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행복은…

보현행자의 목소리

2007-09-23     관리자

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어합니다. 아니 생명 있는 모든 것은 그 가치 기준이 다를 뿐 행복을 추구하는 욕구는 다 가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그 행복이란 것이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기에 잡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설사 그것을 누린다 할지라도 영원한 것은 못 됩니다.
진시황은 불로장생을 원했지만 죽음을 면할 길은 없었습니다. 죽음 앞에서는 행복도 행세를 못하고 맙니다.
태어나서 삶이 진행되는 동안 - 늙고, 병들고, 죽고…, 이러한 것들은 행복에 대치되는 기본적인 고통입니다. 이러한 고통들이 있는 한 명예나 권세, 재물이 아무리 높고 많더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참다운 행복이란 어떤 것일까요?
부처님은 바로 이 참답고 영원한 행복을 제시하신 분입니다. ‘죽음이 없는 영원한 삶’ ‘고통이 없는 안락한 삶’을 추구하고 사유해서, 성취하시고선 우리들에게 보여주셨고 그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도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의지해서 대자유 행복의 나라를 여행합시다. 길은 많은 갈래로 열려 있습니다만, 일상을 떠나지 않는 현실의 삶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첫째는, 모든 생명 생명을 부처님으로 믿고 섬겨야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성불의 첫 말씀을 “기이하고 기이하다. 모든 중생이 나와 조금도 다름 없는 불성을 지니고 있구나.”라고 감탄하셨습니다. 우리들이 지어가는 마음따라 운명과 환경이 조성되지만 그 지어가는 마음의 근원은 모두가 갖추고 있는 생명의 에너지, 즉 진리생명이라는 것입니다.
믿든 안 믿는, 선하건 악하건, 조금도 모자라지 않고 넘치지도 않고 한결같이 평등하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신명나는 말씀입니까? 부모 형제, 이웃, 미운 이, 고운 이, 그 누구도 불생불멸의 부처님 정신이라니 우리는 먼 곳에서, 법당에서만 부처님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생활 주변 곳곳에서 보게 됩니다. 이로써 교만과 질투, 자신의 능력을 한정짓던 마음, 남을 탓하는 등의 어리석음은 사라지고, 자신감을 가지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열어가게 됩니다.
모두를 공경하고 찬탄하며 대립은 허물어지고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사는 곳이 정토입니다. 만나는 이들은 부처님이요,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이든 즐겁고 기뻐서 늘 감사와 찬탄과, 사랑으로 넘쳐 있으니… 탐욕은 의욕으로 바뀌고, 화평과 안락의 삶으로 충만해집니다.
하늘의 태양은 늘 빛나고 있습니다. 먹구름이 가리고 있을 때는 볼 수 없지만 태양 자체는 변함없이 찬란하지요. 또한 내려다 보는 구름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이 밝고 아름답습니다. 허나 어둡게도 때로는 빛나게도 보이는 구름 역시 시각의 차이일 뿐 실체는 없습니다. 우리들 오온 역시 이와 같지요.
흔히들 불교는 어렵고-, 헤아릴 수 없는 생을 살면서, 난행 고행의 수행으로 성불한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먼저 성취하신 부처님께서는 쉽게 그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없는 것을 만들긴 어렵지만, 본래 있는 것은 믿고 실천하기만 하면 드러나는 것이니 우선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이를 가르치시려고 49년이란 세월을 설법하셨습니다.
둘째는, 자비심입니다.
자비는 천하무적입니다. 이는 서원으로부터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서원은 자비를 불러 일으키는 첩경이지요. 우리가 자주 외우는 사홍서원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지장보살님의 대원을 나의 서원으로 삼으면 더 쉬울 것 같습니다.
바른 믿음과 자비서원이 확고해질 때를 발보리심이라 하며, 진정한 출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영원한 행복의 문을 열 열쇠를 얻은 것입니다.
셋째는, 간절하고 간절한 정진입니다.
이제 우리는 보리심을 발했습니다. 진정한 정진의 길에 들었습니다. 염불을 하든, 기도를 하든, 독경을 하든, 참선을 하든, 부처님의 참 뜻이 무엇인지 오직 일념이 될 수 있습니다.
간절히 간절히 또 간절히… 앞뒤가 꽉 막히고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앉을 수도 설 수도 없게 될 때면, 자나깨나 꿈 속에서도 참구하게 되며 오로지 한 생각밖에 없다가 한 찰나에 일념마저 무너져 내리고 무념처에 들고 보면….
아… 아… 아…
허망하게 여겼던 육체도 참 마음의 나툼이며, 생사는 둘이 아니요, 장사하고, 정치하고, 노동하고, 공부하고, 온갖 형태의 삶 그대로가 실상이니 우리는 얼마나 멋지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진정한 행복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지금 바로 이 자리에 현전해 있습니다.

절에 열심히 다니고 법문 듣고 하는 것도 다 행복을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망설일 이유 없이 대 용맹정진해 봅시다. 우리에겐 큰스승 부처님이 계시고, 또 이를 잘 이끌어 주실 스님도 계시고 좋은 벗들도 있잖습니까?

至道無難 有嫌揀擇
지도무난 유혐간택

但莫憎愛 洞然明白
단막증애 통연명백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음이요,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니 미워하고 사랑하지만 않으면 통연히 명백하니라.
- 성철 스님 법어집 1집 5권 신심명 첫 구절 -
그리하여 벗들이여, 우리 함께 행복이 가득한 여래의 짐을 나누어 지지 않으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