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들의 위빠사나 수련(1)

수행일기

2007-09-17     관리자

얼마전 충청도 서산에서 한 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목사님들 20~30분이 단기 결 제 형식으로 위빠사나를 수련하겠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훌륭한 스님들에게 배우라고 거절했지만 필자가 쓴 <위빠사나 1.2>를 보고 간청 하니 승낙해 달라고 했다. 몇 번 거절하다가 평소에도 기독교 교리나 기도와 불교의 수행 법 비교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기에 승낙했다.
모든 종교의 공통점은 마음(영혼,정신)의 영원한 평화와 선(善,.慈愛)의 실천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정확한 발견과 해석의 차이가 종교간의 교리의 차이이다.
물론 여기에 타력(他力)이냐 자력(自力)이냐의 논쟁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 역시 마음의 실체를 정확하게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종교 안에서 종파가 갈라지는 것도 결국 마음의 상태나 본질에 대한 정확한 발견과 해석의 차이에 있다.
한마디로 수행의 완성으로 마음의 정체를 완전히 밝혀 내는 것이 모든 종교의 숙제이고 모 든 종교의 갈등, 개인의 의문을 해결할 수 있고 영원한 지복의 세계로 인도 해 주기 때문이 다. 그래서 최근엔 타종교에서도 불교의 선이나 부처님이 직접 수행한 위빠사나에 대한 관 심이 날로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마중 나온 장목사님은 3박 4일의 일정으로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완전히 위빠싸나 수련에만 전념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면서 수련 시간표를 부탁했다. 처음엔 좌선 습관이 없었던 분들이 라 30분 좌선하고 15분 경행하기로 했다.
오전 식사는 않고 하루 두 끼만 먹고 10~15시간 정도 이상 위빠싸나의 좌선과 경행에 몰두 하도록 시간표를 배정했다. 그리고 하루 한 차례씩 강의와 상호간 토론의 시간도 갖도록 했 다.
수도원은 1층엔 강의실인데 30~50명 정도는 들어갈 수 있었다.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분위기가 매우 진지했다. 바쁜 목회 활동을 제쳐 두고 전국에서 관심 이 있는 목사님들만 우선 30명 정도 모였다고 했다. 첫날은 장거리 교통으로 몸이 피곤한 관계로 적응이 쉽지 않았으나 끝나갈 무렵에는 상당히 진보한 분도 계셨다.
첫날 모임에서는 수행자의 기본자세에 관해서 강의를 했다.
"부처님은 자신에게 진솔하고 항상 정직하게 수행의 결과를 검증했습니다. 부처님 출가 당 시에도 많은 수행자가 있었지만 수행의 중간 정도에만 집착하고 '나는 깨쳤다. 나는 모든 것을 알았다고 착각하고 집착하는 수행자가 많았다는 것을 아함경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 런데 이것은 처음의 발심이 순수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이 수행을 통해서 뭔가 자기 보상의 결과에 탐착하기 때문에 오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그 당시 외도들의 수행의 궁극인 8선정의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에 도달 했지만 이 때에도 '참으로 내가 생사 해탈을 했는가. 욕망은 다 떨어졌는가. 궁극의 깨달음 을 얻었는가?' 등을 자신에게 진솔하게 반추해 본 결과 이직은 욕망이 다하고 생사가 없는 궁극의 진리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위빠싸나로 전환했습니다."
사마타선정 수행은 좌선 시에는 정(定)의 힘으로 욕망이 제압되지만 행동 시에는 욕망이 드 러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수행도 자신의 성취욕이나 집착, 맹목적인 믿음만으로는 또 하 나의 자기 자신의 고상한 에고(ego)에 갇히기 때문에 위빠싸나 수행은 처음 출발점에서 대 무상을 느끼고 순수한 구도심에서 반야지혜(無生滅心)에 의지해야 한다고 했다.
인간의 의식은 두 가지로 되어 있다. 즉 대상이 있는 생멸심과 무생멸심이다. 신이건 부처 건, 6경(六境)이든 대상이 있는 의식은 변화하는 무상의 법칙을 못 벗어나므로 처음 출발점 에서 변화하지 않는 무생멸심의 의식 즉 반야지혜에 의지해야 하며, 이것은 처음부터 생멸 하지 않는 도(道)의 문에서 시작하는 초발심이 바로 정각으로 나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것 이 불교와 믿음의 종교와의 가장 극명한 차이점이다.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12연기로 무상대도를 성취했을 때 "나는 반야 해탈을 얻으셨다" 고 했다.
위빠싸나는 처음부터 부처님이 정각을 얻었던 불성(佛性)의 빛인 반야에서 시작한다고 강의 했다. 그리고 부처님이 생사윤회나 신의 존재 여부를 직접 수행으로 검증한 부분도 경전의 출처를 들어가면서 설명했다. 수행은 검증이다.
이 강의를 나는 무척 진지하게 했는데 피곤해서인지 한두 분은 강의 중간에 졸고 있었지만 대부분은 진지하게 경청했다. 특히 60이 넘으신 목사님도 계셨는데 상당히 진지하게 강의도 경청하고 수행도 열심히 하셨다.
강의가 끝난 수 위빠싸나의 호흡 관찰과 경행에 대해서 설명하고 실습에 들어갔다. 한 두 시간 좌선과 경행을 하고 질의 문답에 들어갔다.
첫 번째 시간이라 대부분 기초적인 바른 수행의 테크닉(바른 호흡과 번뇌 처리, 경행)과 잘 못된 수행의 길에 관해서 설명했다.
여러 대중이 함께 빙 둘러앉아서 각자 느낀 체험담을 이야기하면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설명했다. 짧은 시간의 수행인데도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분도 있었다. 피로가 없어지면 서 짧은 삼매에 드는 분도 있었고, 전혀 체험하지 못한 경지를 느낀 분도 있었다. -계 속-

☞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김생호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