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민족을 위한 기도

빛의 샘 / 새해의 소망

2007-09-19     관리자
 
매년 연초가 되면 설레는 가슴으로 새해에는 꼭 나의 소망이 이루어지도록 기원하며,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워 보기도 한다. 또한 지난 한해 내가 무엇을 했는가 하고 정리해보며, 나 자신을 새롭게 만들려고 결심을 굳히고 새로운 시작을 한다.
그러나 항상 1월의 희망찬 계획도 바쁜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 묻어버리고는 나도 모르게 한해가 지나가고 만다. 그리고 과거가 되어버린 어제를 더듬어 보면서 새해가 다가오는 것을 설레이는 가슴으로 맞는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다.
이렇게 보낸 세월이 어느 듯 반 세기가 되가고 보니 세월을 먹는 능구렁이가 되어서인지 이제는 시간만 보내고 사는 승려의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일상 생활 속에서 몸 관리하고, 주변 정리하는 일에 신경을 쓰다보니 작은 공간에 안주하고 싶은 욕망이 슬그머니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때일수록 수행자의 본분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나를 버리고 삶을 꿰뚫어 보는 자세로 공부하면서, 대립을 떠나고 화합의 자세로 살며 시공을 초월하는 것이라면 또 한번 금년에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는 해답은 나오지 않나 생각된다.
먼저 금년에도 또 할 일은 마음 공부를 위해 화두를 잡아 한시라도 공부를 쉬지 않는 생활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잡다한 주변일에 메달리는 일을 줄이고, 이웃에 대한 사랑과 친절을 실천하고, 미운 사람을 용서하며, 작은 공간이나 큰 공간이나 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이 욕망에 치우치지 않아 자유로워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어떻게 보면 제일 중요한 일인데도 중요한 서열에서 뒤로 미루어지고, 외형적인 절 불사하는 일이 먼저가 되어서 하루하루 정신없이 보내다 보면 덧없이 세월만 가고 마음 깨치는 공부와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이렇게 볼 때 마음 공부야말로 매년 못 다 푼 일 중에서 제일 중요한 일이며, 금년에도 꼭 이루어야 할 일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아직 전생의 업력이 많이 남아서인지 쉽게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끝으로 금년 나의 기도는 조국을 위한 계몽운동의 기도이다. 지금 우리 나라는 경제적 위기에 빠져 있으며, 더욱 심각한 것은 남을 믿지 않고 자기 주장만을 하는 오만함으로 물들어 있다는데 있으며, 또한 우리의 가슴에 너나 할 것 없이 뿌리내리고 있는 탐진치 삼독심의 독이다.
이러한 잘못을 고치기 위해서는 한 민족의 가슴에 불심을 심어주어 부드럽고 여유를 가지고 남을 미워할 줄도 모르고 자신만을 주장하지 않는 선한 백의민족으로 돌아오도록 기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금년의 나의 기도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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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일 스님은 현재 인천 법명사 부루나포교원 주지이다. 조계종 인천사암연합회 회장과 인천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장 일도 함께 맡아보고 계시다.

☞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이석우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