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등無等等, 광주 무등산] 무등산 자락의 폐사지, 둘

2024-01-25     김남수

무등산 북면, 담양군 가사문학면에 두 개의 폐사지가 있다. 무등산의 거찰이었던 개선사(開仙寺)와 서봉사(瑞峰寺). 개선사는 신라 왕실에서 봉안했던 석등만 남긴 채 폐사돼 논밭으로 변했다. 경주 어느 곳에 있는 석등에 비해서도 웅장함이 뛰어나다. 석등에 136자의 글이 새겨져 868년 경문왕과 왕후, 공주가 발원해 석등을 조성했음을 알 수 있다.

서봉사는 조선시대 초까지 무등산 자락의 가장 큰 사찰이었을 듯하다. 남겨진 불보살상과 석탑이 웅대했던 과거를 보여준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서봉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광주 곳곳에 출토 유물만 남겼다. 

개선사지 석등(보물). 불을 밝혔을 석등에 글이 새겨져 있다. 긴 처마가 세찬 비바람을 막아줘 제작 연도와 조성 경위를 분명히 알 수 있다. 

 

서봉사지 석탑과 부도. 전남대학교 야외에 전시돼 있다. 고려시대 오층석탑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광주 증심사에 있는 서봉사지 보살상. 유물 중 유일하게 사찰에 모셔져 있다. 고려시대 조성됐으며 원형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서봉사지 불보살과 나한상. 과거 서봉사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모두 돌로 조성됐으며, 조각이 섬세하다. 이외에도 많은 유물이 있었으나 행방을 알 수 없다. 국립광주박물관 소장

 

사진. 유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