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이 제일이다

2002-09-24     관리자

[행이 제일이다]

바보 주리반특이 부처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동되어 마음이 열리어 아라한 도를 얻은 후의 일입니다. 500 명의 비구니들이 딴 절에서 살림을 살고 있었는데, 부처님은 날마다 비구 한 사람을 보내 설법을 하게 했습니다. 반특이 갈 차례가 되자 비구니들이 모두 비웃습니다. 그리고 내일 반특이 올 때 자기들이 오히려 게송을 설명하여 망신을 주려고 합니다. 그러나 반특에게 설법을 청한 비구니들이 먼저 게송을 설명하려 하자 비구니들의 입이 열리지 않아 망신을 주려던 계획은 실패하고 맙니다.

또 파사익 왕이 부처님께 공양을 올릴 때 일입니다. 부처님의 바리를 들고 오는 반특을 본 문지기는 자기도 아는 게송 하나도 못 외우는 무식한 비구에게 보시한 들 무슨 이익이 있을 것인가 하며 들어오지 못하게 막습니다. 이윽고 부처님께 물을 공양 올릴 때, 반특은 문 밖에서 신통으로 손을 뻗어 부처님의 바리를 받들어 올립니다. 이에 놀란 파사익 왕이 누구의 팔인지 묻자, 부처님은 반특의 팔이며 그가 요즘 도를 얻었으나 문지기가 들여 보내지 않아 팔을 뻗어 당신께 바리를 주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드디어 허락을 얻어 들어오는 반특. 그의 몸에서 뿜어 나오는 위신력은 보통 때보다 곱절이나 더합니다. 우둔한 줄만 알았던 반특이 이런 모습을 보이자 파사익 왕은 그 연유를 묻습니다. 이에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꼭 많이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행이 제일입니다. 반특은 겨우 한 게송의 이치만 알지만 그 정묘로운 이치는 신의 경계에 들었으며, 신구의의 업은 고요하여 마치 순금과 같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많이 알아도 그 뜻을 해득하지 못하고 또 행하지 못한다면, 한갓 정신만 해치는 것이니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그리고 부처님은 "하나의 법구(法句)라도 이치를 알아 그대로 행하면, 도를 얻는다"는 게송으로 반특에 대한 찬양을 마치십니다.


-법구 비유경 술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