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팔공산] 심지 스님 팔공산에 절을 세우다

2022-11-30     불광미디어

 

영심(永深) 스님이 “부처님의 뜻이 그대에게 있으니, 그대가 받들어라” 하며 (심지 스님에게) 간자(簡子)를 주었다. 심지(心地) 스님이 간자를 머리에 이고 산으로 돌아오니, 중악의 신이 선자(仙子) 둘을 데리고 스님을 맞이하여 산꼭대기에 이르렀다. 심지 스님을 인도해 바위 위에 앉게 하고서는, 바위 아래로 내려가 엎드려서 삼가 계(戒)를 받았다. 심지 스님이 일렀다.

“지금 터를 잡아 부처님의 간자를 모시려고 하는데, 우리들이 터를 정할 수 없으니, 그대 세명이 함께 높이 올라 간자를 던져 점을 쳐봅시다.”

이에 신들과 함께 산꼭대기에 올라 간자를 던지니, 곧 바람에 날아갔다. 이때 신이 노래를 지어 부르기를,

막힌 바위 멀리 물러나 숫돌처럼 평평해지고
낙엽이 날아 흩어져 밝아졌다. 
부처님 뼈로 만든 간자를 찾아 
깨끗한 곳에 맞이해 정성을 바치리라.

노래를 마치고 나서 간자를 숲의 샘에서 찾았다. 곧 그 땅에 불당을 짓고 간자를 모셨다. 지금 동화사 참당의 북쪽에 있는 작은 우물이 이것이다. 

 __ 『삼국유사』 권4, 「심지계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