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2007-09-23     관리자

다행스럽게도 뜻하지 않은 늦더위로 들녘의 오곡백과가 알차게 영글어가는 요즈음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머지않은 추석, 벌써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차오르는가 봅니다.
하늘은 높고 푸르며 두둥실 떠도는 구름이 나그네의 발길을 설레게 합니다. 출가하신 스님들을 일러 운수(雲水)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물처럼 구름처럼 산다고 해서 그렇게 이릅니다. 세속의 온갖 틀들을 훤칠하게 벗어 던지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구도의 길을 걸으시는 분들이 가까이, 혹은 멀리에 계시기에 저희들은 그나마 이렇게 숨쉬며 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산소와도 같은 맑은 생명에너지는 진정으로 자유를 향해 가는 구도자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좀더 빨리 앞으로 앞으로만 질주하는 요즈음 같은 세상에 자연과 더불어 살며 소박한 꿈을 키워가는 분들을 보면서 또한 마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저 묵묵히 작은 불빛이나마 나누고 또 나누며 세상을 밝혀가는 등불들을 보면서 그것이 진정 누구보다 앞서 세상을 잘 살아가는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환경은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은 어느 것 하나도 헛된 것이 없습니다. 행복도 불행도 모두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설령 고난과 역경, 내 마음에 거슬리는 일이 생겼다 할지라도 우리 불자들은 그것을 자기수행, 자기향상의 기회로 알고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합니다. 참 좋은 결실의 계절입니다. 부처님의 무량광명 받으시어 불자님 각 가정에도 성취와 알찬 결실 있으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