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2007-09-19     관리자
 

  ◇ 부처님께서 상두산에 머물러 계실 때다. 그 때는 날이 추운 겨울밤이었다. 외도들이 관례 따라 보름달이 차는 전후 8일에 눈이 내래는 물속에 들어갔다.  혹은 물위에 올라오고 혹은 잠기고 혹ㄱ은 물을 몸에 퍼붓고서 화신(化神)에 제사했다. 그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청정하게 된 것으로 믿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저들 외도들이 추운 겨울밤에 물에 잠기고서 화신에 제사지내는 것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목욕하지만 사람은 물로써 청정하게 되지는 않는다. 오직 진리와 정법만 있으면 그는 청정하리라. 그는 수행인이리라.』

  오는 29일이 음 10월 15일, 올해의 동안거 결제의 날이다. 안거는 부처님의 성도하신 때로부터 줄곧 행하여 온 출가교단의 중요행사다. 원래 여름 4월 16일부터 90일간 이지만 우리나라 같은 하대지방에서는 10월 15일부터 동안거도 시작된다.

  원래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유행하면서 수행하는 교단생활이 비가 오는 여름철에는 불편했던 만큼 역시 춥고 눈 내리는 겨울철의 유행도 불편한 것은 매 한가지. 그러나 우리의 동안거는 그보다도 다른데 뜻이 있을 듯 ···

  만상이 고요히 잠들고 깊은 정묵에 깃드는 시절, 이 때는 만 가지 생각 쉬고 일심정념(正念)의 시절이 아니겠는가. 수행교단에 정념 수행이 계승되지 않는다면 어느 곳에서 정법불멸을 기약할 것인가. 우리 스님들이 올 동안거에서 앞서에 부처님 말씀 따라 오직 진리와 정법에 머물러 참으로 청정수행 성취하시기를 비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