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아 사랑해!

2003-04-15     관리자

[지선아 사랑해!]

이 지선 양(26세)은 유아교육학을 전공하던 평범한 여대생입니다. 그러나 지선 양은 3 년 전 여름, 교통 사고를 당하여 전신 화상을 입음으로써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됩니다. 손가락이 불타고 뼈까지 녹아 손가락 일부를 절단해야 했으며, 얼굴의 살이 떨어져 나가 얼굴에 살점이 없어 피부 이식을 받는 등, 20 번이 넘는 수술을 참고 넘기며 기적 같은 건강을 회복하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지선 양의 투병기가 '인간 시대'에 소개되었습니다. 나레이터는 지선 양을 향하여 '고통스러운 운명과 화해하는 법을 보여준 사례'라고 소개하는데, 그 말대로 지선 양의 투병기는 우리가 어떻게 고통스러운 운명을 극복하고 화해하는가를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1)긍정적 마음으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지선 양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분은 바로 지선 양의 어머니(51 세)입니다. 독실한 크리스챤이신 지선 양의 어머니는, 참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도 유머 감각을 잊지 않고 힘들어하는 딸의 정신적 의지처가 되어 주십니다. 어머니 당신은 속으로 그렇게 아프고 힘들면서도 딸 앞에서는 언제나 밝은 얼굴, 긍정적 언어를 들려주시니, 어머니는 말씀하십니다.

"지선이를 불쌍하고 가엾이 여기면 지선이는 더 불쌍해진다".

그러한 어머니 앞에 지선이는 화상 입은 불쌍한 딸이 아니라, 단지 몸이 좀 불편해진 딸일 뿐입니다. 그런 어머니도 큰 상처를 받은 적이 있으니 그것은 처음 치료를 받을 때의 일로, 생명을 건진 딸이 예전의 얼굴은 고사하더라도 밖에서 활동할 수 있을 정도의 모습은 되찾을 수 있을까 하고 담담 의사에게 물었을 때, 의사는 (이런 상태로) 밖에서 활동할 수 있기를 바라느냐고 되묻습니다.

물론 의학적 입장으로는 생명을 건진 것만으로도 기적이어 그렇게 의사는 말했겠지만, 그런 식의 말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당사자에게는 엄청난 상처를 주는 대답이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지선 양은 나중에 당당히 사회활동을 시작함으로써 의사의 말이 틀렸음을 입증합니다.


2)작은 일은 크게, 큰 일은 작게


"작은 일은 크게, 큰 일은 작게 생각하라"---이 말은 어머니의 생활 신조 중 하나입니다.
어머니는 그래서 남들이 보기에는 끔찍한 일도 짐짓 대수롭지 않게 대합니다. 일급 장애인 신청 건도 그렇습니다. 얼마 전까지 건강하게 살던 딸을 장애인 등록을 시킨다는 것은, 비록 그것이 현실이라 할지라도 부모로서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남의 일처럼 말씀합니다.

"지선이, 일급 장애인 발급 받아야겠네?"

지선이는 그런 어머니의 말씀에 일급 장애인은 얼굴 화상 입은 사람으로 사회활동을 할 수 없는 자에게만 발행되는데, 자신은 사회활동을 할 수 있으므로 자격 요건이 안 된다는 말로 가족들을 웃음 짓게 합니다.

큰 일을 크게만 생각하면 더 크게 일이 벌어지지만, 큰 일을 일부러 라도 작게 생각하면 커질 일도 제 풀에 스러지는 법입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삶의 지혜인데, 이런 어머니의 지혜 앞에 가족들은 무슨 일에나 이렇듯 당황하지 않고 슬기롭게 대처해 나갑니다.


3)현실에 집착하지 않고, 현실을 인정하며 원망하지 않았다

과거의 내가 꿈이듯, 지금의 나 역시 꿈이다--지선 양의 일기 중 한 구절입니다. 그럴 것입니다. 그 뜨겁던 불길도 지금 생각하면 꿈입니다. 그렇다면 20 번의 수술과 이 고통스런 현실도 나중에 보면 어쩌면 꿈인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는 것이 지선 양의 말인데, 이것은 참으로 올바른 삶의 지혜입니다. 불경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있는 법 없는 법 꿈결같아서/ 그림자 허깨비 물거품 같고
이슬과 번개같아 허망하거니/ 변함 없는 참된 법 바로 보아라


또한 지선 양은 말합니다."현실을 인정해야죠. 원망하고 탓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이런 마음 아래 지선 양은 그동안 숨기만 했던 망가지고 불편한 몸을 사람들에게 그대로 내 보이기로 합니다. 그래서 지하철 타기에 과감히 도전합니다. 한 편으로는 사람들이 얼굴을 보고 도망가지나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다행이 지하철의 사람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지선 양은 드디어 사고를 당하기 전에 다니던 모교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그리고 기쁨에 넘쳐 전화를 합니다. "아빠! 나 지하철 탔어! ^^-"


4)가족을 비롯해, 주위 사람들이 따뜻이 감싸 안았다


지선 양의 불행은 가족으로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족들은 혼연일체가 되어 지선 양의 아픔을 같이 나누기 시작합니다. 어머니는 팔다리가 굳어질까 봐 온 몸이 땀에 젖도록 재활 운동을 시키며, 오빠(31세)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지선 양의 하루 하루를 매일 올리고 지선 양을 대신해 일일이 답장을 보냅니다.


그리고 지선 양의 소식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졌을 때, 많은 분들이 격려를 하고 지선 양을 사랑하는 모임도 만들며 지선 양의 투병 일기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위로를 받습니다. 남을 격려했는데 오히려 내가 격려를 받은 것입니다. 이러한 이웃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은 지선 양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마침내 케이크와 촛불 앞에서 오프 라인 미팅이 있던 날, 어떤 분이 묻습니다, 기적을 믿느냐고. 이에 지선 양은 이렇게 답합니다.


"이 고통 속에서도 감사한 마음을 주시고, 기뻐하는 마음을 주신 것이 바로 기적이 아닐까? 저는 그것이 가장 큰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선 양은 본인이 일어서고 본인이 축복 받은 것입니다. 얼핏 보기에는 주위에서 도와 주고 그래서 재활에 성공한 것 같지만 그것은 겉보기뿐, 결국 지선 양 스스로가 기적을 창출한 것입니다. 어떤 때는 주님께 어서 나를 빨리 데려가기를 기도했다는 지선 양.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꿋꿋이 일어나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줍니다. 비록 육신은 많이 허물어졌지만 지선 양은 정녕 세상의 그 어떤 미인보다 더 아름다운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큰 고통도 그것을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사람한테만 행세를 합니다. 만약 내가 눈 앞의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축복으로 받아들인다면, 고통은 고통이 아니라 그대로 축복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전신 화상을 입고도 저렇게 밝게 살아가는 지선 양은 그런 가르침을 온 몸으로 우리에게 알려 주고 증명해 줍니다.




나무 아미타불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