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향한 사회복지의 전망

21세기 생활과학

2007-09-24     관리자


한국 사회복지의 현주소
21세기라는 새로운 세기를 앞두고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모든 부문에 걸쳐 대내외적으로 급격한 변화의 물결에 휩싸여 있다. 특히 최근의 IMF라는 경제적 위기는 미래 사회에 대한 불확실성을 한층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확실성의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더불어 함께(복지) 잘 살아 가는(성장) 복지공동체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일 것이다. 비단 이것은 우리만의 바람이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국가들에게서도 공통의 바람이다. 그리하여 1998년 6월 23일부터 24일간 프랑스 파리 OECD본부에서 개최된 사회정책 장관 회의의 주제는 ‘돌보는 세계(세계복지)를 위한 사회정책의 새로운 아젠다(의제)’였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이러한 바람과 ‘돌보는 사회정책’을 현재 어느 정도 실천해 나가고 있을까? 한 예로서 한국을 방문한 캐나다의 미쉬라 교수는 ‘세계화와 복지 : 사회권에 대한 국제적 관점’이라는 제목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경우 포루투칼이나 아일랜드, 또는 그리스와 사회복지 수준을 비교해 볼 때, 이들 국가들은 한국보다 국민소득이 낮지만 대략 GNP의 15% 이상을 사회적 경비에 지출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 때문에 한국은 기본적 사회수준(BBS)의 향상을 위해 현재보다 훨씬 많은 수준의 사회보호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고 하였으며, 이러한 의미에서 그는 확실히 한국을 ‘복지 지체국’이라고 볼 수 있다고 논평한 바 있다.

그의 논평이 전적으로 맞다고 볼 수는 없을지라도 우리 나라 사회보장수준의 국제비교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왜냐하면 다음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96년 현재 우리 나라의 국민소득은 11,048달러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약 1/3수준 이하인 데 비하여, 중앙정부 예산대비 사회보장예산은 선진국의 1/3수준에서 1/5수준으로 경제성장에 부응하는 사회보장 지출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 나라는 국내총생산(GDP) 사회보장 급여비율이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볼 때 1/3수준에서 1/10수준으로 현저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굳이 이러한 객관적 수치비교를 통하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현상들을 보면 더욱 잘 알 수 있다. IMF 이후 실업자 수는 매월 증가되어 현재 정부의 공식적인 실업자 통계에 빠져있는 공공근로사업 참여자나 일시적 취업자, 인턴사원 등을 실업자로 계산한 모 국회의원의 추계에 의하면 실업율 17.5%로서 성인 6명 가운데 1명정도가 실직자이며, 정부가 발표하는 고용전망과는 달리 근로자들이 느끼는 실질 체감 고용전망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뿐만 아니라 1999년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6.2%이지만 다가오는 2020년에는 13.25%인 690만명으로 추계되어 앞으로 20년 후면 인구 7명당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고령사회가 된다. 이런 고령화 속도(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에서 14%로 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가 여타 선진국가들과 비교하여(한국 23년, 프랑스 130년, 미국 70년, 영국 50년, 일본 25년)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나라 노인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IMF 이후 실업인구의 증가는 차치하고라도 가족해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아이들을 사회복지시설에 위탁하는 상담전화가 이전보다 배로 늘고 있으며, 아동학대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비행이나 학교폭력은 양적으로 증대될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흉폭화되어 그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오늘의 어려운 경제난과 다양한 사회문제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21세기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1998년 12월 정부 공보실이 월드리서치사에 의뢰해 `‘21세기 한국의 미래상과 과제’에 대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9%가 10년 후인 2008년에는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응답자들은 우리 나라의 현재 생활여건에 대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를 100점으로 했을 때 56.0점 수준으로 평가했으며 2010년에는 72.2점 정도로 향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필자는 살기 좋은 나라란 경제적 성장이나 물질적 풍요만을 의미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우나 어린이와 장애인들이 우는 사회는 행복할 수 없으며, 왜곡된 심성을 가진 청소년들과 돌보지 않는 노인이 많아지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따라서 다음 세기의 한국은 우리 국민들의 낙관적 전망에 부응하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행복과 희망이 넘치는 건강한 사람들의 사회, 즉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더불어 함께(복지) 잘 살아가는(성장) 조화로운 복지공동체 사회’로 발전해 나가는 데 주안점을 두고 모든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