘나무묘법연화경’ 염송만을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1997년 가을) 팻말 하나 없는 사찰이지만 전국 각처에서 기도하러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나는 법장 스님이 직접 번역하고 편찬하신 『나무묘법연화경』을 불자들에게 권해드리고 싶다. 이 책을 인연하여 많은 불자님들이 참된 깨달음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서원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