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서 차차차茶茶茶] “하동은 활기가 돕니다”

(사)하동차생산자협의회 홍만수 회장

2023-04-26     유동영

“지리산 산신과 대렴공이시여! 오늘 저희가 
차를 올립니다. 부디 흠향하시고 좋은 차를 
많이 거두게 하소서!”

하동은 우리나라 차의 기원지라는 자부심이 있다. 더불어 차의 최대 생산지인데 화개와 악양이 그 중심이다. 2021년 기준, 화개와 악양에서 생산된 차가 1,200t에 이르며, 매출액이 221억 원으로 추산된다. 

풍다제에서 초헌관으로 차를 올린 (사)하동차생산자협의회 홍만수 회장을 만나, 하동 차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홍만수 회장은 ‘만수가 만든 차’를 직접 생산하기도 한다. 

 

__________풍다제는 언제부터 시작됐나?

약 25년 전, 하동에서 차를 마시던 모임인 ‘녹산다회’에서 시작했다. 40년 정도 이어온 모임인데, 저보다 윗세대이고 하동 화개 차의 1세대들이다. 그 모임에서 9년 정도 사무를 봤다. 

풍다제

요즈음은 커피를 많이 마신다. 차 마시는 인구가 조금 줄어들고 있지 않나?

젊은 사람들이 차를 많이 마신다. 오히려 차를 마시는 인구가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 실제 차 소비량도 줄지 않았다. 대신 입차보다 가루차 소비가 늘고 있다. ‘태평양’이나 ‘동서’와 같은 큰 기업들이 차를 이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심지어 스타벅스에서도 ‘화개차’를 소비하고 있다.

 

화개와 악양 인근에서 제다하는 분들이 무척 많은 듯하다. 

20여 년 전, 풍다제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1,000명 정도가 차 농사를 지었다. 지금은 농사하시는 분들이 300명 정도 되는 듯하고, 그중 200명 정도가 직접 차를 만든다. 입차 소비가 줄고 기업에서 차를 만들면서, 수제차 생산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차밭도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청년들이 참여하기도 하나?

차 농사를 지으려는 청년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는 차를 재배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차밭을 묵히기보다는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줬으면 한다. 다행히 지금은 차밭 매물이 나오면 하동군에서 매입해 청년들에게 기회를 준다. 밖에서 보기에 차 생산이 줄었다고 하지만, 현재 하동 화개 지역은 젊은이들이 농사를 짓고 찾아오기도 하면서 오히려 활력이 돈다. 

 

차 재배와 생산을 어떻게 하나?

‘만수가 만든 차’를 생산하고 있는데, 1만 평 조금 넘는 차밭에서 농사짓고 차를 만들고 있다. 녹차도 만들지만, ‘보이차’, ‘병차(餠茶)’도 만든다. 차를 마시기 시작한 사람들은 꾸준히 찾고 있다. 잎차는 장작을 넣은 솥에서 덖는다. 장작으로 불을 놓는 것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힘들고 나무 구하기도 쉽지 않기에 많이 하는 방법은 아니다.

 

앞으로의 차는?

한번 차를 마시던 사람이 다른 차를 마시기는 해도, 아예 안 마시지는 않을 듯하다. 사찰에서도 스님들이 이전처럼 차를 마시지 않는다는데, 차가 사찰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기에 우리 차를 다시 찾으실 거라 확신한다.  

 

글·사진. 유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