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자연환경과 보전

불교와 환경10

2007-09-23     관리자

이따금 외국을 여행하게 되면, 닫혀 있었던 모습에서 벗어나 자신의 모습을 조금은 객관적으로 바라다 볼 수가 있습니다. 지난 여름 오랫만에 캐나다를 10여 일간 다녀 오면서 우리 나라의 현실과 여러 모로 비교를 해 보게 되었습니다.
우선은 국토면적이 참 크구나 하는 점과 함께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이 부러웠습니다. 캐나다의 국토면적은 우리 나라 남한면적의 100배 정도인 997만km2이나, 인구는 우리 나라 남한 인구의 반이 조금 넘는 2,600만 명 정도입니다. 인구에 비해 국토면적이 매우 넓은 공간을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지역이 넓다 보니 다양한 특성을 지닌 자연경관으로 인해 관광산업과 농업, 축산업, 임업등 일차산업이 발달하였고, 일찍부터 자동차생활이 보편화되어 도로와 모텔 등 숙박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도시와 지방을 두루 돌아보고자 직접 자동차를 빌려서 지도를 가지고 이곳저곳을 다녀 보았습니다. 특히 도시지역과 지방의 공원지역을 중심으로 돌아보고 왔습니다.
태평양과 접해 있는 브리티시 콜롬비아 지역과 대서양과 접해 있는 퀘벡지역은 같은 위도의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아서도 매우 살기 좋은 지역으로 캐나다에서도 비교적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입니다. 그 중에서도 밴쿠버는 연중기후변화도 그리 크지 않고, 자연경관도 아름다워서 살기가 좋은 곳입니다.

대부분의 서구 도시들이 그러하듯이 도시계획에 의해 설계되어서 도시가 그리 복잡하지도 않고, 환경적으로도 도심 곳곳에 유서 깊은 공원을 조성하는 등 충분한 녹지공간이 확보되어 있고, 자동차번호판에 쓰여있는 ‘아름다운 브리티시 콜롬비아(Beautiful British Colombia)’라는 구절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이곳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자신들이 사는 곳을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꾸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하는 도시입니다.

시내에서는 대기오염을 방지하고자 전기버스를 운행하고, 대중교통수단인 일반버스들도 천연가스를 사용하여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도시 내에서 발생되는 쓰레기의 수거는 오전 2시에서 4시 사이에 수행하여 쓰레기수거로 인한 교통혼잡 및 혐오감을 없애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심(都心) 내에 수백년 묵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우거진 공원이 있어서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충분한 휴식공간을 조성해 주고 있습니다. 더욱 이곳에는 어린이 공원과 주변시설물들이 잘 배치되어 아이들이 안심하고, 재미있게 뛰어 놀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나라에도 환경도시니 생태도시니 하면서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노력하고 있으나, 이미 이곳은 환경도시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또한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캐나다의 도로에는 시내도로이거나 고속도로건 간에 우리 나라의 고속도로의 노견(路肩)에 해당하는 지역이 자전거 전용도로로 조성되어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작게는 수km에서 수천km에 이르는 동안에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하였고, 실제로 많은 젊은 학생들이 배낭을 메고, 자전거를 이용하여 도심뿐만이 아니라 수백km 떨어진 지역까지 여행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자동차가 천만 대를 넘어선 뒤 자동차시대로 전환된 이후, 도로는 온통 자동차만의 도로가 되고, 보행자와 자전거는 들어설 공간조차 확보되지 못한 상황과 비교해 볼 때, 많은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캐나다에는 넓은 국토면적만큼 국립공원의 면적도 전국토의 2%인 18만km2가 지정되어 있습니다. 남한면적의 두 배 정도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자연환경의 다양성을 유지하며, 가능한 자연 그대로 둔다는 보존원칙하에 적극적으로 이용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역사적, 문화적 요소들은 모두 미래세대에게 손상되지 않는 상태로 인계되어야 할 유산자원(heritage resource)이라는 기본사상 아래 적극적인 보존대책이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물론 제도를 시행하는 초기에는 관광이나 경제성 차원에 치우친 정책을 수행하였으나, 결국은 자연환경의 보존으로 전환하여 오늘날에는 유산자원으로서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환경교육의 장이며, 미래세대를 위한 자원으로 인식하는 확실한 목표가 설정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국립공원의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시설이나 야영, 취사 등의 행동은 금지되고, 특별보호지역이나 자연성이 높은 지역은 차량통행이 통제되고, 이용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원지역뿐만 아니라 일반산림지역의 도로를 통과할 때에도 야생동물들이 자주 출현하는 지역에는 속도를 제한하는 도로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음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야생동물들에게는 먹이를 주지 마시오’라는 게시판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사실은 야생동물의 경우 사람들이 먹이를 주게 되면 그 동물의 야생에 대한 적응성을 떨어뜨리게 되므로, 대신에 충분한 서식공간의 확보를 통하여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와 비교하여 볼 때, 국토공간과 국가경제력의 차이 등 다소 비교하여 보기에는 무리가 없지는 않으나, 자연환경의 보존에 대한 관리의 원칙과 구체적인 실례는 우리에게도 잘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 잡기에는 다소간 무리도 없지는 않겠으나, 우리의 경우에도 아직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문화환경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은 보다 적극적인 보존대책을 마련하여 현세대와 우리 후대의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특히 자연환경과 문화환경이 양호한 전통사찰의 경우에는 보존과 장기적인 관리방안이 수립되어 모든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