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불화] 쌍계사 제석천룡탱

한국의 불화-쌍계사 제석천룡탱-雙磎寺 帝釋天龍(?)-

2007-09-19     안장헌

인도 재래의 토속신들을 불교가 흡수하여 불법을 수호하는 신으로 수용하였다. 제석, 범천, 인왕, 8부중 등 여러 신들인데 이들을 단독 또는 무리(群像)로 표현한 그림이 많이 전해온다.

  쌍계사 팔상전에 현봉된 이 그림은 제석천과 천룡을 중심으로 그린 세석천룡 그림이다. 제석도와 천룡도를 한 폭에 담은 것으로 상단에는 제석과 범천을 중심으로 여러 신중이 등장하고, 하단에는 천룡과 8부중이 배치된 2단 구도이다.

  상단 제석도는 3각형으로 구성되었는데 맨 꼭대기에 제석과 범천이 합장한 모습으로 서있고 그 아래 좌우로 보살과 왕이 한ㅇ 줄로 도열한 모습을 그렸다. 그 사이에 약간 작게 그린 천인들이 태평소, 대금,해금, 나각, 생활, 향피리, 장고 박 등의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하단의 천룡도는 날개깃이 달린 투구를 쓰고 두 손을 합장한 위태천을 중심으로 좌우에 8부중을 배치하였다. 천룡은 하늘의 병사를 뜻하는 것이므로 8부중(천, 용, 야차, 건달파, 아술, 가루나, 긴나라, 마루라카)들은 무기를 든 장수의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화명구성의 짜임새가 좋고, 색감도 홍색과 녹색, 황색을 알맞게 배합하여 안정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자세도 퍽 생동감있게 묘사되어 보는 이의 가슴을 사로잡는 감동적인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