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로 체크인, 템플스테이] 해시 태그(#) 템플스테이

열쇳말keyword로 엿보는 템플스테이의 속살

2022-06-28     김필제

지난 20년간 화려한 성과를 일궈낸 템플스테이. 여러 통계와 자료를 모아 약관 스무 살의 템플스테이를 재구성해 봤다. 내외국인 참가자 관련 통계는 이동과 여행에 제약이 없던 코로나 이전 자료를 주로 활용했고,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참조하려 노력했다. 밑에서 보나, 옆에서 보나 템플스테이인 사변적인 이야기를 열쇳말로 알아보자.

#20년 #참가자 #601만명 #미라클모닝

템플스테이는 전국의 140여 곳 사찰에서 체험이 가능하다. 2021년 12월 기준 사업을 주관하는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하 ‘사업단’)의 정식 지정을 받은 사찰이 137곳이고, 정식 지정 전에 시범으로 운영하는 사찰과 휴지기를 보내는 사찰을 합하면 총 141곳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사찰이 산재해 있지만, 총 18개 행정구역 중 대전광역시와 울산광역시에서는 아직 템플스테이 운영사찰을 만나볼 수 없다.

템플스테이는 2002년부터 2021년까지 33곳의 운영사찰로 시작해 141곳으로 확대됐고, 참가자 연인원 수 역시 1만 명 남짓에서 601만 명으로 증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연인원은 관광통계에서 활용하는 인원 수의 집계방식으로 순인원 수에 머문 일 수를 곱해 산출한다. 기계적인 연산으로 운영사찰의 연평균 증감률이 11.93%인데 템플스테이 참가자 연인원 수의 연평균 증감률이 49.98%이니, 운영사찰의 확대 정책은 사찰 지정 수 대비 더 많은 참가자를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템플스테이는 1,700년의 전통의 한국불교에 잠시 머물러보는 관광의 일종이고, 새벽에 일어나 이르게 하루를 마감하는 수행자의 일상을 몸소 겪어보는 체험 여행이기도 하다. 이런 연유로 혹자에게 템플스테이는 처음 마주하는 일탈이고, 특히 해외 매체들은 템플스테이를 모험 여행으로 소개할 정도니 어쩌면 고된 여정이기도 하다. 국내외 참가자의 구분을 떠나 참가자 연인원 601만 명이란 숫자는 이러한 담대한 시도들이 모여 일군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

근래 2030세대 사이에서 새벽에 일어나 운동·독서·명상 등 자기계발을 하는 ‘미라클 모닝(Miracle morning)’이 유행하고 있다. 이들이 몰두하는 새벽의 순간만큼은 진리를 구하기 위해 오롯이 정진하는 스님의 그것과 다르지 않아, MZ세대는 템플스테이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는 듯하다. 공교롭게도 코로나 시국이 한창이었던 지난 2년간 MZ세대의 참가율은 예전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앞으로 템플스테이와 새로운 세대가 함께 열어갈 기적의 아침이 기대되는 이유다.

 

#내국인 #20대 #수도권 #여성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국민의 연령별 평균비율을 국가통계와 비교하면 10대와 20대, 50대와 60대는 실제 연령 비율보다 높다. 이 연령대는 타 연령에 비해 템플스테이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연령별 증감 추이를 함께 살펴보면 20대와 30대, 50대와 60대는 증가 추세인데, 10세 미만, 10대, 40대와 70대 미만의 연령대는 감소 추세다. 두 자료를 통해 우리 국민 중 20대와 50대, 60대는 실제 연령 대비 참가자가 많고 참가 또한 증가 추세로 템플스테이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핵심층이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한국갤럽이 시행한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81%가 템플스테이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성별로는 여성(84%)이, 연령대로는 30대(83%)와 20대(82%)가, 지역별로는 수도권(84%)과 경남권(82%)이, 종교별로는 불교(88%)와 천주교(83%)의 인식이 더 높게 나타났다.

2021년까지 19년 동안 템플스테이 참가자의 누적 연인원은 601만 명을 넘어섰고, 이 중 내국인 참가자는 536만여 명으로 전체 참가자의 89%를 차지한다. 위의 자료들을 종합해 열쇳말로 재구성하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종교가 불교인 20대 여성’이 템플스테이를 대표하는 참가자라 할 수 있겠다.

 

#마음 #인스타그램 #전등사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템플스테이와 관련한 주요 포털사이트의 열쇳말을 수집해 분석한 지윤호 교수(강원대 관광경영학과)와 한장헌 관광학 박사의 「의미 연결망 분석을 통한 템플스테이의 종교문화적 탐색 및 관광 활성화 방안 연구」(동북아관광연구, 2021년 1월호)에 따르면 국민들은 템플스테이를 ‘마음’이라는 단어로 인식하는 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기법으로 수집된 유의미한 열쇳말 60개를 들여다보면 대중이 인식하고 있는 템플스테이의 속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마음’, ‘곳’, ‘여행’, ‘명상’, ‘생각’ 등의 빈도가 높고 ‘자신’, ‘몸’, ‘한국’, ‘하루’, ‘가족’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은데, 1순위부터 60순위까지 채워진 단어들의 면면을 통해 대중이 인식하고 있는 템플스테이의 지금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템플스테이 연관 단어의 빈도 순위

한국갤럽이 시행한 2021년 만족도 조사에서 국민의 템플스테이 참가 동기가 ‘휴식/일상의 재충전(63.0%)’으로 가장 높은 응답을 받았고, 템플스테이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인 중 ‘주변경관/자연환경(49.3%)’이 우선 선택된 것은 템플스테이가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몸과 마음에 쉼을 제공하는 휴식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덧붙여 인스타그램에서 쓰이는 해시 태그(#)를 추적하고 분석하는 도구인 태그파인더(TagsFinder)로 템플스테이와 관련한 해시 태그를 알아보면, #힐링 #휴식 #전등사 #강화도 등의 순으로 나타나 인스타그래머가 애정하는 템플스테이 사찰은 강화 전등사라 추정할 수 있다.

 

#언론보도 #2010 #종교편향 #국민브랜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데이터 뉴스 분석 도구인 빅카인즈(bigkinds.or.kr)를 활용해 열쇳말 ‘템플스테이’와 ‘템플 스테이’의 언론 보도 경향을 데이터 보정 없이 탐색하면, 2002년부터 2021년까지 14,000여 건의 뉴스가 생산됐고, 2010년 1,600건이 넘는 뉴스가 보도돼 최고 정점을 이룬 것으로 파악된다. 보도 건수가 최대인 2010년 12월에만 600여 건의 기사가 지면을 장식했는데, 이 중 대부분이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의 국회 예산 날치기 통과에 따른 템플스테이 사업의 예산 감액, 종교 편향과 관련된 뉴스였다.

2012년에 드림커뮤니케이션이 작성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보고서」에서 템플스테이에 대한 국민의 연상 이미지가 ‘사찰/불교/스님(49.3%)’으로 1순위였고, ‘명상/조용/휴식/자연’이 19.1%로, 당시 템플스테이는 종교 관련 체험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2021년에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인지 조사는 템플스테이를 ‘휴식/힐링(77.5%)’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종교 관련 체험(51.2%)’보다 월등히 높아 10년의 세월 동안 국민 브랜드로 변모한 템플스테이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종교 편향 논란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 #206개국 #미국 #유럽 #싱가포르

2021년에 외국인 참가자의 수는 65만 명을 돌파했고, 그들의 국적은 총 206개국이다. 호텔처럼 외국 투숙객의 국기를 우정국로에 소재한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앞에 게양한다면 가히 종각역부터 안국역까지 빼곡하게 세워야 가능할 숫자다.

해외여행이 수월했던 코로나 시국 이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의 국적 관련 통계를 비교해 보면, 템플스테이 참가자의 국적과 정부가 집계하는 외래 방한객의 국적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국가통계에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래객 중 중국 국적이 32.4%로 1위인데, 템플스테이 외국인 참가자 수 1위의 국가는 미국(18.0%)이다. 상위 20개국을 비교하면 더 명확한데, 템플스테이는 국가통계에 비해 서방 선진국 중심의 참가자가 아시아 국가보다 월등하게 많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관광박람회인 독일 ITB Berlin(Internationale Tourismus-Börse Berlin) 등에 템플스테이가 꾸준히 참가해 수상해 왔고, 미국과 프랑스,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꾸준하게 한국불교를 알리는 행사를 주최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반면 2004년부터 검색어의 경향을 집계해 온 구글의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템플스테이’라는 주제어를 검색한 국가는 대한민국을 제외하고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아, 말레이시아, 일본 순이다. 여행의 주요 결정 요인이 접근성이라는 것을 떠올려 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마침 사업단이 몇 년 전부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한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외국인 참가자 국적 변화의 귀추가 주목된다.

 

#KPOP #한류

2019년에 한국관광공사가 시행한 「한류관광시장 조사 연구」에서도 템플스테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한류관광객들이 경험한 명상 활동의 58.4%를 템플스테이가 차지했고, 명상 활동의 만족도가 94.7%로 전반적 만족도인 93.5%를 상회했다는 것. 한류관광객은 여타 외래 방한객보다 적극적으로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응답자의 83.8%는 한국에 재방문할 때 문화 관련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고, ‘전통/역사유적 방문(24.5%)’을 경험하고 싶은 최우선 활동으로 꼽았다. 더불어 한류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문화는 한국 음식(45.4%)으로 한국 관광 결정에 가장 크게 기여한 문화도 마찬가지로 한국 음식(28.8%)으로 나타나, 사찰음식 콘텐츠를 보유한 템플스테이가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부상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넷플릭스 #정관스님 #사찰음식

넷플릭스(Netflix)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이란 음식 다큐멘터리를 여섯 시즌에 걸쳐 공개했는데, 2017년에 공개한 시즌 3에서 장성 백양사 천진암의 정관 스님을 조명한 바 있다. 세계 최대의 영상 평점 사이트인 아이엠디비(IMDb.com)에서 정관 스님 편의 평점은 8.8점(10점 만점)으로 전체 평점의 8.5점을 상회하고 있고, 현재도 30개의 전체 에피소드 중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다.

본편 방영 이후 백양사 템플스테이에 방문한 외국인의 연인원은 2016년 98명에서 2017년 1,842명으로 증가했고, 2019년까지 3년 동안의 방문자 수가 5,000여 명에 달하니, K-콘텐츠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에 우리 불교문화가 기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테다.  

 

김필제
자유기고가. TV 드라마 작가로 시작해 장애인 단체를 거쳐 템플스테이를 주관하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7년간 재직했다. 계간지 「템플스테이」의 에디터로 활동했으며, 근래 불교문화를 알리는 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참여해 우리 불교문화를 알리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