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나르는 파랑새

부처님 그늘에 살며 생각하며, 예쁜 드레스 만드는 사람 최공덕

2007-09-18     관리자

어디에서 불어오는 바람인가. 명주실타래마냥 풀려오는 봄바람에 실려 온 꽃향기가 누리를 수놓는다. 부풀어 오를 대로 오른 꽃망울이 톡톡 터지는 이즈음 5월의 신부 가슴은 연분홍 빛 꽃잎처럼 피어오른다.
인생 최고의 날, 가장 아름다운 신부가 되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꿈일 것이다. 아름다운 신 부를 더욱 아름답게 해주는 일, 그 일을 하고 있는 최공덕(44세)씨.
한 여자로 이생에 태어나서 성장하여 결혼하고 어머니가 되고 아내가 되고 마흔을 넘은 나 이가 되었을 때 되돌아 보건대 정말 행복하고 축복 받은 삶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 나 될까. 행복했노라고 하는 사람도 찬찬히 되돌아보면 거기에는 우여곡절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공덕 씨는 정말 축복 받고 행복한 시간시간 나날들을 보낸 복 많은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자신이 원하던 사람을 남편으로 맞고 마음속으로 그리던 아이를 낳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 고, 하고 싶은 공부를 다할 수 있었다. 하루에 한 끼의 식사를 해도 아파서 자리에 누워본 적이 없다. 마음도 몸도 아픈 적이 없다는 것이다. 마음이 아프지 않는데 어찌 몸이 아프겠 느냐고. 결혼해 남편과 함께 미국에서 생활한 지 20년. 10년 전부터 웨딩드레스 디자인 공부 를 하고 살고 있는 보스턴에 웨딩샵을 내 외국인으로서 어느 정도 명성과 부도 얻은 그가 한국에 웨딩샵(Hong's Wedding Art,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정호텔 1층, TEL 02-567-4754) 을 내게 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였다.
"미국에 살면서도 복이 많아서인지 큰스님을 모실 기회가 많았어요. 미국에 오시는 스님들 을 제가 자주 모시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제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귀 하신 분을 쉽게 되었습니다. 말씀드리자면 다 이시겠지만 아직은 제 원에 불과하기에 밝히 고 싶지 않은 ○ ○ 큰스님을 뵙는 순간 제가 꼭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습니다. 시절인연이 온 것이지요."
단 한 번 먼 발치에서 뵌 적이 있었던 ○ ○ 큰스님. 어느날 문득 스님을 뵈야겠다는 생각 에 보스턴에서 로스엔젤레스 카멜 삼보사로 갔다. 그런데 그 날 스님은 3년 묵언정진에 드 시기 위해 마지막 법문을 마치고 떠나셨다는 것이다. 다시 비행기를 타고 스님의 토굴이 있 는 팜스프링으로 갔다. 3년 결사에 드시기 하루 전날이었다. 가까스로 스님을 친견할 수 있 었다. 스님은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는 토굴에 계셨다. 그런데 스님을 뵙는 순간 저절로 무릎 이 꿇어졌다.
"잘 오셨습니다. 인연따라 오셨습니다…. 어렇게 빼어난 미모에 빼어난 인품을 지니신 보살 님께서 밥만 축내고 가실 것입니까…".
스님께서는 많은 말씀을 하시지는 않았다. 그러나 '탁!' 그 순간 스님의 말씀이 그에게는 엄 청난 숙제로 와닿았다. '그래 이렇게 그냥 살다가는 것은 큰 누(累)가 될 것이다.' 봄볕에 개나리가 벙그러지둣 '아, 이것이로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원을 세웠다. 스님이 하시고자 하 는 일에 공덕이 되어야 하리라는 생각을 했다.
추측컨대 '스님이 이곳 팜스프링에 대학을 세우고자 하는 것은 세상을 멀리 내다보시고 하 시는 일이다. 그 일은 분명 이 세상을 맑히고 밝히는 일일 것이다. 그래, 그 일에 보탬이 되 는 일을 하자.'
그 동안은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보냈다. 갖고 싶은 것을 가져보고,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어보고, 입고 싶은 것을 다 입으면서 단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왔다. 돈을 벌어야겠다 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돈을 벌어 스님이 하시고자 하는 그 일을 하리라 마음먹었다. 그것은 결코 자신의 명예나 영달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마음의 작용은 참으로 무한한 것이었다. 일순간 그렇게 마음이 바뀌고 보니 로케트가 지구 를 뚫는 그 힘만큼이나 커다란 힘이 솟아오름을 느꼈다. 그것은 자신도 상상을 초월하는 힘 이었다. 뚝뚝 떨어지는 물처럼 자신에게 와닿는 에너지를 바로바로 체감할 수 있었다. 만나 는 모든 분들이 그에게 공덕이 되었다.
주위에서는 자석에 이끌리듯 '누가 시켜서 하는 일 같다'고 말하며 자신을 돕는 사람이 하 나 둘씩 늘어갔다. 스님을 뵌 후 1년 반을 준비하고 지난 3월 한국에 웨딩샵을 내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업계획들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다 이루어져갔다. 아니 그 이상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의 샵에 들어온 사람은 결코 그냥 돌아가는 법이 없었다.
"마음의 힘은 무한한 것입니다. 쓰면 쓸수록 무한해지는 거이지요. 예쁜 마음으로 대하면 상 대방도 예뻐져요. 제 주위엔 나쁜 사람이 전혀 없어요. 모두 좋은 사람뿐이지요. 한국에 와 서 일을 하다보니 생각 이상으로 잘 되고 있어요. 특별히 제가 가진 것이 많았던 것도 아니 고 사업계획서를 면밀히 짰던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생각 속의 것들이 한 치의 착오도 없 이 척척 이루어지고 있어요."
마치 공기의 흐름처럼 느낌이 바로 바로 확신으로 와닿는다는 최공덕 씨. 세상을 살아가면 서 어찌 욕심이 없을 리 있을까. 그러나 그는 이루고자 하는 원이 맑고 깨끗하면 그것은 반 드시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좋은 생각을 펼쳐 그 빛을 보내는 것이 원력이 아닌가. 마음이 아픈 사 람을 보면 그 마음을 만져 주고 싶은 그 예쁜 마음을 그대로 세상에 내뿜는 것 그것도 원성 취가 될 것이다. 시절인연이 되어 그 원력을 이루어 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공덕이 될 것이 가. 스물네 시간 예쁜 마음으로 살고자하는 그 때문인가. 최공덕 씨는 문득 문득 도저히 생 각으로는 헤아려지지 않는 보이지 않는 힘 같은 것을 자주 느끼곤 한다고.
"될까 않될까 하면 안 됩니다. 무슨 일이든 욕심으로 재면 안 되지요. 욕심이 생기면 힘이 없어져요. 원력의 힘은 한 군데로 모아져야 합니다. 그래야 강한 힘이 생기지요. 원래 이치 와 도리는 딱 맞아떨어지게 되어 있어요. 365일 예쁜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원래 무용을 공부한 그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예쁜 것을 좋아하고, 눈썰미가 남다르다는 말 을 자주 들어왔다. 행복을 꿈꾸며 최고로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신부가 결혼식날 입을 예쁜 옷을 만드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일까. 그래 10년 전부터 웨딩드레스 디자인 공부를 했다.
"인생 최고의 날 최고로 예쁜 드레스를 만들어 최고로 예쁜 신부를 만들어 준다는 것은 늘 벅찬 기쁨입니다. 예쁜 마음으로 만든 옷이 예쁘지 않을 수 없지요. 제가 만든 속이지만 정 말 예뻐요. 드레스를 입어보고 행복해하는 신부들을 보면 정말 좋지요."
드레스 하나하나를 디자인하면서 신부가 입었을 때 정말 예쁘고, 또 영원히 행복해져야 한 다는 원을 가득 담아 그리다 보면 그 자신도 눈물처럼 뚝뚝 떨어지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 다. 생각은 바로 업인데 이러한 생각을 담아 만든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행복해지지 않을 리가 있겠느냐고.
최공덕 씨가 직접 대자인한 드레스는 캐나다의 캐나디안 고든 드레스(Canadian GORDON Dress)사에서 특별 제작된다. 스위스·이태리·캐나다·일본·스코틀랜드산 고급 원단을 쓰 고 고든 드레스사에서 제작되는 드레스들은 정말 탄성을 자아낼 종도로 예쁘다. 학처럼 우 아하면서도 고운 선을 따라 연분홍빛으로 피어오르는 몇 송이의 꽃들은 신부가 조명을 받을 때마다 살아있는 꽃처럼 송이송이 피어오를 것만 같다. 최근에 디자인한 드레스 중에는 사 계를 표현한 드레스도 있다. 떨어지는 낙엽과 새하얀 눈송이, 싱그러운 물줄기와 꽃으로 장 식된 드레스는 우아하면서도 눈이 부시게 아름다울 것이다.
인연이 된 대로 이곳에 웨딩샵을 냈다. 그런데 앞으로 부산과 대구·대전·천안·인천·광 주, 그리고 일본과 싱가폴, 홍콩과 대만에도 인연있는 사람들과 함께 드레스샵을 낼 것이다.
뜻을 함께 하는 좋은 인연들이 하나둘씩 모이고 있어, 이 일 또한 앞으로 잘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그리고 좋은 인연을 기다리고 있다.
늘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도반이자 남편인 홍성문 씨는 그가 하는 일에 절대적인 후원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스님들의 무릎에서 자라다시피 한 아들 정우는 이제 혼자 생활해도 될 나이가 되었고, 지금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 먼 나라에 서로 떨어져 각자 자신의 길을 가고 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서 뼈 속 깊이 사랑을 느끼는 가족들이다.
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365일 예쁜 마음으로 예쁜 일을 해갈 수 있다는 것이. 최공덕 씨 의 어여쁜 행원은 걸음 걸음마다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지 않을 수 없으리라.

☞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문미호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