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불교] 미얀마 불교(2)

미얀마 불교의 수행체계

2007-09-19     관리자

가산불교문화연구원 개원 6주년 기념, 조계종 개원 3주년 기념으로 공동주최한「열린 세계 에 있어서 세계 승가공동체의 현황과 전망」이란 제하의 학술회의 자료집에서 양해를 얻어 '미얀마 불교의 교학체계와 수행체계(정원 스님)'를 발췌 초록, 2회로 나누어 싣는다. 특히 미얀마 불교사 개관과 미얀마 불교의 교학과 수행체계를 게재하여 미얀마 교학과 수행체계 를 조망함으로써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찾고, 미래세계를 열어 나가는데 초석으로 삼고자 한 다. -편집자 주-

현재 남방 상좌부 불교국에서 승려는 물론 일반 재가자에게 수행의 전통이 가장 널리 보급 되어 있는 나라는 미얀마이다. 미얀마의 전국 각지의 수많은 수행센터에서 다양한 수행법이 사부대중에 의해 행해지고 있다. 미얀마의 수행센터는 크게 두 가지 계통, 즉 마하시 계통의 수행도량과 레디 사야도 계통으로 정리할 수 있다.

1. 마하시 계통의 수행도량

마하시 수행법의 연원
마하시 계통의 수행도량은 미얀마의 수도인 양곤에만도 네 곳이고 전국적으로 대단히 많은 수행도량이 있으며 외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마하시 수행법의 연원과 수행법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마하시 수행법을 체계화시킨 마하시 사야도의 수행의 스승은 '밍군 제타완 우 나라다 (1868-1954)' 사야도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마하시 수행법의 창시자는 마하시 사야도의 스 승인 밍군 사야도이다. 하지만 이 수행법을 미얀마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린 분 이 마하시 사야도이기 때문에 마하시 수행법 또는 위빠싸나 수행법으로 알려지게 된 것이 다.
마하시 사야도는 20대 후반에 교학만으로는 불교의 가르침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끼었다.
그 후 스스로 수행의 지침으로 삼을 경전으로 『대념처경(大念處經)』을 자세히 연구하면서 실제 수행을 지도할 수 있는 스승을 찾아 나섰다. 그러던 중 멸진정(滅盡定)을 얻었다고 전 해지는 티론 사야도의 수행법을 계승하고 있는 밍군 사야도가 대념처경에 의거해서 개인적 으로 위빠싸나를 지도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서 4개월간 용맹정진을 한다.(1932년, 28세) 이후 다시 자신의 본사로 돌아온 마하시 사야도는 위빠싸나 수행보다는 교학을 지도하기 시 작한다. 마하시 사야도가 본격적으로 지도하기 시작한 때는 1938년 고향인 세익쿤으로 돌아 와서부터이다. 위빠싸나를 지도하는 한편 마하시 사야도는 1941년에 실시된 법사과정 시험 을 통과하여 교학에 대한 조예가 깊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그는 1944년 858쪽에 이르는 위빠싸나 수행법에 대한 책을 미얀마어로 저술한다. 1949년 우누 수상과 붓다 사사나 눅가 하 협회의 요청에 의해서 양곤의 마하시 수행센터에 오게 되면서 마하시 수행법은 미얀마 국내는 물론 아시아의 다른 상좌부 국가를 포함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다.
현재 위빠싸나 수행 하면 미얀마의 마하시 수행법을 연상하게 될 정도로 위빠싸나 수행법의 대명사가 되었다.

마하시 위빠싸나 수행법의 특징
마하시 위빠싸나 수행법의 특징은 첫째 좌선할 때 호흡에 동반되어 생겨나는 복부의 움직임 을 일차적인 마음 챙김(念)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1950년대 후반 스리랑카에서 이 수 행법이 경전에 근거한 전통적인 수행법이 아니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마하시 수행법은 『대 념처경』과 『청정도론(淸淨道論)』에서 제시된 수행법 가운데 육체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 적인 요소인 지수화풍(地水火風)의 네 가지 요소를 분명하게 관찰하는 사계차별(四界差別) 에 중점을 둔 수행법이라고 하면서 결코 경전의 가르침이나 청정도론에 어긋나지 않는 수행 법임을 밝힌다.
마하시 수행법의 두 번째 특징은 좌선과 행선(行禪)에 동일한 비중을 두고 있는 점이다. 행 선은 걷는 동작에 마음을 집중하여 관찰하는 것을 말하나, 넓게 보면 여기에는 몸의 모든 동작이 포함되고 있다. 즉 좌선이 중요시되는 만큼 좌선 이외의 모든 몸의 동작에 대한 관 찰도 강조되는 점이 마하시 수행법의 특징의 하나이다. 마치 중병에 걸린 환자처럼 몸을 천 천히 움직이면서 몸의 모든 동작을 알아차리라는 수행법은 다른 수행법에서는 그렇게 강조 하지 않는 점이다.
좌선시간이 한 시간이면 행선 시간도 한 시간으로 배정해서 몸의 동작에 대한 관찰을 통해 서 집중력을 높이게 한다. 4∼6시간의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깨어 있는 시간 전체가 수행시 간이라 함은 일상생활에서의 동작에 대한 관찰이 중요시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의 특징은 수행자의 매일매일의 수행의 상태를 지도법사에게 정확하게 보고하여 제 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를 점검받는 것이다. 이러한 지도법은 때로는 자신의 경험을 늘 보고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심리적인 압박을 받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지만 강한 수행의 동기를 제공하며, 이러한 지도법에 의한 집중적인 수행은 결과적으로 수행자 자신의 빠른 수행의 진전을 가져오는 효과가 크다. 수행의 체험을 매일 보고하기 위 해서는 열심히 수행에 전념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마하시 수행법에서 수행을 위한 기초적인 경전에 대한 지식이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 만 기본적으로 장부(長部) 경전의 『대념처경』과 『청정도론』,『무애해도(無碍解道)』를 소의경전으로 삼고 있다. 한편 이들은 기본적인 수행법에 따라 수행을 해나가면서 매일매일 의 법문과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수행법에 대한 이론적 이해와 실천적인 이해가 만날 수 있 도록 지도하고 있다.
마하시 수행의 목적은 다른 모든 수행의 전통과 같이 괴로움의 소멸인 열반의 성취에 있음 은 말할 것도 없으며 열반은 지금 이생에서 자신의 노력에 의해 성취되는 것이라는 붓다의 가르침에 근거하고 있다.
마하시 사사나 예이타 수행센터, 찬매 예이타 수행센터, 삿담마란시 수행센너, 판디타라마 쉐타곤 사사나 예이터 수행센터 등 대부분의 마하시 수행센터에서는 정해진 수행기간 없이 일년내내 수행을 지도하고 있으며 최소한 한 달에서 6개월 정도의 집중적인 수행이 권장되 고 있다.
마하시 수행법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외국인에 대한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 부분의 마하시 수행센터에는 통역을 도와주는 이들이 있어서 외국인들도 언어문제에 구애받 지 않고 수행에 전념할 수 있게 해준 점은 마하시 수행법의 국제화에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2. 레디 사야도 계통의 수행도량

마하시 계통의 수행법은 스승에 따라서 지도방법이 약간 차이가 있을지라도 마하시 사야도 의 직계제자에 의해 현재 지도되고 있으므로 동일한 수행법으로 볼 수 있으나 레디 사야도 계통의 수행법은 직접적으로 레디 사야도의 지도를 받은 제자에 의해 계승되었다기보다 간 접적인 경로를 통해서 레디 사야도의 가르침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각 센터마다 수행체계 에 어느 정도 차이점이 있다.
레디 사야도(1846-1923)는 수행보다는 교학적인 측면에 더욱 공헌한 근·현대의 미얀마를 대표하는 고승으로 알려져 있다.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레디 사야도의 가르침에 그 연원을 두고 있는 대표적인 수행센터를 소개하여 레디 사야도 계통의 수행법을 파악해 보고자 한 다.

순룬구 불교 수행센터
순룬 사야도(1878-1952)의 수행전통의 본산은 순룬 사야도의 고향이며 활동지였던 중부 미 얀마의 미양잔이며 이곳을 중심으로 약 100개 이상의 지부가 미얀마 국내에 있으며 양곤에 는 네 곳의 지부가 있다. 이곳은 특별한 수행기간은 없으며, 일년내내 수행이 이어진다. 수 행자들은 자신의 사정에 따라서 일정 기간 이곳에 머물면서 수행을 하며 일반신자들은 일요 일에 1시간 30분 정도 수행을 한다고 한다.
수행은 좌선이 위주가 되어 있으며 좌선 시간외에 특별히 행선(行禪)을 하지는 않는다. 좌선 은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며, 처음의 40분간은 코로 거칠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코 끝 의 감각을 관찰한 후(출입식념), 이어지는 50분동안은 거친 호흡을 멈추고 전신의 감각을 관 찰한다.(위빠싸나). 이처럼 한 번의 좌선에 출입식념과 위빠싸나를 같이 하는 것이 순룬 수 행법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수행법은 순룬 사야도가 출가하기 전에 출입식념이라는 수행법이 있음을 듣고 난 후 혼 자서 수행을 시작하여 창안한 수행법이다.
출입식념을 중심으로 하여 위빠싸나 수행으로 진행되는 점에서 넓게 레디 사야도 계통의 수 행법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직접적으로 레디 사야도의 가르침을 받은 적이 없는, 미얀마의 수행 전통 가운데 가장 독창적인 수행법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수행센터
재가수행의 대가 우 바 킨이 1952년에 창설한 수행센터. 이곳은 재가자를 위한 수행센터로 시작되었으며, 지금도 승려들은 이곳에서 지도 받을 수 없다. 미얀마 국내에 지부는 없으나 영국을 중심으로 하여 서양 여러 곳에 약 15개의 센터가 있다. 이곳의 창설자 우 바 킨은 레디 사야도에게 직접 수행지도를 받은 재가자 사야 텟지(1873-1945)에게 수행지도를 받았 다고 한다.
이곳의 수행법은 출입식념(出入息念)을 기초로 한 위빠싸나이다. 우 바 킨은 재가자에게 적 당한 수행기간으로 10일간의 코스를 개설해서 수행을 지도했다. 10일간의 기간 중에 3일간 은 출입식념(定)을 나머지 7일간은 위빠싸나(慧)를 닦는다. 호흡은 자연스럽게 하며 호흡에 마음을 집중하여 마음을 안정시킨 후에 전신의 감각을 관찰하는 위빠싸나를 닦는 것이다.
수행은 하루 8시간의 좌선시간 위주로 진행되며, 초보자는 1시간의 좌선과 30분의 휴식시간 이 있으며 경험이 많은 수행자는 2-3시간 좌선을 한다고 한다. 우 바 킨에 의해서 시도된 IMC 수행센터는 영국을 중심으로 하여 지금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나 우 바 킨의 수행 법이 본격적으로 전 세계로 퍼지게 된 계기는 인도에서 수행을 지도하고 있는 우 바 킨의 제자 고엔카의 역할이 크다.
미얀마의 커다란 두 줄기 수행계통, 마하시 사야도 수행계통은 동일한 방식으로 사념처(四念處)를 바탕으로 한 순수 위빠싸나를 지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레디 사야도 계 통의 수행센터들은 기본적으로 출입식념을 행하며, 출입식념에 의해서 마음의 집중을 얻은 뒤에는 위빠싸나 수행을 닦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또한 다른 상좌부 국가와 마찬가지로 미얀마의 수행법은 모두 팔리 삼장과 그 주석서들이라 는 상좌부 전통의 교학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1940년대를 전후해서 새롭게 부활하여 상좌부 국가는 물론 서양 및 다른 여러 나라에 확산되어 가고 있는 미얀마의 교학체계와 수행체계는 현재 우리의 정체성을 반성하는 하나 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승이니 소승이니 하는 선입견 없이 고타마 붓다의 가르침이 무엇이었고, 그분은 제자들을 어떻게 이끌었는가를 깊이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수행의 전통 가운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수행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나현정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