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탕아? 악동?

생의 의문에서 그 해결까지

2007-09-25     관리자

2년 전 어느 날, 내담자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문을 열었다. 고등학교 2학년생인 딸이 학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더니 언제부터인가는 부모도 모르게 결석을 자주 한단다.
학교 폭력배 때문일까? 성적이 떨어져 대학갈 부담 때문일까? 백방으로 물어보아도 대답도 않고 말문조차 열지 않으니 답답해서 미칠 정도라며 호소를 했다.
흔히 이런 내용의 상담을 받으면, 아이를 데리고 가까운 시골이나 교외에 다녀오면서 어렸을 때 이야기,엄마 생각 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며 네가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는 말을 주고 받으며 아이의 기분을 이해하고 그 아이의 기분으로 돌아가 보라고 조언을 하곤 한다.
그런데 이분의 경우 아직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다만 강원도 지방 중소도시에서 살다가 남편의 전근으로 중3 때 서울로 전학한 것이 큰 변화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잘 적응했단다. 학교생활을 재미있어 했으며 8학군에서도 명문이라는 여고에 배정되었을 때는 온 식구들과 함께 기뻐했는데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단다.
다만 딸아이가 초등학교에서 중2때까지 반에서 1등을 거의 놓치지 않았으며 전학올 때도 담임선생께서 “명문대학교에 입학해야 한다. 너는 꼭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격려해주실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가면서부터 아이의 자존심은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였다.
“엄마는 좋은 대학 바라지 않는다. 건강하게 자라고 올바른 인격자가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달래서 학교에 보내곤 하였는데 이젠 아예 집을 나가버렸다고 울먹인다.
“힘들었겠지요. 학생들이 고등학교 정규교육과정을 얼마나 충실히 이수하느냐보다 성적이 얼마나 올라가느냐, 입시 위주의 석차 따라잡기 경쟁을 하고 있으니까요. 따님께서 고민 고민하다가 순간적으로 저지른 행동 같습니다. 우선 따님을 찾는 것이 급선무이긴 합니다만, 보살님 먼저 기도하세요. 매일 새벽기도는 물론, 매월 지장재일 일주일 전에 조상님의 위패를 써서 올리고 지장 7일기도를 하세요. 매달 있는 철야정진기도에 꼭 동참하셔서 1,000배, 3,000배 하십시오. 성적은 자녀분 몫이지만 길을 가르쳐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것은 보살님 몫입니다.”
상담원의 말을 그대로 믿고 내담자가 기도를 시작한 지 며칠 만에 딸을 찾아 데리고 왔고, 담임선생님과 매일 아침 저녁 등하교시에 데리고 다닐 것을 약속하고 차를 새로 구입하는 등 정성을 쏟았다.
부모는 성적에 전혀 간섭하지 않을 것과 아이는 열심히 결석 않고 학교생활할 것을 서로 약속하고 실천한 것이다. 그런데 기도 시작 1년 반 뒤에 수능고사를 치루었고 대학입학원서를 내기 시작하였다.
그 때도 점수는 딸이 받지만 어느곳 무슨 대학교 어떤 학과에 지원하느냐 하는 것은 보살님 힘이니 더욱더 용맹정진할 것을 부탁하였다.
딸이 지원한 대학마다 모두 고배를 마셨지만 내담자는 마음이 편안하다고 했다. 딸이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전화가 걸려왔는데 한 사람이 등록을 포기했으니 빨리 등록절차를 밟으라고 하더란다.
그날 밤 내담자는 아예 엉엉 울면서 전화를 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하면서 부처님께 받은 이 기막힌 은혜를 회향하겠노라 다짐까지 했다.
누구나 최고가 되어야겠다는 그릇된 가치관 때문에 수많은 청소년들이 방황하고 잘못된 길로 빠져드는 현실을 주시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바른 가치관을 지니기 위해서는 종교의 도움이 필요하다. 특히 불교는 누구나 불성을 갖고 있는, 누구나 능력자며, 평등한 인격이라는 것을, 그래서 현실의 괴로움도 맛보고 그 괴로움의 해결을 신이나 운명에 맡기지 않고 스스로 힘찬 의지와 합리적인 방법으로 극복하게 하는 데 큰 가치를 두는 종교다.
자존심이란 최고가 되지 못하면 좌절하고 원망하고 회피하고 달아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자존심은 바른 인간성을 갖는 것, 즉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불교적인 가치관에 입각해 자신의 가치관을 현실에 맞게 수정하고 보완하며 새로이 확립해 나갈 때 정신적인 방황이나 나약함이 없어지게 되리라 본다.
청소년들에게 ‘명문대학병’ 예방주사를 놓아 주고 싶다. 사회는 일류 엘리트들만이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바른 인간성을 지닌 사람들이 다양한 일을 하며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발전하는 것이다.
학문적 지식은 삶의 변화가 가져오는 위기를 맞았을 때 실제적인 큰 도움은 되지 못한다.
부처님 당시에 부처님께서도 인도의 사성계급의 차별 등 신분제도를 타파하셨다. 자기의 의지와 관계없이 평생을 노예로 살아야 하는 모순을 일깨워 주신 것이다.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신이나 운명이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의지적 행동에 의해서 초래된 것이라고 설하셨다. 인간의 의지적 활동이 원인이 되어 결과로 행·불행이 나타나는 것임을 간곡하게 말씀하셨다. 심지어 우주의 생성과 소멸도 중생의 의지적 활동이 행동한 방향을 띤 공업(共業)을 원인으로 나타나는 결과라고 하시며 업인과보의 교설을 설하셨다.
대학입시 수능고사 원서접수가 시작되었다. 실패가 인생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다. 한 번의 고배로 정신세계가 성숙되며 인간성마저 바뀌어 더 잘 되는, 정말 사람이 달라지는 것을 참 많이 보았다.
이 가을 특히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여 후회없는 삶을 살기를 바라며, 합격을 기원해 본다.
--------------------------------------------------------------------------------
불광바라밀 상담실에서는 매일 전화 상담을 통해, 신행, 자녀교욱, 가족간의 갈등, 결혼 등등 여러 불자님들의 고민을 함께 풀어드립니다.
상담전화:420-3182-3
상담시간:
매주 월요일 - 토요일
오전 10-오후 4시
참여방법:전화상담,불광사 웹사이트에 개설된 상담실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