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화폐, 지역통화(Local Money) (2)

21세기 생활과학

2007-09-20     관리자

지역 통화 즉 로컬머니(한 지역, 한 집단에서만 통용되는 돈)란 무엇인가? 작게는 몇몇 사람이, 크게는 주식 회사 정도의 규모로 자신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를 발행해 상품과 서비스를 교환하는 체계를 말한다.
기존의 화폐와 달리 이 시스템 속의 개인은 거래 상대자가 신뢰하는 한 얼마든지 돈을 발행할 수 있다. 물론 개인들이 돈을 찍어낸다는 것은 아니고, 가입자가 등록소에 계좌를 얻어 역시 계좌를 가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일정량의 서비스를 받고 로컬머니를 그의 계좌에 넣어주는 것을 말한다.
이때 상대의 계좌에 들어간 만큼의 돈이 자신의 계좌에서 빠져나간다. 처음 회원이 되어 로컬머니가 없는 사람도 상품을 사거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이때 그의 계좌는 서비스받은 만큼의 '-(마이너스)잔액'이 생기게 된다. 잔액이 없는 사람에게 무엇을 믿고 상품을 팔거나 서비스를 해주는가? 회원들 모두가 로컬머니로 서비스를 주고 받겠다는 동의를 하고 등록하므로 초기에는 로컬머니가 없이도 서비스를 받는 것이 가능하다. 계좌에 돈이 없다고 거래를 할 수 없다면 기존 화폐 체계와 다를 것이 없으며 거래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또 등록시의 동의가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거래가 늘어감에 따라 개인적인 차이가 생기게 된다. 이것은 전적으로 그 동안 거래의 신뢰도에 달려 있다. 아무리 많은 마이너스 잔액인 사람이라도 신뢰가 가는 사람이라면 서비스를 해줄 것이다. 그러나 거래 내역에서 신뢰도가 낮은 사람은 작은 마이너스 잔액만 있어도 서비스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체계의 하나의 특징은 한 개인의 모든 거래 내역은 회원의 요구에 따라 언제든지 공개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그의 신뢰도가 평가된다. 모든 거래는 두 사람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신뢰를 평가할 수 있는 거래 내역의 정확한 기록과 공개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둘째, 계좌에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이자가 전혀 붙지 않는다. 이자가 붙지 않는 돈이므로 써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을 받게 되고 이 점이 거래를 무한히 활성화시킨다.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잔액에도 이자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이것은 빚을 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재능이나 상품, 서비스를 지역 사회인에게 더 많이 제공해야 함을 의미할 뿐이기 때문이다.
셋째, 돈은 등록소의 컴퓨터 내에 기록되어 있는 숫자이기 때문에 아무리 많아도 가지고 지역을 빠져나갈 수가 없다. 계정의 +잔액은 지역에 누군가 많은 서비스를 하거나 상품을 제공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로컬머니는 그 지역 내의 경제 활성화에만 이바지할 수 있을 뿐 유출되어 지역 경제를 망치지는 못한다.
이 로컬머니는 개인들 간의 기술 제공과 물물교환의 차원을 뛰어넘고 있다. 즉 비즈니스가 가능한 것이다. 개인과 사업자들이 이 시스템을 이용해 얻는 이익을 운영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지역 통화가 누구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가?"
"개인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가?"
각 개인은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더 많은 강좌개설과 고용혜택의 가능성이 있다. 덧붙여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인 연결망을 넓힌다는 더 많은 무형의 이득이 있다.

"지역통화를 통해 사업상 이득을 볼 수 있는가?"
소비자를 끌어들인다 - 일부는 현금으로, 일부는 로컬머니를 받아들임으로써 상품과 서비스는 좀 더 많이 공급될 수 있다. 현금이 부족한 소비자가 장애를 덜 느끼고 상품을 쉽게 살 수 있다.
현금 수입이 증가한다 - 판매금액중 현금의 비율은 이전보다 낮지만 전체 판매는 증가하며 따라서 현금 수입은 이전과 같거나 더 높아진다. 더욱이 쓰일 수 있는 지역통화가 늘어난다.
소비자의 관심을 받는다 - 지역통화 계정을 가진 소비자들은 지역통화로 거래하기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므로 다른 유사상품에 갖던 관심이 다시 돌아온다.
현금 유통을 원활히 한다 - 상품과 서비스의 공급자가 지역 화폐를 받아 들이면 그만큼의 현금이 다른 곳에 유용하게 쓰인다.
지역사회 내에서 높은 평을 얻는다 - 로컬머니로 지역사회 프로젝트에 기부를 하면 높은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로컬머니는 시스템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그 혜택은 자신에게 순환되어 되돌아오는 경향이 있다.

모든 정치, 경제, 사회적 제도와 더불어 화폐제도도 장단점을 갖고 있다. 더욱이 새로운 화폐 제도가 나올 때는 언제나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최초의 금화와 은화의 출현, 최초의 지폐등이 정착되기까지 오랜 의혹의 눈총을 받았다. 이 모든 의혹과 불안의 바탕에는 불신이 있다.
초기 지역 통화 체계가 자리잡는 데도 예외는 아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뉴질랜드와 호주에서는 국가의 지원까지 받으며 커나가고 있다. 왜일까? 그것은 지역 통화 체계가 호혜적인 선물 경제로서의 성격이 강하고, 건전한 경제활동을 무한히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서울지역에 미내사 시스템(02-747-2261)이 최초의 체계를 구축해 운영 중이며 곧 지방에서도 개설준비 중이다. 이 체계는 기존의 화폐체계에 훌륭한 보완이 될 것으로 기대되다.

이원규님은 Herenow System 대표.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 총무부장, 첨단 과학지 [지금 여기] 편집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권창선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