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해,달,하늘을 9 년이나 모셨으나 복을 얻지 못한 비구이야기

2002-10-08     관리자

[불, 해, 달, 하늘을 9 년이나 모셨으나 복을 얻지 못한 비구이야기]

부처님 당시 왕사성에 어떤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사람됨이 험하고 미련하여, 부모에게 불효하고 선량한 이를 업신 여기며 어른을 공경하지 않았는데, 살림의 손해가 많아 아무 일도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그는 불을 섬겨 복을 구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3 년을 섬겨도 복을 얻지 못하자 이번에는 해와 달을 3 년을 섬기고, 그래도 안 되자 또 하늘을 3 년을 섬깁니다. 향을 피우고 꽃과 술을 올리며 돼지, 양, 소를 잡아 아무리 바쳐도 복은 얻지 못하였습니다. 마침내 모든 재산은 없어지고 몸도 여위며 병이 그 집 문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이 사람은 기원 정사에 부처님이 계신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에 부처님을 찾아 뵙고는 말씀을 드립니다.

"어리석고 미련하게 자라 나 삼보를 알지 못하고 불과 해와 달과 또 하늘신을 섬기면서 9 년을 꾸준히 애를 썼으나 조금도 복을 얻지 못했습니다. 기운은 쇠약해 기고 몸에는 병이 많아 언제 죽을지 모르는 몸, 세존께서는 사람을 제도하시는 스승님이시라는 말을 듣고, 멀리서 일부러 와 귀의하나이다. 원하옵건데 복을 내려 주소서"

이에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섬긴 것은 모두 다 요사스런 귀신이 아니면 허깨비들이다. 거기에 빌고 제사하기를 산(山)만큼 하였으니, 그 죄는 강과 바다와 같을 것이다.
생물을 죽여 복을 구하면 복은 벌써 멀리 떠나 버리니, 비록 백 겁 동안 애쓰고 괴로워 하며 온 천하의 돼지와 염소를 다 죽여 보시하고 기도해도 오히려 죄만 수미산만 하며 한갖 재물만 없앨 뿐이다.

또 너는 사람됨이 부모에게 불효하고 잘난 체 하고 뽐내며 탐진치 삼독이 불꽃처럼 왕성하여 죄만 늘어 가거늘 무슨 인연으로 복을 얻겠는가.
만일 스스로 마음을 고쳐 어진 이를 예배하고 공경하며, 위의와 예절로써 어른을 받들어 섬기고 악을 버리고 선을 믿고, 내 몸을 닦고 어진 이를 높이면 복이 날로 늘어 세상 세상에 걱정이 없을 것이다."

이런 부처님의 말씀에 그는 기뻐하며 부처님께 출가하여 사문이 됩니다. 부처님이 "잘 왔구나 비구여"라고 말씀하시자 그이 머리털은 저절로 떨어져 곧 사문이 되었고, 이후 아라한의 도를 얻습니다.


-법구 비유경 술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