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실상

특집 / 꿈

2007-09-20     관리자

꿈이란 무엇이며 왜 생기는 것이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우리 불자들 가운데에도 꿈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꿈에 나타나는 어두운 생각이나 꿈 자체에 관심을 갖는 것은 허망한 것을 집착하여 또 다른 허망한 것을 낳는 결과가 됩니다. 모름지기 염불 독경하여 항상 은혜롭고 밝고 행복한 자기 마음을 열어가는 것이 불자의 삶입니다. 이렇게 수행하는 사람에겐 악몽이 없습니다.
금강경에 보면 일체 유위법(一切有爲法)이 꿈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와 같으며(如夢幻泡影),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도 같다(如露亦如電)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꿈이겠습니까. 꿈 또한 이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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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어떤 마음에서 야기하는 것인가.
그리고 꿈은 실재로 존재하는 정신작용인가 하는 의문은 모든 사람에게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든지 꿈을 꾸어보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고 또 꿈을 꾸어보면 현실과 다른 세계가 전개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체험하여 보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꿈에 대하여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연구하고 있다. 심리학계에서는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는데 이용하고 해몽가들은 인간의 운세를 점치는 데 이용하고 있다. 이성계가 서까래 세 개를 짊어진 꿈을 무학 대사가 왕이 될 꿈이라고 해몽해 주었다는 전설은 매우 유명하다.
불교는 이러한 꿈에 대하여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를 관계자료에 의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관계자료에 의하면 꿈은 누구나 꿀 수 있다고 한다. 범부들은 물론 성문(聲聞)과 연각(緣覺) 그리고 아라한(阿羅漢)까지의 수도인도 모두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처님은 꿈이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부처님은 번뇌망상이 없는 청정한 마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 이외에는 다소의 차별은 있다고 하더라도 번뇌가 있는 마음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꿈이 있게 되며 그 꿈은 허상이며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다시 말하면 꿈은 비정상적인 마음으로 알려진 전도심(顚倒心)에서 발생하는 것이며 전도심은 번뇌심을 야기하는 무지(無知)이며 무명(無明)에 해당하는 마음이다.
이와 같이 마음에는 무수한 번뇌가 있으며 번뇌의 습기(習氣)에 따라 꿈이 나타나게 된다. 습기는 평소에 익히고 체험한 습관성을 뜻하며 습관성은 사람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꿈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꿈은 평소에 생각했던 것과 체험했던 것이 잠잘 때 야기하는 정신작용이라고 한다. 그 정신작용은 의식(意識)에 의하여 발생하는 작용을 뜻한다. 불교는 마음의 체성을 야뢰야식(阿賴耶識)과 말나식(末那識)과 의식 등 여덟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아뢰야식은 평소의 체험과 습관성 그리고 생각했던 것을 보존하는 마음이고 아뢰야식에 보존되었던 습관과 생각의 씨앗이 인연을 만나면 의식을 통하여 현재의 작용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습성은 전생의 습성도 있고 이승의 습성도 있다. 이승의 습성은 마음과 몸 그리고 주변의 환경에 의하여 다양하게 조성되기 때문에 꿈 속의 모습도 상상하기 어려운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꿈을 주로 꾸는 마음을 몽중의식(夢中意識)이라고 한다. 의식은 모든 생활에서 정신계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꿈을 발생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의식의 별명을 몽중의식이라고 한 것이다. 몽중의식은 전생에 경험한 것이요. 꿈속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가히 생각할 수 없는 현상을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가끔 공중을 날으는 꿈을 꾼다. 그리고 어려서 마루 밑에 동전이 버려져 있는 꿈을 꾸고 나가보니 꿈 속에서 본 동전이 마루 밑에 그대로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한 경험도 해 보았다.
이와 같이 꿈은 환상이기도 하지만 평소의 체험이 그대로 발생하며 길몽의 결과도 가져오게 하는 예언적이고 미래사를 계시하여 주기도 한다. 이는 마음이 맑을수록 꿈이 없으며, 꿈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과 직결되는 내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마음이 번잡하고 몸에 이상이 있거나, 생활환경이 복잡하면 흉몽과 악몽이 발생하고 진실이 아닌 환상의 꿈을 꾸게 된다는 것이다.
『지도론(智度論)』에 의하면 몸이 불편하면 흉몽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열기가 많으면 불을 보는 꿈을 꾸며, 풍기가 많으면 날으는 것을 보는 꿈을 꾸게 된다. 청황적백흑의 비현실적인 색깔을 볼 수 있고 미래사를 알 수 있는 천몽(天夢)도 있다고 한다.
『비바사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꿈이야기가 있다.
1. 천신과 신선과 귀신과 주술과 약초 등에 의하여 꿈을 꿀 수 있다.
2. 평소의 견문각지와 일찍이 경험하였던 사건들이 꿈에 나타날 수 있다.
3. 평소에 보았던 좋은 일과 불길한 일들이 꿈에 그대로 보일 수 있다.
4. 평소에 사유하고 생각하며 희구하고 의심하였던 일들이 꿈에 나타날 수 있다.
5. 병을 앓고 몸이 아프며 마음이 복잡할 적에 변태적으로 꿈의 환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꿈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일을 반영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아사세 왕의 꿈이야기와 바사익 왕의 꿈이야기와 같은 것들이 있다.
그러나 몽행반야(夢行般若)라는 말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 말은 보살들이 꿈을 꾸어도 현재 반야바라밀다의 지혜를 실현하는 바와 같이 몽매한 꿈이 아니라 지혜를 실현하는 꿈을 꾼다는 것이며, 낮과 밤의 꿈에도 지혜를 실천하는 것이 보살의 꿈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보살의 꿈은 번뇌가 많은 중생들의 꿈과 차별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이 맑으면 꿈도 현실과 다름없는 꿈을 꿀 수 있다. 그러나 일반 대중은 어려운 일이다. 번뇌망상이 많기 때문이다.
번뇌망상이 많은 꿈을 몽환(夢幻)이라고 한다. 꿈은 수면하면서 망상(妄想)을 야기하는 결과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보통사람의 꿈은 헛된 현상이 대부분이며 진실이 없는 허상이라는 뜻이다.
『금강경』에도 일체의 현상계(有爲法)는 꿈과 같고 환과 같으며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와 같다고 하였다. 그리고 보통사람의 생각을 몽상(夢想)이라고도 한다. 몽상은 중생의 생각을 허상과 같은 꿈 속에다 비유한 것이다.
이와 같이 인간의 꿈은 마음에 따라 반야를 실현할 수도 있고 미래를 볼 수도 있지만 대부분 허상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번뇌의 현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범부들은 성불하기 전에는 대몽(大夢)속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성불 직전의 성인이라 할지라도 약간의 번뇌가 있기 때문에 꿈 속의 생활에 비교한 말이다.
우리는 꿈을 믿으면 안 된다. 꿈은 비현실적이며 진실이 아니며 허상인 것이다. 꿈이 없는 잠을 자도록 하고, 꿈에 의하여 헛된 희망을 갖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몽상과 몽환이 없는 지혜의 생활로 되돌아 가야 하며, 대몽을 깨는 정진을 지속해야 하는 것이다.

☞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이석우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