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제사를 봉행하는 불자의 마음가짐

특집 - 제사

2007-09-23     관리자

우리 가정에서는 전래된 관습에 따라 조상에 대한 제사를 지내고 있으며 제사는 이미 고인이 되신 조상의 영혼을 추모하는 의식으로서 예로부터 엄숙하게 지내왔다.
유교식의 전통적인 제사의식이나 가정의례준칙에 의한 제사의식은 종교적이라기보다는 세속의 전통적인 것이기 때문에 돌아가신 조상에게 어떤 영향이 미친다는 신념을 가지고 제사를 모시는 것이 아니고 자손의 도리를 이행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조상 앞에 제수를 차려놓고 제사를 지낸다 해도 실제로 그 조상의 영혼이 강림하여 흠향하는 지의 여부는 증명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막연하게 흠향하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제사를 지낸다.
제사를 지내는 목적에 대하여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관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제사의 의의를 정의하고 있다.
첫째, 제사는 조상을 위한 의식이라기보다는 조상에 대한 정신적인 존경심을 우러나게 하는 것이다.
둘째, 자손들이 조상을 위하고 어른을 공경하도록 교육적인 차원에서 제사의 의의가 있다.
셋째, 현재 사회구조하에서는 가족들과 형제들이 헤어져 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1년에 몇 차례인 제사 때에는 제사를 위해서 모일 수 있기 때문에 가족 친지가 모일 기회를 마련한다는 데에 제사의 의의가 있다.

이와 같이 예로부터 전해오는 제례의식이나 현재 가정의례준칙에 의한 제례의식은 단지 조상에 대한 추모의 뜻으로 시행되어 왔기 때문에 조상이 직접 강림하여 흠향하신다는 막연한 가정으로 최고 어른을 대하는 엄격한 가정으로 최고 어른을 대하는 엄격한 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의식의 내용도 초헌, 아헌, 종헌, 유식 등 주로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 절(拜)을 하는 절차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불교 입장에서 볼 때 돌아가신 조상은 육신만을 벗어버린 존재로서 육신을 가지고 살아 있는 우리보다 오히려 영식이 맑은 상태에서 존재하므로 바른 길을 가실 수 있도록 천도를 할 필요가 있고 독경 염불로써 불법을 깨우쳐 드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비록 육도를 윤회하여 지금 현재 어느 중생계에 환생하셨다 하더라도 조상을 위한 천도의식과 염불 독경의 공덕은 그 조상에게 회향되는 것이다.
불교의 영가천도의식은 유교의 도덕적인 제사 의미를 훨씬 넘어서 성불이라고 하는 우리 모두의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절실하게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것이다. 불자는 조상에 대한 공경심과 추모의 뜻을 가지는 것은 물론이며 조상의 영가로 하여금 반야의 지혜를 깨달아 정각을 이루도록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불자는 가정에서 지내는 제사 의식을 조상 영가의 천도의식으로 여겨야 할 것이며 제수로 올리는 향, 촛불, 차(茶), 과일과 음식을 영가에게 올리는 공양물로 삼아 다음과 같은 염을 하여야 한다.

“오분진향 받으시고 큰지혜 내고
반야명등 공양으로 어둠 파하며
조주청다 드시고서 갈증을 쉬고
선도과일 드시고서 기쁨 넘치며
향적진수 드시고서 풍족하소서.”

공양물을 조상전에 올리는 재가의 제사의식과 함께 조상 영가에 대한 염불독경은 빼놓을 수 없는 불자의 의식이다. 일반의 제사의식을 마친 후에는 다음과 같이 독경 염불을 하도록 한다.

“조상님을 위하여 이제 염불 독경하겠습니다. 부처님은 대자대비하시고 무한의 공덕이시니 염불 독경하면 대자대비 은혜를 입습니다. 저희 이제 일심으로 염하오니 독경소리 들으시고 기쁜 마음으로 함께 염불하시어 부처님의 크신 은혜 입고 극락세계에 나소서.”

그리고 염불 끝에는 다음과 같이 염을 한다.

“조상님 이렇게 제사를 받아주시니 감사합니다. 부디 염불공덕으로 극락세계에 나시고 부처님의 공덕을 입어서 크게 깨달으사 모든 중생을 제도하소서. 이만 제사를 마치오니 안녕히 가시고 다른 날 청하는 때에 다시 왕림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