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속에 그려진 부처님 "부처님이 좋아요"

'98 제4회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 그리기 대회

2007-09-20     관리자

해마다 싱그러운 5월이면 어린이날을 맞아 월간 불광과 목아불교박물관 주최로 열리는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그리기 대회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파아란 하늘 아래 펼쳐졌다. 조금 달라진 점이라면 대회장소가 3회까지 개최되었던 여주의 목아불교박물관에서 서울의 성북동 길상사로 바뀌었을 뿐 참가자들의 그 뜨거운 관심과 떠들썩한 웃음소리는 지난 3회 대회를 훌쩍 뛰어넘고 있었다.
5월5일의 상쾌한 아침, 대중교통 이용자들을 위해 길상사에서 가까운 지하철 4호선 삼선교(한성대 입구) 역에서 오전 8시부터 셔틀버스를 운행했지만, 서둘러 온 몇몇 가족들은 먼저 도착했고 뒤이어 일년새 몰라보게 자라난 어린이들이 지난 밤의 설레임으로 뒤척인 듯 들뜬 표정으로 속속 도착해 일주문을 들어섰다.
9시 30분, 꽹과리 소리로 시작된 길놀이가 입장하는 어린이들과 선생님, 부모님들을 기쁘게 맞으며 흥을 돋우었고 지암 스님(불광사 주지)의 대회사에 법경 스님(조계종 포교원 연수국장)의 축사에 이어 심사위원장이신 박찬갑(한국불교미술인협회 회장) 선생님이 그림그리기의 주제와 심사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해 주심으로써 제4회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 그리기 대회가 화려하게 시작되었다. 모처럼의 나들이에 엄마, 아빠와 함께 시원한 나무그늘 속에서, 그리고 반짝이는 은박 돗자리 위에서 저마다의 부처님을 슥슥 그려내는 아이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고 정성스러운 모습이었다.
"이거(도장) 저기(탈춤마당)에서도 찍어줘요?" , "인형극 보느라 우리는 도장 하나밖에 못 받았어요. 어떻게해요!..."
놀이마당 참가에 열심인 아이들은 어느새 그림을 제출하고 길상사의 마당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며 포졸복장과 전통복장을 차려입고 옛날 분위기를 연출한 진행자들과 어울려 제기차기, 팽이치기, 탑쌓기, 뒤집기, 긴줄넘기, 구슬치기, 신발 넣기, 투호 마당에 참가해 제 순서를 기다리느라 긴 줄을 이루었다.
우리의 전래 민속놀이를 새롭게 선보인 각 민속놀이마당을 비롯 인형극 '햇님 달님' 에는 유치원생과 어린이들이 공연마다(2회 공연) 설법전을 가득 메워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며, 어린이 법당 앞에서 펼쳐진 탈춤마당에서는 사자탈의 이동을 졸졸따라 다니던 아이들이 처음보는 사자춤과 사상좌춤, 먹중춤을 반짝이는 눈빛으로 구경하는 모습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과 선생님들도 아이들이 놀이마당에 참가해 좋아하는 모습을 웃음띤 얼굴로 지켜보았으며, 중요무형문화재(인간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 목아 박찬수 선생님의 불교동자 조각전과 역대 수상작 전시회도 둘러보며 다양한 볼거리를 만끽했다.
이어 극락전 앞 중앙무대에서는 불교전문레크리에이션 단체인 선재이벤트 이성훈 실장의 사회로 긴줄넘기 대회를 비롯 레크리에이션과 사찰대항 장기자랑이 펼쳐져 사찰별 소속감과 일체감을 느낄수 있었다. 또한 행사 당일 각 어린이법회의 선생님들이 즉석에서 무대를 꾸며주신 '신판 춘향전'은 아이들과 선생님이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시각 심사장에서는 박찬갑 선생님을 비롯 한국불교미술인협회 여섯분의 심사위원들이 예년에 비해 그 수준이 월등히 높아진 1,300여 장의 그림 속에서 본상 16작품과 입선 300여 작품을 선발하느라 팽팽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행사장에는 150여명에 달하는 진행요원과 도우미(자원봉사자)들이 행사진행과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각고의 심사끝에 시작된 시상식에서 영예의 종합대상(문화관광부장관상)은 독특한 상상력으로 너그러운 부처님 상을 범종 속에 그려낸 행신초등학교 6학년 김호빈 양이 차지했으며,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장상인 대상에는 밝고 환한 부처님을 귀엽게 그려낸 하남 덕풍초등학교 3학년 김민재 군이 차지해 시상식을 지켜보던 2,000여 명의 박수를 받았다.
이밖에도 금상(2명), 은상(4명)을 비롯한 본상 16명과 단체상 3곳이 차례대로 시상되었으며, 목아불교박물관의 박찬수 관장님이 직접 조각해주신 조각 작품 '부처가 되고 싶은 나무'와 함께 푸짐한 부상이 주어져 참가자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껏 받았다.(시상자 명단은 127p 기쁨 나누기 참조)
이번 제4회 대회에는 전체 참가 어린이들이 1,500여 명에 달했고 예년에 비해 부모님과 함께 가족단위로 온 어린이들이 많았던 까닭에 행사장에는 내빈과 진행요원을 비롯 2,500여 명이 넘는 사부대중이 함께하였다.
4회째를 맞은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그리기 대회가 원만한 회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불교계 사부대중의 관심과 격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어린이들을 이 나라의 주인공으로 대접하고 어린이들 가슴 속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부처님을 모셔준다는 데 뜻을 같이한 전국 어린이법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따뜻한 관심, 대회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홍보 및 어린이들을 위한 뜻 깊은 선물을 준비하는 데 물심양면으로 애써주신 후원 및 협찬단체들이 있었기에 더욱 뜻깊고 신명나는 어린이 잔치 한마당이 될 수 있었다.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그리기 대회는 이제 모름지기 불교계 어린이 행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전문적이며 재미있는 대회가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해를 거듭하며 성장 발전해갈 수 있었던 것은 우리들의 꿈나무인 어린 불자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손길이 있었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그리기 대회에 관심과 힘을 실어주실 것을 간곡히 바라마지 않으며 5회 대회의 밝고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이석우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