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음악의 모습

21세기 생활과학

2007-09-22     관리자

1999년 12월 30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밝아오는 21세기를 맞이하는 기쁨에 들뜨고 있다. 여배우이자 가수인 줄리엣 루이스는 톰 사이즈모어와 함께 기쁨에 들떠서 노래하며 2000년대를 맞이하는 설레임을 표현하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든 광장에는 대형 싸인보드에서 2000년을 알리는 글자가 투영되고 인파 속에서 진행자인 듯한 사람은 카운트다운을 센다. 9, 8, 7, 6, 5, 4, 3, 2, 1과 동시에 “여러분 21세기가 밝았습니다.”라는 큰소리가 울려퍼진다.
실제가 아닌 가상의 이 장면은 캐서린 비게로우의 영화 ‘스트레인지 데이스(Strange Days)’의 한 장면이다. 얼마 전 영화 ‘타이타닉’을 빅히트시킨 연출가 제임스 카메론이 스토리를 쓰고 프로듀싱을 맡은 이 작품은 그레미 레벨이 음악을, 랜디 거스톤이 음악 보조를 맡아 다가오는 21세기에 대한 두려움과 설레임을 표현하고 있다.
지난 ’95년에 공개되어 전 미국의 젊은이들과 대중들을 사로잡은 이 작품은 21세기 사회, 문화뿐만 아니라 음악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미래의 세계를 예견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가 이미 퇴색된 지 오래되었지만 우리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아직도 미래에 대한 가슴 설레이는 마음이 더 앞서고 있다. 과연 미래의 모습은 어떠할까?
이구동성격으로 우리는 미래의 모습하면 컴퓨터가 넘실거리고 우주를 여행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과거에 히트를 기록했던 영화 ‘스타워즈’나 ‘스타트랙’에서 나오던 모습들이 이제는 현실로 다가선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음악은? 역시 컴퓨터 음악이라고 당연하게 말할 것이다. 그러나 진짜로 컴퓨터 음악만이 미래의 음악으로 우리들의 가슴을 적셔줄 것인가?
21세기 음악의 모습은 주류가 컴퓨터 음악이 될 가망성이 짙다. 그러나 컴퓨터 음악이 지닌 ‘일렉트릭(전자음향)’은 아무리 아름다운 선율을 제공한다 해도 인간적이기보다는 딱딱함을 배제할 수 없다. 음악은 어디까지나 아름다운 심성을 가꾸어주는 본연의 모습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첨단의 사회로 변모하여도 사람들은 음악에서조차 일렉트릭이나 컴퓨터 음악보다는 손으로 직접 실연하는 음향들로 이루어진 음악을 선호할 것이라 판단된다. 문명의 발전과 상대되는 인간 본연의 회귀라고나 할까?
음악적인 장르로서 살펴볼 때, 21세기 음악의 모습은 ’98년 현재 유행하고 있는 트립 합이나 인더스트리얼 그리고 테크노 음악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트립 합은 60년대의 유행음악이었던 싸이키델릭의 한 부류인 트립(Trip)의 요소 즉, 몽롱함에 흑인의 90년대 음악형태인 힙합의 합(Hop)적인 부분을 믹서시킨 불투명함에 떠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트립 합 음악은 영화 ‘스트레인지 데이스’에 담긴 흑인 뮤지션 트리키(Tricky)를 비롯하여 스컹크 아난지(Skunk Anansie), 로리 카슨 앤 그레미 레벨(Lori Carson & Graeme Revell), 니얼리 갓(Nearly God) 등의 노래에서 잘 나타나 있다. 그외 트립 합 음악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새로운 앨범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나 있기도 하다.
인더스트리얼(Inderstrial)은 기계적인 장비들을 이용하여 미래에 대한 도전적인 의미를 상징화시키고 있다. 이에 반해 테크노는 미래의 상황과 관계없이 ‘즐기자’라는 식의 ‘희로애락’에 입증한 음악형태를 보이고 있다.
인더스트리얼의 대표적인 그룹으로는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eils)를 비롯하여 톤이 강력하지는 않지만 스네커 핌스(Sneker Pims), 화이트타운(Whitetown), 사바지 가든(Savage Gardon) 등도 이에 속한다. 또한 98년부터 다시금 인기를 누리고 있는 램스타인(Ramstain)도 이에 속한다.
테크노는 춤의 한 형태를 지닌 음악으로 스피드감 넘치고 기계적인 음향효과들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특징을 보인다. 대표적인 그룹들로는 오비트(Obit), 스트레인지 프루트(Strange Fruit) 등 현재 유럽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댄스 관계 앨범들을 가리킨다.
과연 이들 음악들이 주류를 이루어 미래를 이끌어 갈 것인가? 결코 그렇다고 판단되지는 않는다. 인간 본연의 즐기고 느끼고 감동하는 음악은 이들 장르 외에도 각각의 개성을 띤 작품들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람의 목소리가 깃든 음악이 21세기에 주류를 이루지 않을까 판단된다.
복고풍이라고 해서 그저 고리타분하게만 받아들이지 말고 아름다운 음색, 가슴을 포근하게 어루만지는 목소리의 노래들이 미래의 음악을 이끌 것이라 본다. 50년대를 사로잡았던 바이브레이션 음색의 소유자 엘비스 프레슬리, 60년대를 수놓았던 간결하면서도 여운이 남게 하는 음악성을 선보인 비틀즈, 대중적인 공감대를 불러 일으켰던 인간적인 부부 듀엣 아바 등과 같은 목소리 위주의 음악이 21세기적인 사운드를 배경으로 전개될 것이라 전망해볼 수 있다. 이 같은 음악에 대해서 복고풍이라고 명명하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문명이 발전할수록 인간 내면에 도사린 자연에의 회귀나 고향으로 돌아오고픈 느낌을 주는 음악적 요인 때문에 21세기를 주도해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