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도(山神圖)

불보살의 세계

2007-09-22     관리자

어느 사찰에서든 토착신을 모신 명부전, 시왕전, 산신각, 칠성각 등을 볼 수 있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인도, 중국에서 각국의 토착신앙과 융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찰 입구에 장승이 서거나 돌무더기를 볼 수 있는 것 등인데 사찰의 연기설화, 연등회, 팔관회, 탱화 등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다반사고, 반대로 토착신앙 내 무당의 무구, 무의, 무신도, 무속용어 등에서도 불교적 요소가 융화되어 있다. 특히 산신은 우리 나라 토착신앙과 불교가 융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이다.
『삼국유사』의 선도산 성모수희불사조에는 선도산에 산신과 신모의 신사가 있었는데 이들 산신과 신모의 도움으로 새로 불전을 지을 수 있었다 한다.
불교에서는 산신을 호법선신(護法善神)으로 포용하여, 신중탱화(神衆幀畵)의 하단 윗목에 만덕고승성개한주선신(萬德高勝性皆閑主山神)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산신의 위치가 다시 한 단계 올라가 독립된 신앙체계를 갖추게 되어 산신각(山神閣)이 별도로 마련되고, 산신을 표현한 탱화나 조상이 봉안되었다.
산신의 표현은 다소 토속적인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긴 머리와 길게 기른 수염, 색이 있는 의복형태 등은 일반의 불교적인 형상과는 많은 차이를 지니게 된다. 또 산을 옹위하는 호랑이가 산신의 상징물로 자리한다. 산신을 표현하지 않고 호랑이만으로 산신을 대변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호랑이와 함께 등장한다.
이 산신은 엎드린 호랑이에 기대앉은 형태이다. 화면에 비해 산신이 크게 그려진 편이다. 각이 지고 투명한 망건을 한 점이나 배경을 한 그루 소나무로 화면의 오른쪽과 왼쪽 상단에 걸치도록 한 점 등이 독특한 경우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