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 불자는 모두가 행운아

나의 믿음 나의 다짐

2007-09-24     관리자

저는 어릴 때부터 4월 초파일 어머님을 따라 절에 가서 등을 달았습니다. 새 돈이 생기면 불전에 놓는다고 따로 다른 지갑에다 가지런히 모으시는 불심 돈독한 어머니에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홍제동 대성사에 특별한 날만 다녔는데 결혼을 하고나서 무종교인이었던 시댁 식구들이 절에 가는 것을 반대하는 눈치 같아 약 10년 정도 절에 가지 못했습니다.
남편이 하는 건축 사업도 잘 안 되고, 인삼박스 주문을 받아 비싼 오동나무를 사다가 수십만 개 만들었는데 일본으로 인삼 수출이 막히는 바람에 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1977년 3월 면목동으로 이사를 가 소자본으로 양곡상을 시작했습니다. 힘든 일은 안 해본 탓인지 남편은 오랫동안 장사하는 데 적응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안팎 일 다 도맡아 하느라고 더 힘들었습니다. 절에 못 가니까 마음은 항상 괴로웠습니다. 주객이 전도되어 대성사에 계시던 법희 스님께서 1년에 한두 번 쌀가게로 방문해 주셨습니다.
1981년 봄,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병원 저 병원 잘 고친다는 말만 들으면 다 찾아가 보았고, 82년 3월 병원에서 척추 디스크 수술까지 했는데 남편은 별세하고 말았습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 동안 낮에는 장사하고 밤에는 남편 간호하고 이렇게 4개월을 지냈기 때문에 일어날 용기도 없고 희망도 없고, 눈물만 흘리며 일주일 정도 누워 있다가 일곱 살 먹은 막내아들을 보니까 꼭 깡통만 들면 거지 행색이었습니다.
‘내가 이래서는 안 돼. 우리 애들을 위해 정신 차리자’며 벌떡 일어나 청소를 하는데, 방 한쪽 구석 화장대 밑에서 책이 한 권 나왔습니다.
며칠 전에 법희 스님께서 “이 책이 바로 부처님이고, 법입니다. 광(光)자 덕(德)자 큰스님께서 쓰신 세상에서 제일 귀한 책이니 함부로 아무 데나 놓거나, 장사하다가 때묻은 손으로 보지 말고, 높은 곳에 놓고 깨끗하게 간수 잘하고 꼭 읽어 보라”고 신신 당부하고 주신 불광요전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불광요전 235쪽 ‘법등일송’이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원래로 행복한 우리 인생인데 불행하게 만든 것은 번뇌망상이다. 원망, 질투, 시기, 분노, 복수심, 슬픔, 삿된 욕망, 쓸쓸한 생각 또는 무거운 죄의식 이런 것들이 우리의 밝은 마음을 흐리게 한다. 흐린 마음, 어두운 마음에서 불행과 병고가 생긴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잘못된 생각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각오로 아이들을 위하여 용기를 내고 법과 진리, 도덕에 어긋나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고 노력했습니다.
틈틈이 불광요전을 읽었습니다. 한 번 배달 갔다 오면 손에 때가 묻어 또 손 닦고 한 장도 못 읽어서 또 손님이 옵니다. 어떤 날은 몇 장도 읽지 못하고 손만 닦다 하루해가 다 가고만 적도 있었습니다. 법희 스님께 야단 맞을 각오를 하고 일일이 손을 닦을 수가 없어 손때가 약간 묻어도 그냥 읽었습니다. 불광요전 244쪽 보현행자의 서원은 더욱 내 마음을 굳게 굳게 다져 주고 상처를 감싸주고 불심이 뿌리깊게 내리고 재기할 수 있는 튼튼한 발판이 되어 주었습니다. 바라밀 수행을 실천할 수 있는 자신과 용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금보다 다이아몬드보다 더 귀한 불광요전을 왜 일찍 만나지 못하고 이제 만났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을 하다가 부처님 이제라도 감사합니다. 찬탄과 환희심에 넘쳐 소리 없이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읽다가 마음을 가다듬고 읽고 또 읽었습니다.
남편 49재를 지내야지 생각하고 법희 스님께 전화를 해서 여쭈어 보았더니 “재민이네는 친척도 많고 우리 절은 좁고 교통도 불편하니까 다른 절에 가서 하셔요.” 하시길래 “스님, 이 불광요전 쓰신 큰스님께 가서 49재를 했으면 참 좋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자, 큰스님을 친견하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그 다음주 목요일 법희 스님을 따라가서 법주 큰스님께 삼배를 하고 법회에 참석했습니다. 때마침 그날이 대각사에서의 불광법회 마지막 법회날이었습니다.
다른 절에서 들어보지 못한 삼귀의와 찬탄노래에 취해,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할 수도 없었습니다. 1982년 8월 15일 49재 날, 불광사는 새절이라 취사도구가 완비되지 않아 법희 스님께서 재물을 다 준비해 가지고 오셔서 49재를 올렸습니다. 그때부터 일요일이면, 가게 문도 닫고 애들 셋을 데리고 불광사에 와서 애들은 어린이 법회로 보내고, 저는 보광당에서 법문을 들었습니다.
불광법회의 법우님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예불문부터 천수경, 반야심경, 금강경, 무상계, 보현행원품, 바라밀 염송, 독경을 잘 하셨습니다. 저는 아무 것도 몰라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찰나에 큰스님께서 “누구나 다 본래 불성이 있다. 반야의 눈을 떠라”하셨습니다. 그 말씀에 ‘아! 나도 불성이 있구나, 나도 이제 살았구나’하는 생각에 얼마나 기뻤는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그 전에는 참회할 줄도 몰랐는데 불광사에 다니면서부터 참회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부처님 전에 머리 숙여 뼈속 깊이 뉘우치고 참회하옵니다. 영원토록 청정자성을 밝혀 바라밀행을 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재산의 상속자는 못 되어도 법의 상속자는 되겠습니다.’ 굳게 다짐하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면서 ‘마하반야바라밀’을 열심히 염송했습니다.
불광요전 381쪽 「반야품」에 보면 “반야바라밀이 가장 높고 가장 위며, 가장 으뜸이고 삼독이 변하여 계정혜가 된다”고 했습니다. 오직 우리 아이들을 몸 건강하고 훌륭하게 진실한 불자로 키우기 위하여 일하면서, 생각마다 걸음마다 잠을 잘 때도 마하반야바라밀을 염했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밀어 닥쳐도 반야지혜로 대처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근검 절약하고 전심전력을 다해 쌀 배달, 연탄 배달할 사람을 못 구할 때는 제가 직접 연탄 배달도 많이 했습니다. 일반 주택, 고층건물 가릴 것 없이 이익을 따지지 않고 참회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건강과 젊음과 불심을 바탕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일요일이면 우리 아이들과 같이 쉬면서 절에 갈 수 있다는 기쁜 마음에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발걸음도 가벼웠습니다. 내가 땀흘려 번 돈으로 부처님께 헌공과 공양미를 올리면 그 감사함과 기쁨은 이루 말로 형언할 수 없었습니다. 부처님이 안 계시면 저는 정말 못 살았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제 마음을 다 아시고 지켜주시기 때문에 믿고 의지하고 힘차게 살 수 있었습니다.
1992년 큰딸은 동네 새마을금고에 입사하고 작은딸은 대기업에 취직하고, 막내아들만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짐이 한결 가벼워지기 시작했습니다. 1993년 봄 입문 교육 제4기에 이수했고 그해 가을 바라밀 기본 교육 23기 야간에 이수했고, 1994년 12월 2일 명교사 교육 7기를 수료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취업 나가는 것을 대학 보낸다고 생각하고 기도를 했습니다. 작은딸은 우수사원 수상도 받고, 큰딸은 업무능력 평가시험에서 서울특별시에서 2등을 하고, 동부지역에서는 1등을 한 적도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불광 어린이법회에서 불심을 심어준 덕이고 모두가 자비하신 부처님의 가피력입니다.
부처님! 이 감사함을 전법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전법으로 바른 믿음을 삼으리라 서원하고 사람들에게 법등일송과 보현행자의 서원을 읽어 주면서 제 나름대로 노력했습니다. 물건 배달 가서도 십자가가 없는 집에는 우선 전법이 급했습니다.
가끔 “쌀집 아줌마는 어떻게 힘든 일을 하면서 쾌활하게 웃고 삽니까?”묻는 분도 있습니다.
“생명은 밝은 데서 성장한다. 쾌활은 빛이고 우울은 어둠이다. 쾌활해지면 우울이 사라지고 우울해지면 쾌활이 사라진다. 마음이 밝을 때 건강과 행복이 오는 법이다.”라는 광덕 큰스님 말씀을 들려주면서, “부처님을 믿고 열심히 기도하면 욕심이 없어져요. 욕심이 없어지면 마음이 안정이 돼요. 마음이 안정이 되면 좋은 지혜가 생기고, 힘든 일이라도 자신감있게 기분좋게 하면 일에 능률이 오릅니다.”라고 말해 주곤 합니다.
저는 정초기도, 여름 50일기도, 7월 백중기도, 9월9일 천도재, 겨울철 50일기도 등 불광사에서 정기적으로 동참하는 기도는 꼭 입제를 합니다. 이웃분들에게도 “기도하면 성취합니다. 어떠한 어려운 일도 순조롭게 잘 풀립니다.”라고 입제를 권합니다.
자비하신 부처님의 가피력을 어떻게 일일이 지면에 옮길 수 있겠습니까? 제가 받은 이 은혜 모두에게 회향하기를 발원하며 거듭거듭 부처님과 광덕 큰스님께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